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율리 교수 연구팀, '인지왜곡 교정·부정 정서 조절' 효과 입증
부정적 해석 편향 감소 [European Eating Disorders Review] 최근호 발표

섭식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인지 해석 편향 수정 훈련'을 시행하면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신경성 폭식증'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한 인지 교정 치료 효과에 관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김율리(인제의대 일산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모즐리회복센터소장)·문정준(인제의대 부산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김미리혜(덕성여대 심리학과)·양재원(가톨릭대 심리학과) 교수 공동연구팀은 섭식장애 성인 63명(신경성 폭식증 55명 포함)을 대상으로 통상의 정신과적 치료와 인지해석 편향 수정 훈련을 함께 시행한 개입군과 수정 훈련을 시행하지 않은 대조군으로 나눠 8주 후에 추적 관찰한 연구 결과를 [European Eating Disorders Review] 최근호에 게재했다.  

섭식장애는 주로 청소년기와 청년기 여성에서 발생한다. 평생 유병률은 9% 가량이다. 환자의 3분의 2는 평균 유병 기간이 9년에 달한다. 섭식장애는 정신질환 중 가장 많은 치료 비용이 소요되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추적 관찰 결과, 훈련을 시행한 개입군에서 섭식장애 치료의 주요 목표인 ▲부정적 해석 편향 감소 ▲정서조절 곤란 감소 ▲부정적 주의편향의 감소 효과가 치료 종료 후에도 지속됐다.

'부정 인지편향'은 애매모호한 사회적 상황의 결말을 부정적으로 해석하거나 예측하려는 경향을 의미한다.

'인지해석편향 수정 훈련'은 거절당할 위험의 다양한 사회적 상황을 묘사한 음성 시나리오로 구성됐다. 시나리오는 잠깐의 정적 후 긍정적인 결말로 마무리 한다.

참가자는 긍정 해석 효과 강화를 위한 질문에 '예/아니오'로 답한다. 참가자의 응답에 따라 정답 여부에 관해 피드백을 준다.

정신의학계는 "인생에서 가장 활발해야 할 시기에 정서가 극도로 황폐해지고, 가족도 고통을 겪는다"면서 "섭식장애는 조기 치료 시 완치가 가능하다. 의료 비용을 절감하고, 치료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치료방법 개발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율리 교수는 "인지해석편향 수정 훈련의 핵심 원리는 잠깐의 정적 동안 발생하는 참가자의 부정적인 자동 사고를 곧 이어지는 긍정 결말을 통해 반전 및 수정하는 것"이라며 "섭식장애 기저에 자리하면서, 병을 유지시키는 인지적 왜곡이 이 치료를 통해 호전됨을 입증했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는 부정적 사고 편향이나 거부나 거절에 과민한 '거절 민감성'이 높은 신경성 폭식증 환자들에서 치료 효과 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송성철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