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이익 위한 '간호법안' 보건의료체계 혼란·갈등 야기 악법"
보건의료연대 8월 23일 국회 앞 출범식…"간호법 심의 즉각 중단" 요구
"9월 정기국회 법안 심의 시 400만 단체 회원 강력 연대투쟁 돌입" 선언
간호법 저지를 위한 13개 단체 보건의료연대(이하 보건의료연대)가 공식 출범했다. 보건의료연대 대표자들은 8월 23일 오전 11시 국회 앞에서 출범식을 열고 "국회는 간호법 심의를 즉각 중단하고, 간호법을 폐기 처분하라"고 촉구했다.
보건의료연대는 "간호법은 간호사의 이익만을 위해 다른 보건의료직역의 업무를 침탈하고, 보건의료계의 혼란과 갈등을 돌이길 수 없는 지경으로 몰아넣은 악법"이라면서 "13개 보건의료연대의 간절한 호소에도 국회가 간호법 심의를 중단하지 않을 경우 400만 각 단체 회원들이 참여하는 총궐기대회를 포함한 강력한 투쟁에 돌입하겠다"고 선언했다.
보건의료연대 출범식에는 대한의사협회를 비롯해 대한간호조무사협회·대한방사선사협회·대한병원협회·대한보건의료정보관리사협회·대한응급구조사협회·대한임상병리사협회·대한치과의사협회·한국노인복지중앙회·한국노인장기요양기관협회·한국요양보호사중앙회·한국재가노인복지협회·한국재가장기요양기관협회 등 13개 단체 대표자들이 참여, "간호법 제정 결사반대"를 외쳤다.
보건의료연대는 이날 출범 선언문을 통해 "간호법은 무엇보다 1952년 제정된 이후 시대의 변화에 발맞춰 지속적으로 발전해온 의료법을 부정하고, 대한민국 보건의료체계를 붕괴시키는 악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의료법은 단순한 법률이 아니라, 지난 70년 동안 5200만 대한민국 국민의 건강과 환자의 생명을 지켜온 우리나라 보건의료체계의 근간이이라는 것.
보건의료연대는 "초고령시대를 대비한 보건의료체계의 변화가 필요하다면 의료법 개정을 통해 해결하면 되는 것이고, 또 그렇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그런데도 대한간호협회는 의료법을 일제 잔재라고 모독하고, 간호법이 보건의료의 새로운 대안인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간호법은 결코 우리나라 보건의료의 대안이 될 수 없으며, 오히려 70년 동안 발전해온 우리나라 보건의료체계를 붕괴시킬 악성종양으로 자라게 될 것"이라고 밝힌 보건의료연대는 "국회는 간호법 심의를 즉각 중단하고, 간호법을 폐기 처분하라"고 촉구했다.
보건의료연대는 "간호법은 법안의 목적에 지역사회를 포함해 향후 의사의 지도·감독을 벗어난 간호사의 업무범위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면서 "간호사의 이익만을 위해 다른 보건의료직역의 업무를 침탈하고, 보건의료계의 혼란과 갈등을 돌이킬 수 없는 지경으로 몰아넣는 악법"이라고 비판했다.
간호법은 다른 보건의료직역의 업무를 침해하고, 직역간 갈등을 부추기는 악법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보건의료연대는 "간호에 전념해야 할 간호사들이 간호인력 부족을 운운하면서도 때로는 '진료보조'라는 명목으로, 때로는 '의료인'이라는 이름으로 다른 보건의료직역의 업무를 과도하게 침해하고 있다"며 "이로 인한 보건의료직역간 갈등이 심각하다"고 우려했다.
간호사의 보건의료직역 업무 침해 사례로 방사선사의 영상장비 촬영업무, 임상병리사의 생리기능검사업무, 보건의료정보관리사의 진단명 및 진단코드 관리업무 등을 손꼽은 보건의료연대는 "단지 의료인이라는 이유로 간호사 업무에 포함시키려 한다"며 "간호사에 의한 의료기사업무 침해가 심각한 상황"이라고 분개했다.
간호사는 119구급대를 비롯한 응급구조사의 업무와 일자리를 빼앗는 것은 물론 간호인력으로 함께 해야 할 간호조무사에게도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학력 상한을 제한해 배움의 길을 차단하고, 평생 간호사를 보조하는 일만 하라고 종속의 굴레를 씌우려 하고 있다고도 비판했다.
