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또다시 MSD에 키트루다 급여화 재정분담안 제시
급여 난항 3년째, 급여기준 변경 이뤄질지 관심 집중
정부가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 급여화를 위해 MSD 측에 또다시 새로운 제안을 한다. 정부의 지난 제시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급여화를 지연시킨 MSD가 새 제시안은 받아들일지 관심이 쏠린다.
지난 16일 열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암질환심의위원회 소위원회에서는 키트루다의 급여권 진입 시 정부와 제약사의 재정분담 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이날 논의에서 마련된 재정분담안은 암질심 전체회의에 상정돼 MSD 측에 전해질 예정이다.
지난 2018년 말 정부는 키트루다의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 급여화를 위한 급여기준 변경안을 제시했다. 기존 허가사항인 PD-L1 발현율이 아닌 실제 환자의 반응 여부로 재정을 분담하는 방식이다.
세부적으로 초기 3사이클을 MSD가 제공해 환자에게 투여하고 환자의 반응이 있을 경우 건보재정이 95%의 비용을 지불해 치료를 이어가는 내용이다.
지난해 4월 말까지 이어진 협상에서 MSD는 이 제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받아들이기 어려운 제안이라는 주장.
같은 해 10월 MSD는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 적응증을 포함한 키트루다의 급여를 다시 신청한다. 암질심은 MSD에 재정분담 방안 마련을 요구했고 제출까지 이뤄졌다.
그런데 MSD가 제출한 재정분담 방안에는 급여기준 변경 등의 내용은 전혀 포함돼 있지 않았다. 결국 면역항암제를 기존의 방식대로 급여권에 진입시켜 달라는 요구였다.
면역항암제는 고가인데다 적응증을 빠른 속도로 확대하고 있기 때문에 추후 재정부담에 대한 예측이 어렵다. 게다가 반응률 또한 낮아 정부로서는 기존 항암제의 급여기준을 적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암질심 소위원회가 새로운 재정분담안을 MSD에 역으로 제시하기 이른 것. 새 재정분담안에 세부적인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면역항암제의 급여 확대를 위해 급여기준 변경을 포기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반응 여부를 통한 급여기준이 변하지 않는다면 정부 측이 양보할 수 있는 부분은 초기 3사이클에 대한 비용일 수 있다.
추후 반응이 있는 환자의 경우 앞선 초기 3사이클의 비용을 정부가 지불할 가능성이다.
한국MSD 관계자는 "정부가 키트루다의 급여 확대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알고 있다. 회사는 새로운 재정분담 방안 논의에 참여할 준비가 돼 있다"며 "우선은 암질심에서 제안할 새 재정분담안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