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있었던 세대차이, 갈등 피하는 간단한 방법

언제나 있었던 세대차이, 갈등 피하는 간단한 방법

  • 박양명 기자 qkrdidaud@naver.com
  • 승인 2025.03.24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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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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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대 말 '라떼는 말이야'라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세대 간 의견 차이나 경험 차이를 언급할 때 사용하는 말인데, 요즈음은 '라떼는 말이야' 자체에 풍자가 담겨있다. 어른들은 '라떼는' 이야기를 꺼내길 주저하고, 젊은사람들은 '라떼는' 이야기 듣기를 저어한다. 과거 경험을 꺼내면 꼰대라는 말로 되돌아온다.

어느 시대에나 세대차이는 있었지만 요즈음은 차이 보다는 '갈등'에 더 가까운 듯하다.

특히 의료계는 의정사태를 겪으며 어느 때보다도 큰 세대갈등을 겪고 있다. 선배의사는 의학의 도제식 교육을 앞세우고 있다. 젊은의사들은 스승과 제자를 강요하는 분위기에 염증을 느끼다 못해 그들을 가르치는 교수를 '씹수'라고 서슴없이 표현하고 있다. 시대가 바뀌어 오랫동안 이어져왔던 스승과 제자보다는 직장 상사와 아래 직원의 관계로 바뀌고 있다.

도제식 교육은 제자가 스승에게 절대적으로 복종하는 방식을 뜻한다. 스승의 의료 행위를 어깨너머로 배우고, 주 100시간을 훌쩍 넘는 시간을 수련이라는 이름 아래 밤낮없이 일했다. 그때는 그랬다. 스승의 존재가 하늘 같던 그런 시절이 있었다.

시대가 바뀌었다. 워라밸을 우선시하는 시대가 됐다. 젊은의사들은 의사로서의 사명감도 중요하지만 개인이 잘 사는 것도 중요하다. 100시간 이상의 수련을 이제는 '노동'이라고 하고 노동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이야기한다. 수련 과정에서는 노동력을 착취당해 왔다고 호소한다. 

그렇기 때문에 최근 서울의대 교수 4명이 젊은의사를 향해 발표한 서신은 그들의 마음을 전혀 읽지 못한 일방적 '라떼는 말이야'였다. 교수 4인은 사진 전공의와 휴학 의대생 복귀를 촉구하면서 "매일을 병원에 머무르며 환자를 돌보고, 140~150 시간씩 일했다"고 경험을 이야기했다. 전공의 과정이 힘들지만 전문의가 되면 대다수는 고액 연봉을 받으면서 안정적인 삶을 살고 있다고 했다.

젊은의사는 변화를 이야기하고 있는데, 교수는 과거에 머물러 있다. 전공의들의 사직서를 내고 병원을 떠났는데도 교수들은 돌아오라고만 한다. 전공의가 나간 현장에서는 진료지원인력이 공백을 채우고 있으며, 일부 교수들은 의사가 아닌 인력에게 당직을 서야 한다는 지시까지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도 정부지만 전공의와 의대생을 가르치는 스승이 어떻게 바뀌겠다는 약속을 해야 할 시점이 다가왔다. 무조건 돌아오라는 호소보다 교수들도 시대의 변화를 받아들이고 바뀌겠다는 목소리를 내야 한다.

세대갈등을 줄이기 위한 방법은 상투적이지만 '대화'다. 그전에 상대방의 말을 듣겠다는 열린 자세는 필수다. 서울대병원 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도 "지금 필요한 것은 상호 비방이 아닌 현 사태 해결을 위한 진정성 있는 협력"이라고 했다.

유엔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SDSN)는 매년 3월 20일 '세계 행복의 날'에 맞춰  '2025년 세계행복보고서'를 발표한다. 영국 옥스퍼드대 웰빙연구센터, 갤럽과 세계 147개국의 삶의 수준 정도를 측정하는 작업인데 보고서는 올해 '배려와 나눔'이 행복에 미치는 영향을 집중적으로 분석했다고 한다. 타인의 친절에 대한 믿음이 통념보다 행복과 훨씬 더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고 했다. 공동체가 얼마나 따뜻한가에 따라 취약한 개인의 삶의 질이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함께 식사하는 빈도가 행복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도 있다.

극단에 놓여있는 서로의 주장을 계속 하는 대신, 대화를 위해 식사 약속이라도 잡는 용기를 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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