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계, 원격의료 도입 찬성? 병협 '독단 입장'

병원계, 원격의료 도입 찬성? 병협 '독단 입장'

  • 홍완기 기자 wangi0602@doctorsnews.co.kr
  • 승인 2020.06.05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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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중소병원살리기TF·지역병원협의회 "병협 일방적 입장" 비판
"병협 찬성 철회하고, 의협과 대응 방향 재논의 해야"...유감 표명

그래픽/윤세호기자 seho3@kma.orgⓒ의협신문
그래픽/윤세호기자 seho3@kma.orgⓒ의협신문

최근 대한병원협회가 비대면진료 도입에 대해 원칙적 찬성 입장을 밝힌 데 대해,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지역병원협의회가 의료계의 뜻이 아님을 분명히 하며 병협에 기존 입장 즉각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두 단체는 5일 성명을 통해 "병협이 최근 의료계 총의를 모으는 절차 없이 원격의료에 대한 원칙적 찬성입장을 밝힌 데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병협이 기존 입장을 즉각 철회하고, 의협과 원격의료 대응 방향 재논의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병협은 앞서, 초진환자 대면진료와 적절한 대상질환 선정, 환자 쏠림현상 방지, 의료기관 역할 종별 차별금지, 환자의 의료기관 선택권 보장이라는 전제하에 비대면 진료 도입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의협과 지역병원협의회는 "누가 봐도 원격의료를 병협이 주도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드러내고 있다"며 "전체 의료현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사안에 대해 회원 기관들의 의견 수렴 절차를 생략하고 절차적 정당성을 상실한 것은, 병협 집행부의 독단이고 권한의 남용이자 법적 책임 등 사회적 논란을 일으킬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원격의료가 가져올 위험에 충분히 대비하지 않은 채 섣불리 시행할 경우, 국민 건강에 위중한 피해가 발생하리라는 것이 의협의 입장.

또한 국민 건강증진에 도움 된다는 사실이 입증되지도 않아, 그간 수차례 시도된 의료법 개정을 통한 원격의료 시행 논의가 전면 중단된 상태라는 점도 강조했다.

두 단체는 "우리는 병협 집행부의 원격의료 도입 찬성 입장이 전체 회원병원의 뜻이라 할 수 없고, 의료계의 뜻은 더더욱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한다"며 "앞으로 이와 관련하여 일어날 모든 사태의 책임은 병협 집행부에 있다"고 밝혔다.

특히 병협이 원격의료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운 ▲환자 쏠림현상 방지 ▲의료기관 역할 종별 차별금지 ▲환자의 의료기관 선택권 보장 등이 양립하기 어려운 조건이라고 짚으며 "현재의 부실한 의료전달체계 하에서 원격의료 시행 시 환자들의 상급종합병원 집중 현상을 제어하기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두 단체는 "원격의료 장비와 관련 시설 투자에 있어 절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는 상급종합병원들과 그렇지 못한 동네 병·의원들이 공정한 경쟁을 통해 환자를 확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현재도 의료전달체계가 붕괴되면서 상급종합병원으로 환자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그러한 가운데 만일 원격의료를 도입하게 된다면 의료붕괴의 불섶에 기름을 끼얹는 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원격의료의 도입으로 인해 수혜를 보는 쪽은 일부 대기업과 대형병원뿐이다. 환자의 건강 상태는 밤새 어떤 상황이 생길지 아무도 모른다"면서 "초진으로 한 번 환자를 본 후에 원격으로 화면만 보고 진료를 하다가 오진을 해 살 수 있는 환자가 죽게 된다면 누가 책임질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사태라는 불안과 혼란의 틈을 이용해, 자신의 이익을 챙기고 국민의 건강권마저도 영리추구에 이용하려는 일부 세력들을 엄중히 규탄한다"며 "병협은 일방적인 원격의료 논의를 중단하고 의협과 함께 코로나 사태 극복과 의료전달체계의 확립을 위한 논의에 힘써야 한다"고 촉구했다.

마지막으로 "만일 병협이 일부 대형병원과 대기업의 이익만을 위해 국민 건강권을 해치는 원격의료 추진에 계속 앞장서려 한다면, 의료계와 국민의 이름으로 강력한 저항운동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면서 "이로 인해 발생되는 모든 사태의 책임은 병협 집행부를 비롯한 원격의료 추진 세력들에게 있음을 밝힌다"며 강경 메시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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