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도 '벚꽃 엔딩'? 코로나19 '폭증 주의보'

사회적 거리두기도 '벚꽃 엔딩'? 코로나19 '폭증 주의보'

  • 홍완기 기자 wangi0602@doctorsnews.co.kr
  • 승인 2020.04.08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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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현재 '티핑포인트'. 긴장 늦추는 순간, 폭발할 수 있어"
'벚꽃 놀이' 인증샷 넘쳐나…2월 말 대비, 국민 이동량 '16.1%' 증가

(사진=pixabay) ⓒ의협신문
(사진=pixabay) ⓒ의협신문

바람 휘날리며~ 사회적 거리두기도 '벚꽃 엔딩'?

'살랑' 봄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외출하기 '딱' 좋은 날씨와 햇살. 코로나19에 대한 경계심도 '나른'해지는 양상을 보이면서 긴장감 완화에 대한 우려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네이버에서 4월 3일 기간 설정 뒤, '대구 벚꽃' 키워드로 블로그 검색을 시도해 봤다. 코로나19에 의해 국내 의료진이 처음으로 사망 소식을 알렸던 날이다.

벚꽃 인증사진들과 함께 '대구 벚꽃 명소'를 소개하는 게시글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해 동일한 키워드로 검색해도 결과는 마찬가지다. '00분 전', '00시간 전' 올라온 따끈따끈한 벚꽃놀이 자랑 사진들을 금방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대구와 경북지역은 '패닉'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출몰한 지역이다. 하지만, 봄기운이 완연해지면서 '사회적 거리 두기'에 대한 경각심이 다소 누그러진 모양새다.

4월 3일 기간 설정 후, 네이버에서 '대구 벚꽃' 키워드로 블로그 검색을 시도한 결과 ⓒ의협신문
4월 3일 기간 설정 후, 네이버에서 '대구 벚꽃' 키워드로 블로그 검색을 시도한 결과 ⓒ의협신문

대구·경북에 이어, 확진자 수가 가장 많은 수도권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난 주말, 한강 봄나들이에 나선 인파가 대거 몰렸다는 언론 보도가 잇달아 나왔다.

서울시에 따르면, 3월 넷째 주 여의도 한강공원 이용객은 143만 4천 명으로, 지난해보다 오히려 28% 증가했다.

여의도 벚꽃축제 취소 조치에도 나들이 인파가 폭증하자, 서울시는 4, 5일에 이어, 다음 토요일인 12일에도 여의도 한강공원 제1∼4주차장을 폐쇄하고, 진·출입구 6곳에 차단시설을 설치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4월 첫째 주 주말이었던 4, 5일 기간설정 후, '한강 벚꽃' 키워드로 블로그 검색을 해 보니, 한강 꽃놀이·나들이를 즐겼다는 후기 역시 쏟아져 나왔다.

벚꽃축제 취소 및 주차장 폐쇄 조치에도 불구, 벚꽃을 향한 시민들의 애정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개인 이동량 분석. 모바일 빅데이터 기반 일별 인구 이동량. (자료출처- SKT·통계청)  ⓒ의협신문
개인 이동량 분석. 모바일 빅데이터 기반 일별 인구 이동량. (자료출처- SKT·통계청) ⓒ의협신문

보건복지부는 6일 브리핑을 통해, SKT와 통계청에서 발표한 'SKT통신 개인 이동량 분석' 결과를 밝혔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국민이동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기 이전(1.9.~22.)보다 발생 4주 차(2.24.~3.1)에 38.1%가 감소해 최저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후 조금씩 증가해 8주 차(3.23.~3.29.)인 지난주에는 최저점을 기록한 주에 비해 이동 건수가 16.1% 증가했다.

4월 4일 서울 유동인구를 시각화한 자료에서는 오후 2시에 명동, 강남역, 홍대 등 젊은 연령층이 많이 방문하는 상업지구 중심으로 유동인구가 크게 증가했다. 오후 4시에는 여의도, 한강변, 남산 인근 등 꽃놀이 지역 방문객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차관)은 "유럽이나 미국 등 세계 각지에서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어 긴장의 끈을 놓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정부의 노력 외에도 모든 사회 구성원이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에 적극 참여해 주실 것을 요청드린다"고 거듭 당부했다.

서울 유동인구 시각화. 4월 4일 오후 2시 명동, 강남역, 홍대 등 젊은 연령층이 많이 방문하는 상업지구 중심으로 유동인구가 크게 증가했다. 오후 4시에는 여의도, 한강변, 남산 인근 등 꽃놀이 지역 방문객이 크게 증가했다. (자료출처-SKT) ⓒ의협신문
서울 유동인구 시각화. 4월 4일 오후 2시 명동, 강남역, 홍대 등 젊은 연령층이 많이 방문하는 상업지구 중심으로 유동인구가 크게 증가했다. 오후 4시에는 여의도, 한강변, 남산 인근 등 꽃놀이 지역 방문객이 크게 증가했다. (자료출처-SKT) ⓒ의협신문

"코로나19에 대한 긴장감 늦추는 순간, 폭발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간신히 유지하고 있는 현 상황이, 경계를 늦추는 순간 악화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이재갑 한림의대 교수(감염내과)는 최근 CBS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 현재 수도권 코로나19 전파 상황이 '폭발 직전'이라고 경고했다. 수도권의 확진자 수 그래프를 보면 현재 상황이 '티핑 포인트(폭발 직전)'라는 진단이 나온 것.

이재갑 교수는 "사회적 거리두기 덕에 지금 수준을 간신히 유지하고 있다고 본다. 방심하면 언제 터져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특히 수도권에서 확진자 수가 급증하면 그 증가 속도가 대구, 경북보다도 훨씬 빠를 수 있기 때문에 지금 절대 방심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대한의사협회 역시 6일 최전선에 있는 의료인들의 피로가 극에 달했음을 한탄하며 국민들에게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의협은 앞서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 '3·1·1 운동(3월 1째주 1주일 동안 사회적 활동 자제하기)'을 전개, 해당 캠페인 확산에 기여했다.

의협은 "코로나19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따뜻한 봄기운이 유혹하더라도 한 번의 인내가 어쩌면 한 생명을 구할 수도 있다는 마음으로 불필요한 외출을 자제해 달라"며 "퇴근길의 시원한 맥주 한잔, 주말의 설레는 데이트 한번을 참고 미루는 것이 지금 우리 스스로를 지키는 유일한 길이다. 이는 지칠 대로 지친 의료인들을 위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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