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한방 약침조제용 장비-어혈관찰 현미경 등 보건소 장비 지원
정부가 한방 보건소 사업을 확대하면서 국민건강증진기금을 비롯한 정부예산으로 임상시험을 거치지 않아 안전성·유효성을 확보하지 못한 약침용 약물을 만들 수 있는 조제장비를 보급키로해 논란이 일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2일 발표한 '2005년도 한방공공보건사업 추진계획'에 따르면 약침용 약물 조제용 장비와 1000배 고배율 확대 기능을 갖춘 어혈관찰용 현미경을 비롯 혈류개선기 등 한방의료장비를 전국 320개 보건소 및 보건지소에 지원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복지부는 그간 농어촌지역 및 지방 중소도시 보건소에서 실시해온 환자중심의 한방진료 형태를 지역사회 주민으로 확대한 한방건강증진사업을 오는 4월부터 본격 추진키로 했다며 이를 위해 1개 보건소 당 8700만원(국고 50%, 지방비 50%) 등 총 17억 4천만원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와 별도로 한방건강증진프로그램 운영에 필요한 한방의료장비 등의 기반구축비 21억3천만원을 허브보건소에 중점 지원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의료계는 약침에 사용되는 약침용 약물의 경우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임상시험을 통과하지 않아 인체에 어떠한 부작용과 악영향을 미치는지 안전성을 확보하지 못했음에도 정부 예산으로 약침조제용 장비를 지원한다는 것은 보건당국이 솔선해 불법행위를 조장하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의료계는 약침이 한의사의 직접조제행위라는 유권해석이 있다 하더라도 식약청으로부터 안전성·유효성 검사를 거치지 않은 약물을 피하조직 내에 투여한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어혈관찰용 현미경의 경우에도 말로만 어혈관찰용일 뿐 실제 임상현장에서는 진단검사의학과의 혈액검사와 대동소이한 검사행위와 진단명이 내려지고 있어 임상병리검사에서부터 의료체계가 붕괴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서울대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관계자는 "1000배 이상 관찰용 현미경은 보통 진단검사의학과에서 사용하고 있는 혈액검사용 현미경을 의미한다"며 "현미경 시하 하에 백혈병·말라리아·빈혈 등 여러 정보를 알 수는 있지만 진단은 다른 여러 검사를 종합해 내리는 것이 상식"이라고 말했다.
김대원 진단검사의학회 이사장은 "현미경을 이용한 혈액검사는 정량적 검사가 불가능하다"며 "한의계 일부에서 생체혈액검사를 통해 적혈구·백혈구·소마타이드·혈소판 등을 조사·분석해 암·골다공증 등 각종 질병을 알아낸다는 것은 학문적으로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김 이사장은 "수 년 전에도 어혈 검사문제로 논란이 된 적이 있었다"며 "생체혈액검사로 인한 국민의 피해가 확산되기 전에 의협과 공조해 학회 차원의 대응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