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4일 정부 인사발령 통해 대기발령 명령
간호법·비대면진료 등 보건의료정책 총괄, 경질설 무게
현안과제 이행, 쇄신 분위기...의대정원 증원 속도낼 듯
윤석열 대통령이 임인택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을 전격 면직 조치했다.
최근 대통령실 분위기와 맞물려, 간호법과 비대면진료 추진 과정상에 나타난 혼란과 의대정원 증원 등 일부 정책 추진 지연 등에 대한 책임을 물은 문책성 경질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대통령실이 사실상 보건복지부에 경고장을 보냈다는 얘기로, 의대정원 증원 등 이른바 '관심 사안'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주말이었던 4일 저녁, 임인택 보건의료정책실장에 대한 면직 인사를 냈다. 사실상 대기발령 조치다.
보건의료정책실장은 보건복지부 내 보건의료정책을 총괄하는 고위공직으로, 그 임면 권한을 대통령이 갖는다. 후임 실장 인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임 실장은 지난해 8월 보건복지부 건강정책국장에서 보건의료정책실장으로 승진 임명됐다. 실장 임명 10개월 만에 갑작스런 낙마 소식이 전해지면서 보건복지부 내부도 충격을 받은 분위기다.
예기치 못한 인사 조치에 국회와 정부청사 안팎에서는 그 배경을 두고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개인 일탈 등 여러 면직 사유가 거론되는 가운데 최근 대통령실의 공직 쇄신 분위기와 맞물려, 간호법과 비대면진료 등 일련의 의료정책 추진과정에 대한 혼란에 대한 책임을 물은 경질성 인사라는 해석이 힘을 받는 분위기다.
실제 윤 대통령은 지난달 9일 국무회의에서 "새로운 국정기조에 맞추지 않고 애매한 스탠스를 취한다면 과감하게 인사조치 하라"고 국무위원들에 주문한 바 있다. 공직사회가 현 정부 국정철학을 이해하고 적극 이행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사실상 보건복지부가 용산의 경고장을 받은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국회 관계자는 "간호법 혼란을 대통령 거부권 행사로까지 끌고간데다, 비대면진료 또한 어느 쪽도 만족시키지 못한 반쪽짜리로 마무리되면서 정부 안팎에서 책임론이 일고 있던 상황"이라며 "장·차관 교체가 아닌, 보건의료정책실장 인사로 대통령이 보건복지부에 일차 경고장을 날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같은 맥락에서 보건복지부가 의대정원 증원 등 이른바 현안 과제 해결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간호법과 비대면진료 정리 과정에서 불거진 혼란을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실제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오전 한 라디오 방송에 출현해 의대정원 증원 문제를 "강력한 의지를 갖고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 장관은 "의사들이 반대를 많이 하지만 의료 수요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며 "의료계도 국민건강보호 증진을 최우선 목표로 하고 있으니 충분히 협의가 가능하다. 2025년도 의대 정원에는 반영하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국회 관계자는 "대통령실의 경고장을 받았으니 보건복지부 내부 분위기가 크게 경직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당장 의대정원 증원 정책 추진 등이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