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핀홀 전용 감마카메라 촬영실 개소식
'해부·생화학적 변화' 동시에 정확히 파악
성애병원이 핀홀(pinhole) 감마카메라를 도입, 핀홀 스캔 진단과 연구에 디딤돌을 마련했다.
김윤광 성애의료재단 이사장은 14일 핀홀 감마카메라 촬영실 개소식을 열고 핀홀 스캔 진단법을 이용한 핵의학 형태·분자 융합영상 연구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이날 개소식에는 장석일 성애병원 의료원장을 비롯한 병원 관계자와 이명철 전 세계핵의학회장(서울의대)·범희승 대한핵의학회장(전남의대)·정수교 가톨릭대학교중앙의료원 기획조정실장·김성훈 가톨릭의대 교수·손형선 가톨릭의대 교수·김덕윤 대한핵의학회 수련교육이사(경희의대)·김경태 성균관의대 교수·손명희 전북의대 교수·윤종기 지멘스 이사 등 관계자들이 참석, 축하의 박수를 보냈다.
개소식 축성을 맡은 안상인 천주교 서울대교구 서서울 13지구 지구장 신부는 "새로 도입한 핵의학 장비로 지역사회 주민과 국민을 위해 사랑과 치유의 손길을 뻗어달라"고 기도했다.
장석일 의료원장은 "SPECT·MDCT·MRI 등 고성능 영상진단장비와 유기적인 활용을 통해 조기에 병을 발견하고, 많은 환자들이 양질의 건강을 누리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번에 선보인 핀홀 감마카메라는 독일 지멘스가 평생 핀홀 스캔 진단법을 연구해 온 박용휘 성애병원 PET-CT센터 소장(가톨릭대 명예교수)을 위해 특별제작한 핀홀 전용 감마카메라로 골·관절·근육은 물론 갑상선·신장 질환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핵의학 장비.
1970∼1980년 가톨릭의대 명동성모병원과 강남성모병원에 몸담고 있던 박 명예교수는 핀홀의 기초적인 원리와 스캔 방법을 정립하고, 임상진료에서의 유용성을 국내는 물론 외국 학회와 학술지 등에 발표하며 이론과 임상의 토대를 구축했다. 특히 1994년 한국 의학자로는 처음으로 세계적인 의과학 전문 슈프링어출판사를 통해 <Combined Scintigraphic and Radiographic Diagnosis of Bone and Joint Disease> 단행본을 발간, 주목을 받았다. 1999년 성애병원 핵의학과로 자리를 옮긴 후에도 연구와 저술활동에 정진, 2000년 개정 2판, 2006년 개정 3판을 내놓으며 골·관절 질환의 해부·생화학적 골스캔 진단의 학문적 체계를 정립해 나갔다. 세계적인 핵의학자인 헨리 와그너 교수(미국 존스홉킨스대학)는 개정 3판 서문을 통해 "골·관절 및 연조직의 영상진단학 분야에 또 하나의 금자탑을 세웠다"면서 "박 명예교수의 학리적 주창은 해부학 변화와 생화학 변화를 동시에 정확히 파악하는 것 만이 골·관절과 연조직 질환을 올바르게 진단하는 요체라는 사실을 입증했다"고 평했다.
류마티성 골격계 질환·관절염·양성 및 악성 골종양·외상성 질환 진단에 관한 내용을 심화시키고, 진단의 정확도를 한 차원 끌어 올리며 핀홀 연구를 집대성 하던 박 명예교수에게 위기가 닥친 것은 애지중지 사용해 오던 GE회사의 아날로그 감마카메라가 20년 수명을 끝으로 작동을 멈췄기 때문.
박 명예교수는 "감마카메라가 회생하지 못한다는 진단을 받았을 때 '이제 끝이 났구나' 하는 아쉬움과 안타까움 때문에 한 동안 밤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새로운 장비로 교체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수 억 원의 자금을 동원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만 것.
"어차피 쉬어가면서 일할 때도 된 것 같다고 마무리를 생각하던 어느 날 한 줄 서광이 비쳤습니다. 김윤광 성애의료재단 이사장과 독일 지멘스사의 협력으로 넘을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입니다. 그간 풀지 못했던 몇몇 과제를 풀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박 명예교수는 그간 축적해 온 핀홀 스캔의 연구와 임상결과를 바탕으로 단순 외상성 골 타박상과 외상성 골 출혈 및 골절과의 감별진단법 개발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스포츠 경기와 교통사고 등에서 흔히 발생하는 단순 외상성 골 타박상과 외상성 골 출혈 및 골절은 감별진단이 결코 쉽지 않습니다. 핀홀 스캔 연구를 통해 이러한 난제를 해결할 수 있는 돌파구를 열어보고 싶습니다."
박 명예교수는 "이 스캔 장비로 새로운 진단법을 찾아냄으로써 보다 많은 환자가 양질의 건강을 누리는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됐으면 한다"며 "감사하고 또 감사할 따름"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