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공단 맡은 역할이나 제대로 하라" 충고

의협 "공단 맡은 역할이나 제대로 하라" 충고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0.03.18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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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질 저하→국민 치료기회 박탈→보험제도 붕괴
"'총액계약제' 국민건강 치명적 위협줄 것"

총액계약제는 의료의 질을 떨어뜨리고, 국민이 치료받을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함으로써 국민건강에 치명적인 위협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한의사협회는 17일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이 모 언론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총액계약제 도입에 대한 의지와 함께 2012년부터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한 데 대해 "정도를 벗어난 월권"이라고 반박했다.

의협은 "건보공단은 국민건강에 치명적인 위협을 주는 총액계약제를 거론하기보다는 보험료 징수의 효율적 제도 개선과 함께 건보공단 운영비와 관리비 등으로 줄줄 새고 있는 건강보험재정의 관리부터 먼저 충실하기를 바란다"며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통해 유휴 인력을 감축함으로써 국민 부담을 덜어야 한다"고 충고했다.

의협은 "건보공단 이사장의 위치에서 우리나라 의료정책과 건강보험제도에 대한 중대한 문제를 의료계는 물론이고 국민적인 동의를 구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주장한 것에 대해 심한 우려와 함께 그 적격여부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자중을 촉구했다.

건보공단의 역할론에 대해서도 말을 보탰다. 의협은 "건강보험제도를 운영하는데 필요한 정책적·제도적인 사항은 정부부처에서 공급자와 소비자의 의견을 수렴하고 조율해가며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라며 "건보공단은 국가 건강보험제도를 운영함에 있어 정부가 담당해야 할 보험자로서의 역할을 위탁받아 수행하는 대행기관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와 함께 "보험공단은 단지 이와 같이 결정된 정책과 제도를 그 취지에 맞게 충실이 이행하면 되는 실행기관"이라며 본분에나 충실하라고 충고했다.

의협은 특히 "보험자라는 위치에서 보험재정의 관리를 위한 차원에서 그 어떤 정책 제안도 할 수는 있겠지만, 이는 보험공단이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 정식으로 건의하고 논의를 요청해야할 문제이지 언론매체를 통한 인터뷰에서 이러한 논의와 절차를 무시하고 일정 기간 내에 반드시 추진하겠다고 발표하는 것은 정도를 한참 벗어난 월권"이라고 공박했다.

좌훈정 의협 대변인은 건보공단 이사장이 주장한 총액계약제의 허실에 대해 쓴소리를 했다. 좌 대변인은 "사회보험인 건강보험제도를 도입하고 운영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국민 누구나가 최선의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라며 미리 정해 놓은 예산 범위 내에서만 최소의 진료를 하도록 강요하고 있는 총액계약제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좌 대변인은 "인구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고 또 신약 및 신의료기술의 도입, 국민소득 증가에 따른 의료욕구 증가 등으로 국민 의료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오직 재정 절감만을 위해 총액계약제가 도입된다면 환자의 병세에 상관없이 정해진 재정에 맞추어 치료하고 치료받아야 하므로 국민이 최선의 치료를 받을 수 없음은 자명한 이치"라며 "의료의 질 저하는 물론이고 국민의 치료기회 박탈로 이어져 종국에는 건강보험제도의 파탄을 야기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의협은 국민건강을 위협하고 최선의 진료를 할 수 없도록 가로막는 총액계약제는 논의나 협상의 대상이 아니라며 절대 받아들일 수 없는 제도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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