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통합완화의료(EPC)' 진행암 환자, 삶의 질·생존율 향상

'조기통합완화의료(EPC)' 진행암 환자, 삶의 질·생존율 향상

  • 송성철 기자 medicalnews@hanmail.net
  • 승인 2024.08.12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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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C 10회 이상 시 2년 생존율 증가…윤영호 교수 "표준암치료 도입해야"
서울대병원·국립암센터·경상대병원, 연구결과 [JAMA Network Open] 발표

'조기 통합완화의료 시스템(Early Palliative Care, EPC)' 개입 횟수에 따른 생존 확률. 10회 이상 EPC 개입을 받은 환자(회색)는 2년 생존율이 유의미하게 증가했다. [사진=pexels]. ⓒ의협신문
10회 이상 '조기 통합완화의료 시스템(Early Palliative Care, EPC)' 프로그램 개입 환자는 2년 생존율이 유의미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pexels]. ⓒ의협신문

'조기 통합완화의료 시스템(Early Palliative Care, EPC)'이 진행암 환자의 삶의 질 향상과 2년 생존율을 증가시킨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윤영호 서울대병원 암통합케어센터(교신저자)·강은교(국립암센터)·강정훈(경상대병원·공동 제1저자) 교수 공동연구팀은 EPC가 장기적인 삶의 질과 생존율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한 연구결과(Early Integrated Palliative Care in Patients With Advanced Cancer A Randomized Clinical Trial)를 12일 미국의사협회가 발행하는 [JAMA Network Open](IF=10.5) 최신호에 발표했다.

세계보건기구와 미국임상종양학회는 진행암 환자에게 조기 완화의료 제공을 권고했다. 조기완화의료는 말기 이전부터 항암 치료 과정에 통증 및 증상을 조절하고 심리·정서적 지지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기존 연구에서는 조기완화의료가 암 환자의 삶의 질을 단기적으로 향상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보고했으나 장기적인 효과나 생존율에 관한 연구는 보고되지 않았다.

공동연구팀은 2017년 9월부터 2018년 10월까지 12개 병원에서 표준화학요법에 실패한 진행암 환자 144명을 대상으로 비맹검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무작위로 71명의 중재군(통상 암 치료에 EPC 추가)과 73명의 대조군(통상 암 치료)으로 나눴다. 

완화의료팀은 종양내과 의사와 임상 경력 3년 이상의 간호사로 구성된 건강 코치로 이뤄졌으며, 건강 코치는 23시간 오프라인 강의와 14시간 텔레 클래스를 통한 코칭실습교육을 받았다. 전화 코칭은 처음 12주 동안 주 1회, 이후 연구 종료 시까지 2주 간격으로 진행했다.

중재군에는 공동연구팀이 개발한 '스마트 건강경영 전략(Smart Management Strategy for Health, SMASH)'에 기반한 체계적인 프로토콜에 따라 ▲증상과 우울에 대한 주기적 평가 ▲완화의료팀 회의를 통한 케어 계획 수립 ▲완화의료팀에 의한 구조화된 상담 ▲건강 코치에 의한 완화의료 텔레코칭 ▲자가 학습 자료 등을 제공했다.

대조군은 통상적인 종양학적 관리를 받았으며, 필요 시 통상적인 완화의료를 제공받았다. 모든 대조군은 암 통증 조절에 관한 비디오와 책자를 제공받았다.

연구 결과, EPC를 받은 중재군은 18주 후 전반적인 '건강 상태와 삶의 질' 점수가 대조군에 비해 11.00포인트(100점 만점) 높았다.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P= .04)를 보여 EPC가 환자의 삶의 질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음을 시사했다.

'조기 통합완화의료 시스템(Early Palliative Care, EPC)' 개입 횟수에 따른 생존 확률. 10회 이상 EPC 개입을 받은 환자(회색)는 2년 생존율이 유의미하게 증가했다. ⓒ의협신문
'조기 통합완화의료 시스템(Early Palliative Care, EPC)' 개입 횟수에 따른 생존 확률. 10회 이상 EPC 개입을 받은 환자(회색)는 2년 생존율이 유의미하게 증가했다. ⓒ의협신문

중재군은 24주 동안 '자기 관리 및 대처 능력'은 대조군에 비해 20.51포인트(100점 만점) 더 높았다(P < .001). EPC가 환자들이 자신의 건강을 관리하고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전체 생존율에서는 중재군이 대조군보다 높았으나,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P > 0.05). 

그러나 EPC 개입 횟수에 따라 생존율이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재군에서 '10회 이상 EPC 개입' 환자의 2년 생존율이 유의미하게 증가했다(53.6%, P < .001). 이는 집중적인 개입과 높은 순응도가 생존율을 증가시킬 수 있음을 시사했다. 

아울러 EPC를 받은 환자들은 대조군에 비해 존재와 삶의 목표 성취 등 실존적 부담이 유의미하게 감소했다. 

강은교 교수(국립암센터 가정의학과)는 "이번 연구를 통해 체계적인 EPC 제공과 환자의 높은 순응도가 생존율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이번 연구는 조기통합완화치료가 진행암 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정신적·사회적·존재적 부담을 덜어주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고 밝힌 윤영호 교수(서울대병원 암통합케어센터)는 "완화치료의 체계적인 제공과 개입 횟수 증가가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조기완화의료를 표준 암 치료의 하나로 조기에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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