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상담·처방하면 대면 진료보다 수가 더 준다? 부적절 논란

전화상담·처방하면 대면 진료보다 수가 더 준다? 부적절 논란

  • 고신정 기자 ksj8855@doctorsnews.co.kr
  • 승인 2020.05.28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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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 코로나19 병·의원 지원방안에 전화상담·처방 포함
"대면진료보다 월 OO만원 더 받을 수"...권고 넘어 사실상 '장려'

ⓒ의협신문
ⓒ의협신문

정부가 코로나19 병·의원에 대한 지원방안의 하나로 전화상담·처방을 거론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의원에서 전화상담·처방을 하면 기존 대면진료 때보다 월 OO만원의 수가를 더 지원받을 수 있다는 내용으로, 사실상 제도 이행을 장려하는 분위기다.

보건복지부는 28일 코로나19 관련 각종 병·의원 지원 대책과 그 세부내용을 담은 '의료기관 지원 길라잡이'을 발간하고, 일선 의료기관에 안내키로 했다고 밝혔다.

안내서에는 건강보험 선지급과 조기지급 등 건강보험 지원 사항, 각종 신고 및 요양기관 현지조사·평가 등 행정처분 유예 사항을 비롯해 의료기간 손실보상과 융자사업 등 총 23개 항에 이르는 코로나19 관련 정부 지원사업의 내용이 담겼다.

특히나 눈에 띄는 것은 '전화상담·처방' 챕터다.

정부는 전화상담·처방을 병·의원 지원사업 중의 하나로 언급하며, 전화상담·처방시 대면진료와 동일한 진찰료 및 휴일 및 연령 가산, 의료질 지원평가금 산정이 가능하다고 소개했다.

특히 의원급 의료기관의 경우 기존 대면진료 수가에 더해 초진시 4840원·재진 땐 3460원의 전화상담관리료를 추가로 산정할 수 있다고 밝히고, 실 사례를 들어 그 내용을 강조하기도 했다.

'B내과의원의 경우 1일 평균 전화상담이 10건이며, 5월 8일 이후 전화상담 관리료 수가 신설로 전화상담시 외래진찰료와 전화상담관리료를 산정할 수 있어 대면진료보다 월 평균 83만원(전화상담 초진 5건·재진 5건 가정)을 더 지원받았다'는 내용이다.

전화상담·처방이 기존 대면진료에 금전적인 이득이 더 크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정부가 청와대 발 비대면 진료 활성화 기조에 맞춰, 전화·상담 처방을 단순 권고하는 것을 넘어 사실상 유인하고 나선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보건복지부 '의료기관 지원 길라잡이', 전화상담·처방사업
보건복지부 '의료기관 지원 길라잡이'에서 언급된 전화상담·처방사업 지원사례.

의료계 관계자는 "정부는 전화·상담처방이 코로나19 방역대책의 하나로 의료인의 자발적 참여 하에 한시적 운영되는 제도라는 점을 수차례 강조해왔다"며 "전화상담시 수가를 더 받을 수 있다고 유인하는 것은 이를 넘어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원격진료 우려에도 불구, 의료계가 협조한 것은 방역이 먼저라는 대의를 생각하고 정부의 약속을 믿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한 이 관계자는 "환자를 직접 보고 진료하지도 않는데, 수가를 대면진료보다 더 높게 준다는 것부터가 기존 질서를 무시하는 오만한 발상이었다. 이에 더해 수가 몇 푼 더 줄테니 대면진료 말고 전화상담 하라는 것은 그야말로 의료계를 우습게 보는 태도"라고 강력 비판했다.

한편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18일을 기해 전화상담·처방의 전면 중단을 회원들에 권고한 바 있다. 코로나19 사태 속 일시적으로 허용 중인 '전화 상담'을 빌미로 원격진료·비대면 진료의 입법화, 제도화를 추진하려 한다는 이유다.

의협은 대회원 권고문을 통해 "5월 18일부터 전화상담 처방의 전면 중단을 회원 여러분께 권고드린다"며 "더 이상 국민들을 위한 선의로 일부에서 시행되고 있는 전화 상담이 비대면-원격진료의 빌미로 정부에 의해 악용당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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