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병원 의원 '리베이트 판매정지 의약품' 사전확인 의무화법 대표발의
의협 "제약사 행정처분 책임 일방적으로 의료인에게 전가는 불합리" 지적
행정처분 대상 의약품 일일이 확인…의료기관 과도한 행정부담 작용 우려
리베이트로 행정처분(판매정지)을 받은 의약품을 의료기관이 사전에 확인토록 의무화하는 내용의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해 의협이 의료기관의 과도한 행정부담이 될 수 있다며 반대했다. 또 제약회사의 행정처분(판매정지)에 대한 책임을 일방적으로 의료인에게 전가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도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강병원 의원(보건복지위원회)은 지난 2월 10일 리베이트 등의 행위로 인해 제약사에 대한 행정처분(판매정지)이 확정돼 판매가 정지된 의약품에 대해 의사가 처방을 하기에 앞서 확인을 의무화하는 내용의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의약품이 판매정지 중임에도 일부 의사들이 처방전을 발행, 행정처분의 실효성이 떨어지는 상황을 개선한다는 것이 개정안 발의 취지다.
강병원 의원은 "리베이트 등으로 판매정지 처분 대상이 된 의약품의 경우 공급은 중단되지만, 병·의원에서의 처방 중지는 이뤄지지 않아 해당 의약품의 처방전이 지속적으로 발행돼 판매정지 기간 동안 품귀현상이 초래된다"고 밝혔다.
이어 "행정처분이 임박하거나 판매정지가 예상되면 일선 약국에서는 해당 의약품의 선제적인 재고 확보가 당면 문제가 되고, 행정처분을 받은 제약사의 매출은 오히려 급등하게 돼 행정처분에 따른 불편과 혼란이 약국과 환자들에게 전가된다"고 설명했다.
강 의원은 "행정처분을 받은 제약사가 이에 상응하는 실효적인 제재조치를 받게 함으로써 재발방지 효과를 극대화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며 "행정처분(판매정지)이 확정됨과 동시에 의사 및 치과의사가 처방전을 작성하거나 의약품을 자신이 직접 조제하는 경우 행정처분으로 인해 수입 또는 제조가 금지·중단되거나 일정기간 판매가 중단된 의약품인지 확인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대한의사협회는 "제약사의 행정처분에 대한 책임을 의료기관에 전가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행정처분 대상 의약품을 일일이 의료기관에서 확인토록 하면 과도한 행정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반대했다.
또 "의사가 처방전을 작성하거나 직접 조제를 하면서 해당 의약품이 행정처분(판매정지)을 받은 의약품인지 여부를 일일이 확인하기도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를 강제할 경우 환자에게 처방 변경 사유를 설명하는 것도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의사의 의학적 판단이 아닌 단순히 리베이트 판매정지 의약품 등 여부에 따라 환자에게 필요한 의약품을 적시에 처방하지 못하거나 처방약을 변경해야 할 경우 자칫 적정 의약품 처방 및 치료를 하지 못해 환자 건강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이로 인한 일선 의료현장의 혼란과 환자 피해 등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의협은 "판매정지 의약품 사전확인 의무화는 결국 의사의 진료권과 처방권을 제한하는 등 의료기관의 환자진료를 방해해 오히려 국민의 건강권을 침해하는 소탐대실의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제약사 행정처분으로 인한 피해가 고스란히 환자들에게 돌아가는 등 의료기관에 불필요한 규제로 작용한다"며 강력히 반대했다.
아울러 "이 법률개정안은 제약사 행정처분의 실효성에 대한 책임을 일방적으로 의료인에게 전가하는 불합리한 내용이라고 판단되며, 정부 차원에서 해당 의약품을 효과적으로 수거하는 방안 등을 강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