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덕철 장관, 국회 답변서 의협과의 협의 '현장의견' 수준 인식
"합의 취지·내용 뒤집는 발언…일방적 정책 추진 땐 투쟁 나설 것"
대한의사협회 범의료계 투쟁 특별위원회(범투위)가 '9·4 의·정 합의'에 대한 정부의 책임있는 자세를 촉구하고 나섰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17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보건의료인력 증원 논의 등과 관련 민간단체와의 논의는 현장의견을 듣기 위한 것이고 밝혔다. 의협의 의견을 들으면서 보건의료인력정책심의위원회에서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의협과의 협의를 '현장 의견 청취' 수준으로 인식하는 발언이다.
범투위는 18일 입장문을 통해 "9·4 의·정 합의문에는 '보건복지부는 의대정원 확대, 공공의대 신설 추진을 중단하고 코로나19 안정화 이후 의정협의체에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대한의사협회와 협의한다. 또한 의대정원 통보 등 일방적 정책 추진을 강행하지 않는다'고 명시돼 있다"며 "의정협의체가 현장 의견을 듣기 위한 것일 뿐이라는 장관의 발언은 합의 취지와 내용을 완전히 뒤집고 무시하는 처사"라고 통박했다.
'의대정원 확대'·'공공의대 설립' 등 의사 인력에 관한 사항은 의정협의체에서 보건복지부와 의협이 협의해야 할 사항이라는 지적이다.
범투위는 "교수·봉직의·개원의는 물론 젊은 전공의들과 의대생까지 한목소리로 잘못된 정책에 반대한 결과 마련된 의정협의체가 그저 민간단체의 의견을 듣기 위한 것이란 말인가"라고 되묻고 "장관의 안이한 인식에 보건복지부가 합의를 이행할 의지가 있는 것인지 심한 우려와 의구심이 든다"고 비판했다.
보건복지부가 아직도 의사 인력 증원에 대해 일방적 추진 의사를 갖고 있다는 진단이다.
범투위는 "의정 합의문에서는 코로나19 안정화 후에 의협과 더불어민주당의 정책협약에 따라 구성되는 국회 내 협의체의 논의 결과를 존중한다고 분명히 밝히고 있다"며 "코로나19 위기는 여전히 위협적인 상황인데도 보건복지부가 지속적으로 의사 인력 증원에 대한 일방적 추진 의지를 보이며, 의정합의와 대한의사협회를 간과하는 행태에 대해 분노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9·4 의·정 합의문에 따른 성실한 의정협상 촉구와 함께 일방적 정책 추진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도 전했다.
범투위는 "정부가 9·4 의·정 합의문에 따라 성실하게 의정협상에 임할 것을 촉구한다"며 "의대정원 확대·공공의대 설립에 관한 사항 역시 코로나19 안정화 이후 협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9·4 의·정 합의와 의료계를 무시하고 의사 인력 증원 논의를 강행할 경우 의료계는 또 다시 투쟁의 길로 갈 수 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의료인 보호와 의료기관 유지를 위한 실질적 대책을 마련할 것도 요구했다.
범투위는 "의정합의·의당합의에는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긴밀한 협력과 의료인 보호, 의료기관 유지를 위한 실질적 대책마련 약속도 있다"며 "정부가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진정성 있는 자세로 최선을 다해 실질적인 '코로나19 안정화'가 이뤄질때에 비로소 의대정원·공공의대에 대한 논의도 시작될 수 있다"고 밝혔다.
성공적인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위해 전문가 단체로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범투위는 "정부는 지금 무엇보다 의료계와 함께 성공적인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전념해야 할 시기"라며 "대한의사협회 역시 성공적인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위해 전문가 단체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