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청 승격 '갑론을박' "하려면 제대로 해야"

질병관리청 승격 '갑론을박' "하려면 제대로 해야"

  • 고신정 기자 ksj8855@doctorsnews.co.kr
  • 승인 2020.06.04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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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보건연구원 보건복지부 이관·권역 대응센터 실효성 등 우려

ⓒ의협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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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질병관리본부의 청 승격을 공식화하고 나선 가운데, 그 내용을 두고 벌써부터 갑론을박이 일고 있다.

현재 질병관리본부 산하에서 감염병 연구기능을 수행 중인 국립보건연구원을 복지부 조직으로 돌리기로 한 점과 지방조직인 권역별 질병대응센터의 실효성을 두고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앞서 행정안전부는 4일 질병관리청 승격을 골자로 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정부안으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 소속기관이던 질병관리본부를 중앙행정기관인 청으로 승격해 예산·인사·조직을 독자적으로 운영하는 한편, 감염병과 관련한 정책 및 집행 기능도 실질적 권한을 갖고 수행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감염병 관련 업무라 하더라도 다수 부처 협력이 필요하거나 보건의료체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기능은 효율적 업무 추진을 위해 보건복지부가 계속 수행하게 하고, 현재 질본 산하인 국립보건연구원의 감염병연구센터는 국립감염병연구소로 확대 개편해 보건복지부 산하에 두도록 했다.

또 질병관리청 소속으로 권역별 '(가칭)질병대응센터'를 설치하는 하는 한편, 동 센터에서 지역 현장에 대한 역학조사와 지역 단위의 상시적인 질병 조사·분석 등을 수행하면서 지역 사회의 방역 기능을 지원해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의료 전문가들은 질병관리청 승격을 환영하면서도, 세부 내용에 대해서는 이견을 보이고 있다.

국립보건연구원의 감염병연구센터를 쪼개 그 업무를 보건복지부로 이관하는 것은 오히려 감염병 연구에 대한 전문성을 훼손할 우려가 있고, 권역별 질병대응센터와 동 센터를 활용한 지역방역 또한 질병관리청과 지자체간 역할이 불분명해 실효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한림의대 이재갑 교수는 6월 4일 "질병관리청 승격, 제대로 해주셔야 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청와대 국민청원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 교수는 "질병관리청 승격을 열렬히 환영한다"면서도 "다만 질본 산하기관으로 감염병의 기초연구와 실험연구, 백신연구와 같은 기본적인 연구기능을 수행하고 있었던 국립보건연구원을 질병관리본부에서 쪼개서 국립감염병연구소를 붙여서 확대하여 보건복지부로 이관한다는 계획은 철회되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보건복지부에 감염병 전문가가 얼마나 있기에 국립보건연구원과 국립감염병연구소 운영을 한다는 말이냐, 질병관리본부의 국장과 과장 자리에 보건복지부의 인사적체를 해결하기 위하여 행시출신을 내려보내던 악습을 국립보건연구원과 국립감염병연구소에서 하시려는 건가"라도 지적한 이 교수는 "국립보건연구원과 신설되는 국립감염병연구소는 질병관리청 산하에 남아있어야 감염병 대비역량 강화에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해당 청원에는 청원일인 4일 오후 1시 30분 현재 1만 7000명이 넘는 국민들이 동의를 표했다.

브리핑 하는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사진제공=보건복지부)
브리핑 하는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사진제공=보건복지부)

논란이 커지자 보건복지부도 해명에 나섰다. 국립보건연구원의 이관은 다방면으로의 보건의료 연구강화를 위한 것이며, 권역별 질병관리센터 또한 지자체와의 협력 속에 방역체계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행돼 나갈 것이라고 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4일 정례브리핑에서 "국립보건연구원은 감염병 연구만 담당하는 연구조직이 아니라 우리나 보건의료와 관련한 전반적인 연구를 진행하는 곳"이라며 "이 부분은 범정부적인 협조체계가 필요하고, 앞으로 보건의료 R&D 기능을 강화시키기 위한 방안으로 (이를 포함해 국립감염병연구소로의) 확대가 필요하다고 판단해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역별 질병관리센터 운영과 관련해서는 "실제적으로 지방의 방역행정 조직들이 잘 운영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주로 담당하게 될 것"이라며 "보건소 감염병 대응역량 강화와 지역 역학조사관 교육 및 훈련, 유사시 지자체와의 공동 대응 등을 질병관리청 소속의 질병대응센터가 하게 된다"고 부연했다.

윤 방역총괄반장은 "국립보건연구원을 독립시켜서 보건복지부로 간다는 것이 정부입법안으로 올라가 있는 것이고, 그 외에도 국회 차원에서 또 의원 입법으로 올라가 있는 정부조직법들이 있다"며 "다양한 안들이 국회를 통해 논의, 가장 적절한 방식으로 결정이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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