첩약급여 결국 강행...전국 9000개 한의원서 '시작'

첩약급여 결국 강행...전국 9000개 한의원서 '시작'

  • 고신정 기자 ksj8855@doctorsnews.co.kr
  • 승인 2020.11.19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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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 "첩약 건보 시범사업 11월 20일부터 시행" 공식화
의협 "사업강행은 의정합의 위반" 반발...의·정 갈등 새 뇌관되나

그래픽/윤세호기자 seho3@hanmail.net ⓒ의협신문
그래픽/윤세호기자 seho3@hanmail.net ⓒ의협신문

의료계의 우려와 반발에도 불구, 정부가 첩약 건강보험 적용 시범사업을 예정대로 강행키로 했다. 

대한의사협회는 첩약급여 사업 강행을 의정합의 파기로 규정한 바, 향후 적지 않은 후폭풍이 예상된다. 

내일부터 전국 9000개 한의원서 첩약급여 시범사업 돌입 
치료용 첩약 처방시, 비용 절반 건강보험 재정에서 지원 

19일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오는 20일부터 첩약 건강보험 적용 시범사업을 실시한다"며 시범사업 시행 일정을 공식화했다. 

첩약급여 시범사업은 ▲안면신경마비 ▲뇌혈관질환후유증(65세 이상) ▲월경통 등 3가지 질환에 대해, 환자가 한의원에서 치료용 첩약을 처방받으면 그 비용의 절반을 건강보험 재정에서 지원하는 내용으로 진행된다. 

이번 사업에는 전국에서 9000여개 한의원이 참여신청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전체 한의원의 60%에 해당하는 수치로 전국 한의원 10곳 중 6곳이 이번 첩약 급여 시범사업에 뛰어든 셈이다. 

첩약 수가는 한제당(20첩·10일분) 기준 10만 6620원~13만 7610원으로 정해졌다. 의과 기본 진찰료에 해당하는 첩약심층변증방제기술료 3만 2490원이 기본수가로 적용되며, 조제탕전료로 4만 1510원, 질환별 한약재비 3만 2620원∼6만 3610원이 추가로 붙는다. 

 

첩약급여 시범사업 개요(보건복지부)ⓒ의협신문
첩약급여 시범사업 개요(보건복지부)ⓒ의협신문

 

급여 첩약은 1회 내원 당 하나의 기준처방에 대해 최대 10일분까지 처방이 가능하며, 환자 본인부담률은 50%다. 

다만 이는 건보 50% 적용에 대한 제한으로, 동일기관에서 동일질환에 대해 10일을 넘겨 계속 처방을 하는 것도, 비용을 전액 본인이 부담(100/100)하는 조건에서는 계속 가능하다. 

한의사 1인당 처방건수도 1일 최대 4건·월 30건·연 300건으로 정해졌는데, 이 또한 건보 50% 적용에 대한 제한으로 '10일분 초과 처방' 즉 환자 전액본인부담(100/100) 처방은 이의 제한을 받지 않고, 계속 할 수 있다.

첩약급여 시범수가 구성(보건복지부)
첩약급여 시범수가 구성(보건복지부)

2023년까지 3년간 타당성 실험...의과계 평가 참여 '미지수'

시범사업 기간은 2020년 11월 20일부터 2023년 10월까지 설정됐는데, 사업성과에 따라 단축 또는 연장이 가능하다는 조건이 달렸다. 

정부는 이를 위한 첩약 안전관리 및 평가 관리 계획도 함께 공개했다.

탕전실 기준 마련과 조제 내역 제공, 한약제 규격품 표준코드 시스템 등을 도입해 한약재 유통부터 최종 조제까지 안전관리를 실시하겠다는 계획이다.

보건복지부 산하에 자문기구를 두어 시범사업 운영과 평가 등에 대한 자문을 구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건강보험공단 △관련 전문가(협회·학회·유관기관) △소비자단체 등을 자문단 구성원으로 언급했는데, 관련 전문가 몫으로 의학계를 참여시킬 지 여부는 명확치 않다. 

이재란 보건복지부 한의약정책관은 "이번 시범사업 실시로 환자들의 의료비 부담이 대폭 경감되고 한의약 안전관리체계를 구축하게 될 것"이라고 자평하면서 "시범사업 성과 및 건강보험 재정 상황 등을 모니터링해 개선사항을 지속 점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첩약 안전관리 제도(보건복지부)
첩약 안전관리 제도(보건복지부)

"첩약급여 시범사업 강행은 의정합의 파기" 의료계 반발 예고

의료계의 반발에도 불구, 정부가 첩약급여 시범사업을 강행하고 나서면서 후폭풍도 예상된다.

특히 대한의사협회는 첩약급여 사업 강행을 9.4 의정합의 파기행위로 규정한 바 있어, 의·정 관계 경색의 또 다른 뇌관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5일 성명에서 "첩약급여화 시범사업은 지난 여름 대한의사협회가 문제를 제기한 4대 의료정책 중 하나로서 보건복지부와의 9·4 합의에서도 협의체를 구성하여 논의하기로 약속했던 사항"이라고 환기하고, 사업 강행 즉시 중단 및 의·약·한·정 협의체 구성 등 약속 이행을 촉구한 바 있다.

이어 6일 최대집 의협회장은 "첩약급여화 시범사업의 강행은 9·4 의-당·정 합의를 통째로 파기하는 것"이라고 선언하고 "합의 파기 시, 의협은 '중대 결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경고를 남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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