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개협 규탄 성명 "수가'협상' 아닌 수가'통보'…분노 금할 수 없다!"
"최종 수가 결정될 건정심서, 코로나19 '희생' 의료진에 희망 전해야"
대한의사협회와 국민건강보험공단 간 2021년도 요양급여비용 계약이 최종적으로 결렬되자, 의료계가 잇따라 비판 목소리를 내고 있는 가운데, 개원가 역시 "분노한다"며 규탄 성명을 냈다.
대한개원의협의회는 4일 "수가인상 근거와 자료를 제시했지만, 전혀 의미가 없었다. 앞으로 공단은 수가협상이라 부르지 말고 수가통보라고 말하라!"고 질타하며 "건정심에서 수가협상을 백지화하고, 2021년 수가를 인상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의원 유형 수가협상은 지난 2008년 유형별 수가협상이 시작된 이후 금번 협상까지 무려 8차례의 결렬을 기록했다.
대개협은 "계약 체결률이 40%도 되지 않는다. 더욱이 협상이 결렬되면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이하 건정심)로 넘어간다"며 "요양기관에만 일방적인 불이익(페널티)을 주어야 한다고 주장하니, 이런 불평등한 제도를 도대체 수가협상이라고 부를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우리나라 의료기관은 원가에도 못 미치는 살인적인 저수가를 국민건강을 위한 희생이라는 미명 하에 감내해왔다"며 "최근 수년간 최저시급의 급격한 상승으로 인건비 부담 증가 고통을 겪고 있고, 설상가상으로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수많은 의료기관, 특히 일차의료를 담당하고 있는 의원급 의료기관은 생사 존폐의 위기에 처해있다"고 한탄했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의 의료진 희생을 언급하며 이번 수가협상에서 보답과 성의를 보여줬어야 한다고도 짚었다.
대개협은 "의사들은 감염 및 의료기관 폐쇄의 위험에도 불구, 코로나 의심 환자 진료에 주저함이 없었다. 나아가 자기 생업도 젖혀놓고 선별진료소로 달려가 헌신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며 "의료진의 노고에 보답하고, 쓰러져가는 일차의료를 살리기 위해 성의를 보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이번 수가협상이었다. 하지만 공단은 작년보다도 무려 천억 원 이상이나 줄어든 밴딩(추가 소요재정)으로, 의료기관들의 숨통을 조였다. 의료진의 헌신에 보답하겠다는 정부의 약속은 공수표가 되어 날아갔다"고 비판했다.
이어 "본회가 수많은 논의를 거쳐 가입자들도 납득할 만한 수가인상의 근거와 자료를 준비하여 협상 과정에서 설명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앞으로 공단은 수가협상이라 부르지 말고 수가통보라고 말하라"고 규탄했다.
2021년도 의원 유형 수가가 최종 결정될 건정심에서 이번 수가협상을 백지화하고, 2021년 수가 인상을 결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개협은 "이제 공은 건정심으로 넘어갔다. 코로나19라는 범세계적 방역 재난 상황에서 불철주야 혼신의 힘을 다 하고 있는 의료진에게 최소한의 희망을 전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며 "건정심에서 이번 수가협상을 백지화하고, 현실이 반영된 2021년 수가 인상을 결정해야 한다. 건정심이 합리적인 의료수가 결정을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하는지 의사들은 물론이고 전 국민들이 지켜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수가협상이 결렬되면 그해에만 손해를 보는 것이 아니라 매년 인상률이 복리로 누적되어 손해를 보게 되므로 그렇지 않아도 힘든 의원의 경영 악화가 가중되고 있다"며 "올해 수가협상 결렬을 계기로 더 이상 이러한 모순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 근본적인 제도 개선을 위해 보다 적극적이고 가시적인 노력을 해주기 바란다"고 전했다.
대개협은 "공단과 수가협상은 각 유형별 특성을 감안, 합리적인 협상을 통해 의원이 생존할 수 있는 정상적인 수가를 만드는 단초가 되도록 해야 한다"면서 "국민에게 양질의 진료를 제공하며 접근성이 뛰어난 의원들이 몰락하지 않도록 정부 차원의 정책적 지원이 절실하다, 수년 주기로 반복되는 국가적 전염성 질환으로 인해 의료기관들의 존립이 위태하게 되지 않도록 적절한 보상방안 역시 마련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의협에 "더 이상 불공정한 협상에 끌려다니지 않도록, 공급자 단체를 설득해 현재의 수가결정 과정을 거부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