초고령시대 어르신들의 건강을 돌보는 장기요양분야도 간호사가 장악, 기존 장기요양기관들의 권리를 침탈하고, 요양보호사마저 간호사 보조인력으로 만들려 한다고 꼬집었다.
보건의료연대는 "간호협회가 간호법 제정의 명분으로 초고령시대 간호의 역할 증가를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진짜 속셈은 다른 보건의료직역의 업무영역을 침탈해 간호사의 이익을 극대화하겠다는 것일 뿐"이라면서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가진 13개 보건의료단체가 간호법저지를 위해 하나로 뭉친 이유는 간호법이 초고령시대 국민건강 향상과 보건의료 발전을 위한 법이 아닌, 전체 보건의료직역의 갈등을 부추기고, 그로 인해 국민건강에도 악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국회를 겨냥해서도 "간호법 심의를 중단하고, 즉각 간호법을 폐기하라"고 호소했다.
보건의료연대는 "우리의 간절한 호소에도 국회가 간호법 심의를 중단하지 않은 채 이번 정기국회에서 심의하려고 할 경우 즉각적으로 400만 각 단체 회원들이 참여하는 보건의료연대 총궐기대회를 포함한 강력 투쟁에 돌입하겠다"고 선언했다.
보건의료연대는 단지 간호법 저지에만 머무르지 않겠다는 뜻도 밝혔다.
보건의료연대는 "보건의료직역간 업무와 역할을 제대로 정립해 업무 침해를 방지하고, 갈등과 분쟁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를 위해 검사는 임상병리사와 방사선사가, 보건의료정보관리는 보건의료정보관리사가, 간호는 간호사와 간호조무사가, 응급구조와 환자이송은 응급구조사가 각각 고유한 전문 업무를 할 수 있도록 원칙에 근거해 역할 정립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초고령시대에 적합한 보건의료체계 구축도 반드시 필요한 과제라고 짚었다.
"지금의 의료법만으로는 초고령시대 보건의료 문제를 해결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밝힌 보건의료연대는 "간호사의 역할만 확대하는 간호법이 초고령시대 보건의료의 대안이 될 수는 없다. 오히려 초고령시대 보건의료의 미래를 혼란에 빠트리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초고령사회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간호사 중심의 제한적인 지역사회 건강돌봄이 아니라, 의료 중심의 통합적인 지역사회 건강돌봄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보건의료연대는 "의료와 건강돌봄, 의료기관과 지역사회 건강돌봄기관의 유기적인 연계가 이뤄져야 어르신들과 건강취약계층의 건강을 제대로 돌보고, '건강 100세 사회'를 만들어 갈 수 있다"며 "지금 우리 국민에게 필요한 것은 간호법 제정이 아니라, 의료법 개정"이라고 대안을 제시했다.
간호사만 처우를 개선할 것이 아니라 국민의 건강과 환자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헌신하고 있는 보건의료인의 땀과 노동에 대한 적정한 보상과 처우를 보장해야 한다고도 했다.
보건의료연대는 "보건의료인의 자긍심과 봉사정신으로 국민건강을 보살피라고 하기에는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고, 현재의 의료환경은 그들이 하는 노동의 가치에 비해 너무나 열악하다"며 "보건의료인의 열악한 처우를 개선하고 적정한 임금과 노동조건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저수가를 적정수가로 바꾸고, 각 보건의료 직역별 업무에 따른 수가보상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건강보험 재정 투입 및 국고 지원을 통한 수가 신설도 촉구했다.
보건의료연대는 "보건의료인들은 각자 하는 업무가 다르며, 각 보건의료직역이 처한 위치에 따라 입장이 다를 수 있지만, 작은 차이를 뒤로 하고 국민건강과 환자의 생명을 최우선의 가치로 삼아 '보건의료직역간 업무와 역할 정립'과, '초고령시대 의료중심 지역사회 통합건강돌봄체계 구축', 그리고 '전체 보건의료인력 처우개선'을 위한 방안을 함께 논의하고, 공동의 대안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국회에는 "간호법 심의를 중단하고 '초고령시대 바람직한 보건의료체계 구축'과 '전체 보건의료인력의 처우개선' 방안 마련을 위한 논의의 시간을 보장하라"고 요청했다.
보건의료연대는 "국회는 간호법과 같이 어느 한 직역만을 위한 법을 제정하여 보건의료인력간 갈등과 불화를 조장하지 말고, 의료중심의 통합적인 지역사회 건강돌봄체계 구축을 위한 의료법 개정과 전체 보건의료인력 처우 개선을 위한 보건의료인력지원법 개정을 추진하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