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과 5개 학회·의사회 "내시경검사 교육기관 확대 질 저하 초래"
국가암검진 중 가장 침습적인 검사로 위험 수반…고도의 전문성 필요
검증된 전문인력·시설·역량 갖춘 기관으로 제한…"대국민 홍보 나설 것"
"국가암검진에서 내시경검사는 가장 침습적인 검사로 정확성과 안전성이 매우 중요하며, 고도의 의학적인 전문성이 요구된다."
이미 대한소화기내시경연구재단을 통해 엄격한 기준으로 완성된 모델의 내시경 세부전문의 인증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질 저하가 우려되는 교육기관 확대를 추진할 이유가 없다는 지적이다.
일부 언론의 '밥그릇 싸움'이라는 시각에 대해서도 통박했다.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대한위대장내시경학회 등은 내과 전문의뿐 아니라 다른 전문과목 의사에게도 문호를 개방하고 있고, 이를 통해 현재까지 내시경 세부전문의 9500명을 배출했으며, 해마다 400여명이 새롭게 내시경 세분전문의 자격을 얻고 있다는 설명이다. '밥그릇 싸움'이 아니라 '환자의 안전과 의료 질 향상과 유지'를 위해 나선다는 입장이다.
대한내과학회, 대한소화기학회,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대한위대장내시경학회, 대한내과의사회는 3일 '내시경 검사 인증 교육기관 확대' 관련 간담회를 열고, 환자 안전과 내시경 질 관리를 위해 내시경 교육은 경험과 검증된 실력을 갖춘 전문인력, 시설, 역량을 갖춘 교육기관으로 제한해야 한다고 단언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박중원 대한내과학회 이사장(연세의대), 박종재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이사장(고려의대), 곽경근 대한위대장내시경학회장(서울내과의원), 이정용 대한내과의사회장(현대내과의원). 심기남 대한소화기학회 부회장(이화의대) 등이 참석했다.
내시경 교육 기관 확대는 그동안 쌓아온 '정확하고 안전한 내시경 검사'의 토대를 무너뜨릴 것이라는 비판이다.
박중원 이사장은 "국가암검진에서 정확하고 안전한 내시경 검사를 수행하기 위해 고도의 의학적 전문성이 필요하다. 위대장 내시경의 전문성은 단순희 내시경을 시행하는 데 그치지 않고 검사의 정확성, 환자의 건강 상태를 고려한 최적의 치료방법을 결정하는 데에도 필수적"이라면서 "그동안 소화기내시경학회, 위대장내시경학회, 소화기학회 등을 중심으로 높은 수준의 '내시경 내과전문의'를 육성했으며, 문호를 개방해 다른 전문과 의사들에게도 내시경 교육을 통해 검사 질의 상향평준화에 기여했다. 이같은 전문성을 배제한 교육기관 확대는 그동안 지켜온 '정확하고 안전한 내시경 검사'의 토대를 무너뜨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가암검진사업의 성공을 위해서도 전문성 확보가 전제돼야 한다는 견해다.
박중원 이사장은 "국가 암검진 프로그램이 성공적으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내시경 검사의 전문성 확보가 필수적"이라면서 "위대장 내시경 검사 술기의 발전을 선도하고 검사 질을 높여온 내과의 전문성을 무시하고 비내과 학회에 내시경검사 교육 평점을 허용한다면 국민 건강과 안전에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내시경 검사에서 내과의 전문성이 필요한 이유도 구체적으로 들었다.
박종재 이사장은 "내과 전문의는 내시경에서 보이는 정상적인 위대장의 상태와 병리적 상태를 구별할 수 있도록 전공의 수련단계부터 교육받는다. 전문의를 취득한 이후에도 지속적인 연수도 이어진다. 이를 통해 소화기계 암이나 다양한 질환을 조기 발견하거나 위험요소를 빠르게 파악해 적절할 치료를 제공할 수 있다"라면서 "내시경검사 과정에서 장천공과 같은 여러 가지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고, 수면내시경이 보편화되면서 환자는 편안하게 검사를 받을 수 있지만 그만큼 의사는 더욱 섬세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 내시경 전문학회의 평점을 인정하기 어려운 이유도 짚었다.
박종재 이사장은 "내시경 인증 전문의 확대 자체보다 교육의 질 차원에서 접근해야한다. 비 전문학회의 교육을 어느 정도 인정해주자는 분위기가 더 큰 문제다. 내시경 세부전문의는 1000건이상의 위내시경과 500건이상의 대장내시경을 시행해야 한다. 합니다. 학술대회 및 연수강좌를 통해 질관리, 소독, 진정 등의 교육 점수를 얻어야 자격을 유지할 수 있고, 5년마다 재인증 절차가 거친다. 비 전문학회의 인증은 전임의 수련기간도 필요치 않고 교육자료로 인증이 이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면서 "올해만해도 내시경 관련 94평점의 강연이 이뤄졌다. 1년에 4평점씩 3년만 이수하면 12평점을 충족한다. 소독 교육도 1년 12번, 3년에 36번이 진행되는데 이 중에 한 번만 이수하면 된다. 지금도 교육과정은 충분히 마련돼 있다"고 전했다.
내시경 전문의에 대한 대국민 홍보 계획도 밝혔다.
박종재 이사장은 "내시경 전문성 관련 문제를 밥그릇으로 호도하고 있다. 내시경 전문의들을 카르텔로 몰고 있다. 보건복지부 인증기관 확대 결정은 일반의사들도 내시경 전문의가 될 수 있다는 잘못된 시그널을 주게 된다"라면서 "학회 차원에서 내시경 세부전문의의 전문성을 알리는 공익광고를 추진할 예정이다. 검진의 목적은 조기 발견에 있다. 실제로 암 발견율, 용종절제술 등 내시경 세부전문의의 수월성을 나타내는 치료성적 데이터도 갖고 있다. 내시경 검사는 전문가에게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밥그릇 싸움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곽경근 대한위대장내시경학회장은 "내시경 검사 교육기관 확대에 반대하는 이유는 '밥그릇'이 아니라 '환자의 안전과 의료질 향상과 유지'에 있다"라면서 "내시경을 통한 암검진에서 전문성이 중요한 이유는 단순히 검사를 넘어서, 병변을 정확히 진단하고, 예방적 조치를 취하며, 환자의 후속 치료까지 관리하는 복합적인 작업이기 때문이다. 내시경 교육은 경험과 검증된 실력을 갖춘 전문인력, 시설, 역량을 갖춘 기관으로 제한해야 한다. 환자의 건강권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호소했다.
전문가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교육기관 확대는 재고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심기남 부회장은 "전문가의 가치를 전해 인정하지 않는 이번 결정에 대해 엄중하고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라면서 "국가암검진 사업 중 내시경 검사는 가장 침습적이고 위험도 따른다. 현재 내시경으로 발견된 위암의 80% 가까이가 조기위암이다. 그만큼 내시경 전문의들의 질 관리가 우수하다. 내시경 검사 교육기관 확대는 전문가와 협의후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