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만에 국내 감염 2배 이상 급증, 세균성 감염병 입원환자 96% 점령
감염됐어도 청진 정상일 수 있다? 항생제 내성 90%에 백신도 없어 '시름'
최근 중국에서 급속도로 확산 중인 '이 폐렴'이 코로나19 같은 신종 병원체는 아닌 것으로 발표됐지만, 한국에서도 어린이를 중심으로 환자가 급증하며 빨간불이 켜졌다.
중국 내 심상찮은 확산세에 세계보건기구(WHO)가 정보 공개를 요구하자, 중국 보건당국은 지난 11월 27일 이 폐렴의 정체를 '마이코플라스마(미코플라스마) 폐렴'이라고 밝혔다.
WHO도 "발병이 비정상적으로 높긴 하지만 새로운 병원체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코로나19처럼 기존에 없던 새로운 감염병이 아니라도, 국내외에서 급속도로 퍼지며 우려되는 상황이다.
질병관리청이 11월 30일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11월 4주차(19일~25일) 세균성 입원환자 중 96.4%가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으로 입원했다. 지난 11월 한 달간 감염환자는 126명에서 270명으로 2배 이상 급증했다.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감염자 중 80%가량은 12세 이하 어린이다. 성인은 가벼운 감기 정도로 지나가지만 어린이들은 3주 또는 그 이상 심하게 앓는다. 코로나19와 마찬가지로 38℃ 이상의 고열을 동반하며 인후통, 피로감, 2주 이상의 기침 등의 증상을 보인다.
해열제와 항생제가 듣지 않고 거친 호흡이 동반되면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을 의심해야 한다. 특히 대소엽성 폐렴으로 오면 기침이 심하지 않고 청진 결과가 정상일 수 있어 진단에 유의가 필요하다.
질병청에 따르면 인플루엔자 의사환자분율은 11월 4주차 45.8명으로, 근 5년간 동시기를 통틀어도 3배 이상 압도적으로 높다. 인플루엔자 유행에 국내외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까지 급증하며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에 취약한 어린이들은 다른 호흡기 병원체에 중복 감염될 경우 위증증에 이를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과 코로나19, 리노바이러스, 아데노바이러스 등 여러 병원체에 감염된 환아의 상태가 수일 만에 급속도로 악화하거나 사망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을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이 없는 데다, 항생제 내성 문제도 크다. 중국에서 보고된 바에 따르면 기존 마크로라이드 항생제에 대한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의 내성률은 70%에서 90%까지 이른다.
결국 현재로선 조기 진단·치료를 위한 보호자, 의료진의 요주의와 기본 감염병 예방 수칙 준수 외에는 뚜렷한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중국의 마이코플라스마 유행은 제로 코로나 중단과 방역 완화에 따른 필연적인 현상인 만큼, 차후 국내외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은 더욱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