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기피과 흉부외과 전공의 '12명' 남았다

대표적인 기피과 흉부외과 전공의 '12명' 남았다

  • 박양명 기자 qkrdidaud@naver.com
  • 승인 2024.07.29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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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부외과학회, 전국 수련병원 전공이 사직 현황 집계
2025년 전문의는 6명뿐…전북 전공의 '0명'으로 전환
"정치적 입장, 이론적 정당성 따질 때 아니다" 호소 

대표적 기피과로 꼽히는 심장혈관흉부외과(흉부외과)가 전공의 사직 상황으로 직격타를 맞았다. 전국에 107명이던 전공의가 12명만 남았기 때문.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는 29일 "12명의 전공의로는 미래 유지가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국가 차원의 긴급 대책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흉부외과학회는 24~27일 전국 수련병원을 대상으로 전공의 사직 현황을 공식 집계했다. 그 결과 에 따르면 1년차부터 4년차까지 107명의 전공의 중 사직 처리된 전공의는 75명이고 보류 상태로 사직을 기다리는 전공의는 20명이었다. 

ⓒ의협신문
ⓒ의협신문

복귀 후 근무 중인 전공의는 12명에 그쳤다. 구체적으로 1년차가 2명, 2년차 3명, 3년차 1명, 4년차 6명이었다. 당장 내년에 배출 가능한 흉부외과 전문의 숫자는 6명뿐이다.

지역별로 보면 상황은 더 심각하다. 전라북도에는 1명뿐이던 전공의가 사라졌다. 77명의 전공의가 몰려있던 수도권에도 3명만 남았다. 강원도와 충청북도, 제주도에는 애초에 전공의가 없었다.

흉부외과학회는 "의정 갈등과 전공의 사직 결과는 지역의료로의 흉부외과의 역할, 필수의료의 역할을 소멸시키고 있다"라며 "이런 상태로는 권역심혈관센터, 응급센터를 비롯해 앞으로 논의 중인 권역, 지역 필수의료 시스템은 무의미하고 향후에는 작동 못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단 12명의 전공의만으로는 연간 2만건이 넘는 심장 및 폐암 수술을 완수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게 흉부외과학회의 우려다.

ⓒ의협신문
ⓒ의협신문

흉부외과는 젊은의사들이 찾지 않는 대표적인 기피과로 일찌감치 자리잡았다. 흉부외과 전공의는 2009년 20명으로 최저치를 기록한 후 약 15년 동안 지원자가 20명대를 기록했다. 2023년 40명이 눈에 띄고 지원자 수가 많았던 해로 남았다. 올해 지원자는 전국에 29명에 불과했다.

흉부외과학회는 2022년 현 정부 출범 시 대통령 인수위원회에 필수의료 지원 감소 문제의 중대성과 위험성을 보고하며 자구책을 강구해왔다. 인구 고령화에 따른 심장, 대동맥 질환, 폐암 등 치료 수요 증가에 대비해 전공의 지원 강화, 진료 보조인력 역량 강화에 집중해왔다. 또 주기적 전국 전공의 1:1 술기 교육을 시행하고 체외순환사 인증 제도, 전담간호사 교육 등을 시행했다.

그 덕분에 20명 대를 기록하던 지원자 숫자가 2023년 40명까지 늘어난 것. 흉부외과학회는 "의정 갈등 상황에서 학회의 모든 노력을 수포로 돌아갔다"라며 "현 사태 이후 전문의 배출은 매년 50여명의 인력 역전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한탄했다.

또 "일분일초가 급박하고 정치적 입장이나 이론적 정당성을 따질 때가 아니다"라며 "전공의가 없으면 전문의도 없다. 신입 전문의 배출 없이는 전문의 중심병원은 불가능하다"고 항변했다.

흉부외과학회는 현재를 '초응급상황'으로 진단하고 국가적 대응을 강조했다.

정의석 기획홍보위원장은 "전공의가 다시 꿈을 꾸고 환자 옆에 있을 수 있는 여건을 먼저 만들어야 한다"라며 "이제 상황을 방치하는 것은 죄다.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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