의협 "감염원 차단, 방역의 기본 원칙" 입국금지 강력 촉구
76만명 '동의' 국민청원에도, 정부 "추후 공식화 여부 논의"
의료계 등의 지속적인 요구에도 불구, 정부가 중국발 입국자 전면금지 조치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차관)은 2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중국 전역에 대한 입국제한 요구'에 대한 정부 입장을 묻는 질문에 "(중국 전역 입국 금지는) 추후 공식화 여부를 논의하겠다고 말씀 드린 바 있다"며 현재로서는 이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전날 있었던 정세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국무총리)의 발언과 맥을 같이 한다.
정 총리는 24일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중국인 입국자가 80% 정도 줄었을 정도로 이미 실효적인 조치가 이뤄지고 있다. 전면적인 중국인 입국금지 조치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추가적인 감염확산을 막기 위해 지금이라도 중국발 방문자의 입국을 전면 중단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는 것과는 다른 방향이다.
방역당국도 이런 분위기 속에서 추가 대책을 고민하고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25일 브리핑에서 "지금은 지역사회 감염의 위험이 굉장히 높아졌기 때문에 해외에서 유입되는 것을 차단하는 것보다는 지역 내 감염에 더 집중해 방역을 하는 것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중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일본이나 이탈리아 등 다른 나라에서도 시간과 속도의 문제가 있지만 어느 정도의 유행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 많은 나라들의 입국자를 다 검역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밝힌 정 본부장은 "(이런 상황을 고려) 검역은 '유증상자 중심'으로 전환하고, 국내 감염 및 고위험군 관리에 집중하는 쪽으로 역량을 전환해 나가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한의사협회는 사태초기부터 지금까지 6차례에 걸쳐, 감염원 차단을 위해 중국발 입국자의 입국 금지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해온 바 있다.
최대집 회장은 정부가 감염병 위기경보를 경계에서 '심각'으로 상향한 직후인 24일 기자회견을 열어 "한 달 전부터 중국발 입국자들의 입국 금지 조치가 필요함을 강력히 권고했으나, 정부는 오늘 이 순간까지도 의협의 의학적 권고를 무시하고 있다"며 "그 결과 대한민국이 중국에 이어 세계 2위의 코로나19 발생국가가 됐다"고 지적했다.
"지역사회감염 확산은 명백한 방역의 실패이며, 그 가장 큰 원인은 감염원을 차단한다는 방역의 가장 기본적인 원칙을 무시했기 때문"이라고 밝힌 최 회장은 "만시지탄이지만 이제라도 중국발 입국자들에 대한 한시적 입국금지 조치를 즉각 시행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민의 불안감도 크다. '중국인 입국금지 요청'를 요청한 청와대 국민청원에서는 마감일인 22일까지 무려 76만 1833명의 국민이 동의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