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 '헌혈증서 유효성 확인 신설' 혈액관리법 시행규칙 개정안 입법예고
의협 "혈액증서 잘못 발급·환자 실수로 제출한 증서 의료기간 확인...과도한 행정규제"
현혈증서 유효한 것인지 확인 않고 수혈비용 청구 불인정…의료기관 거센 반발 예상
보건복지부가 의료기관이 헌혈증서가 유효한 것인지를 확인하도록 하고, 유효성이 확인되지 않은 헌혈증서를 근거로 수혈비용을 청구하면 수혈비용을 보상하지 않도록 하는 내용의 혈액관리법 시행규칙을 개정하려고 해 논란이 되고 있다.
혈액원의 잘못된 혈액증서 발급이나 환자의 실수 또는 악의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혈액증서 제출까지도 의료기관이 일방적으로 부담하도록 하는 것은 과도한 행정규제에 해당해서다.
헌혈증서가 유효한 것인지를 확인하지 않고 수혈비용을 청구하면 수혈비용을 보상하지 않도록해 의료기관의 거센 반발도 예상된다.
보건복지부는 4월 18일 혈액관리법 시행규칙 일부개정령(안)을 입법예고했다.
시행규칙 개정령안은 ▲혈액원은 헌혈자로부터 본인임을 확인할 수 있는 주민등록증 등 신분증명서에 따라 신원 확인 후 본인에게 헌혈증서를 재발급해야 함을 신설(다만, 한 번 재발급 됐거나 의료기관에 그 헌혈증서를 제출해 무상으로 혈액제제를 수혈받은 것이 확인된 경우 재발급되지 않음(안 제15조2제1항)) ▲헌혈증서 재발급 신청서 신설(안 제15조2제2항) ▲헌혈증서 재발급과 동시에 기존 발급한 헌혈증서의 유효성 소멸됨을 신설(안 제15조2제3항) ▲의료기관의 헌혈증서 유효성 확인조항 신설(안 제17조의2)이 주요 내용이다.
특히 의료기관의 헌혈증서 유효성 확인조항 신설에 따라 의료기관이 유효성 확인을 하지 않은 헌혈증서로 수혈비용을 보상청구해, 재발급되어 유효하지 않은 헌혈증서로 확인된 경우 대한적십자사회장이 수혈비용을 보상하지 않도록 했다.
이에 대해 의협은 "이번 개정안은 상위 법령(혈액관리법 제14조)에서 규정하는 범위 외의 '의료기관의 헌혈증 유효성 여부 확인의 의무'를 하위법령에서 규정하고 있어 위임 입법의 한계를 벗어나 적절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개정안 제17조 의료기관이 헌혈증서의 유효성을 확인하도록 하는 조문은 혈액원의 잘못된 혈액증서 발급이나 환자의 실수 또는 악의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혈액증서 제출까지도 의료기관이 일방적으로 부담하도록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특히 "그에 상응한 보상비용까지 청구가 불가하도록 만들 수 있으므로, 혈액증서 및 수혈 제도 전반의 책임을 의료기관에 전가시킬 수 있는 조항은 매우 부당하다"고 강조했다.
의협은 "개정안의 추진보다는, 의료기관에서 본연의 업무인 환자치료를 위한 수혈에 집중할 수 있도록 관련 행정제반 업무는 국가나 환자가 부담하도록 하고, 책임 또한 의료기관이 아닌 국가의 혈액수급·관리 업무를 관장하는 국가에서 부담하도록 개정안이 재검토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서울특별시의사회도 "의료기관에서 헌혈증서가 재발급돼 유효하지 않게 된 헌혈증서를 구별하기 위해 헌혈증서의 유효성을 확인해야 하며, 또 유효하지 않은 헌혈증서로 확인된 경우에는 수혈비용을 보상받지 못하도록 한 것은 의료기관에 대한 과도한 행정규제"라며 반대했다.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도 "의료기관이 헌혈증서의 유효성 확인에 있어 인력 및 비용 소모 등의 불필요한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법시행 전에 재발급된 헌혈증서를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먼저 확립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의료기관이 적절한 확인절차를 거쳤다면, 유효하지 않은 헌혈증서를 사용한 경우에 의료기관이 아닌 수혈자가 혈액제제의 수혈비용을 부담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