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청, 전문가용 RAT로 코로나 확진 판정 방식 도입 검토

질병청, 전문가용 RAT로 코로나 확진 판정 방식 도입 검토

  • 홍완기 기자 wangi0602@doctorsnews.co.kr
  • 승인 2022.03.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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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현장서 신속항원검사 실시할 당시부터 도입 주장 건의
행정부담 가중 우려 목소리도…"개인정보 자동화 시스템 필요"

호흡기 진료 지정의료기관으로 등록된 서울 소재 의료기관에서 의사가 직접 방호복 착용 후 신속항원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김선경 기자) ⓒ의협신문
호흡기 진료 지정의료기관으로 등록된 서울 소재 의료기관에서 의사가 직접 방호복 착용 후 신속항원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김선경 기자) ⓒ의협신문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만으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 도입된다. 공식 발표는 이번 주 내에 진행될 예정이며 도입 시기는 3월 14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의료 현장에서는 신속항원검사를 실시할 당시부터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만으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내리는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는 취지의 건의를 이어 왔다.

의료기관에서 직접 실시한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 양성 판정을 받은 환자가 코로나19 환자로 '확진'을 받기 위해 다시 PCR 검사 과정을 밟아야 하는 것은 환자 입장에서도 의사 입장에서도 불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의료계 관계자는 "정부 관계자와의 통화에서 다음주 월요일(3월 14일)부터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로 PCR을 대체해 양성 확진 판정을 인정키로 한다고 들었다"며 "아직 세부 사항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질병관리청은 앞서 3월 7일 정례 브리핑을 통해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RAT) 검사 결과를 코로나19 확진 판정으로 인정하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후 정부 관계자를 통해 '3월 14일 도입' 등 구체적인 일정이 나온 것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현재 검사 양성률이 굉장히 많이 올라갔다. 특히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의 위양성률이 굉장히 낮은 상태"라며 "신속한 진단·치료를 위해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 양성으로 감염병 환자로 분류하고 조기에 처방과 치료를 할 수 있게끔 개편하는 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이번 주에 지방자치단체, 의료계와 협의가 진행 중이다. 이번 주 협의를 종료한 뒤 시행 계획을 발표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3월 8일 오전에 진행된 브리핑에서도 구체적 진행 일정을 밝히지 않았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신속항원검사를 최종 확진으로 인정하는 방안에 대해 의료 현장의 건의가 있어 질병청에서 검토하고 있는 중"이라면서 "검사의 정확도나 전체적인 유병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제반 조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하지만 8일 방역 당국 관계자가 언론 인터뷰에서 "11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 후,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가 양성이면 감염병 환자로 분류하고 조기에 처방과 치료를 할 수 있게끔 개편하는 안을 발표한 뒤 다음 주 월요일인 14일부터 적용할 방침"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지면서, 구체적 일정은 거의 확정된 것으로 보인다.

의료 현장에서는 특히 증상이 있는 경우, 아픈 몸을 끌고 또다시 PCR 판정을 기다려야 한다는 문제를 제기해 왔다. 환자의 본격 치료에 간격이 발생한다는 이유다.

신속항원검사를 직접 진행하고 있는 의료 현장에서 진단 경험을 통해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의 신뢰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 역시 이번 결정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2월 21일 정례브리핑에서 "위양성률이 낮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의료기관에서 시행한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의 위양성률은 10%에서 5%로 굉장히 낮게 보고가 되고 있다"며 "추가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신속항원검사 양성 시, 먹는치료제 처방의) 적절한 시기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현장의 평가도 대부분 비슷하다.

문인희 원장(강서구·비전이비인후과)은 "간혹 이비인후과 신속항원검사 양성이 선별진료소 PCR검사에서 음성이 나오는 사례가 있지만, 이는 오히려 선별진료소 PCR 검체 채취 문제로 인한 '위음성'의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며 "호흡기를 진료하는 의사가 직접 시행한 신속항원검사는 대부분 정확하다는 것이 이비인후과의사 대부분의 의견"이라고 전했다.

현재 PCR 검사는 하루 85만건에서 105만건까지 진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 검사 이후 결과 통보까지 하루에서 이틀 정도 시간이 지연되는 일도 발생하는 상황.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 양성에 따른 코로나19 확진 시스템을 도입할 경우, 이러한 통보 지연 문제도 어느 정도 해소할 것으로 보인다.

의료계 역시 그간 지속 주장해 온 사안인 만큼, 긍정적인 평가를 전했다.

민양기 대한의사협회 의무이사는 "의료계에서 지속해서 요구했던 부분이 인정된 것으로 보인다"며 "현행 시스템에서는 진단까지 이틀까지도 소요되는 문제가 있다. 팍스로비드 등 경구치료제는 빨리 처방할 수록 효과가 좋기 때문에 치료 목적으로도 필요한 방안"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실제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에서 98%의 신뢰도를 보이고 있는 만큼 빠르게 환자를 치료할 수 있도록 하루빨리 도입돼야 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한편으로는 행정부담이 커질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환자 신상 정보 확인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함께 나왔다.

현재 신속항원검사만을 진행하고 있는 A의료기관 원장(내과 전문의)은 "주변에서 PCR 검사를 하는 의료기관 상황을 들어보니, 양성 판정에 수반되는 행정부담이 크다고 들었다"며 "이번에 신속항원검사 확진 시스템이 논의되는 것으로 아는데, 이에 따라 발생하게 될 부담이 걱정된다"고 전했다.

실제 현재 신속항원검사와 PCR 검사를 모두 수행 중인 의료기관에서는 한정된 인력에 따라 발생하는 행정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현재 호흡기전담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는 오재국 원장(중구·보아스이비인후과)은 앞서 "환자에게 최종 결과를 안내하고, 보건소에도 통보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전화번호와 정확한 주소가 필요한데 제대로 적는 사람이 손에 꼽는다"며 "일일이 연락을 돌리면서 주소 등 환자 신상을 알아내야 하는데 전화 연결도 잘 안 된다. 환자 안내만으로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고 말했다.

보건소 양성 통보를 위한 신고 과정에서도 "검사실 사이트에서 양성·음성 추출 후 전화번호 확인 및 문자 발송, 등록해야 한다"며 "지친 직원들이 그만두거나 확진되는 일이 겹치면서 힘든 시기를 보내기도 했다"고 한탄했다.

보건소 행정업무를 의료기관에 맡으면서 발생하게 될 부담과 관련, 시스템적인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오 원장은 "환자 신상 확인 시간이라도 줄이려면 QR 시스템 등을 활용해, 환자 신상확인 시 주소 등의 정보가 의료기관에 자동 제공되도록 해야 한다"면서 "좁은 공간에서 이런 문제들로 딜레이가 되면 환자 동선 분리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동선 분리를 위해서도 이러한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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