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문제없다" 발언에 토론자들 거센 반발
조세평등주의·정부조직법 위배 쟁점...세무검증제 국회 토론회
한해 5억원 이상을 버는 의사나 변호사 등 직업군에게 소득탈루 여부를 세무사에게 검증받도록 의무화하는 세무검증제도를 둘러싼 쟁점을 두고 제도 시행 주체인 기획재정부와 검증대상자들의 입장이 갈렸다.
민주당 오제세 의원이 30일 국회에서 주최한 '세무검증제도 도입 과연 필요한가?' 토론회에서 임재현 기재부 소득세제과장은 두가지 쟁점에 대해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강변해 의협과 대한변호사협회 등으로부터 거센 반발을 샀다.
세무검증제도의 검증대상자라 할 수 있는 이미현 변협 부회장과 장현재 의협 의무이사가 먼저 포문을 열었다. 이미현 부회장은 "평등권을 침해하면서까지 특정 직업군을 어떤 법적 근거로 세무검증하겠다는 것인지 아직까지 제대로된 설명을 들은 바가 없다"고 질타했다.
이어 "국민의 권리와 의무에 직접 관계되지 않은 사무에 한해 민간위탁을 할 수 있도록 한 정부조직법(제6조 3항)을 위반한 것"이라고 몰아세웠다. 장현재 의무이사를 비롯해 김선택 한국납세자연맹 회장과 김제완 한국학원총연합회 사무총장 역시 세무검증제도가 조세평등주의와 정부조직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토론자들의 연이은 문제 제기에 대해 임재현 과장은 "모두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평등원칙을 위배했다는 지적에 대해 몇몇 직업군에 한해 우선 세무검증제도를 해보고 전체 자영업자로 확대할 것이기 때문에 특정 직역군만 대상이 된다는 문제제기는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간위탁 문제에 대해서도 세무사가 세금 탈루여부를 검증하는 것이 아니라 납세자가 잘못 신고한 회계지출을 수정해주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임재현 과장의 해명은 참석자들을 이해시키지 못했다. 특히 토론회의 사회를 맡은 오제세 의원은 임재현 과장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하고 국회 심의과정에서 세무검증제도 도입을 반대할 의사를 명확히 밝혀 눈길을 끌었다.
사회를 맡은 국회의원이 담당부처 관료의 주장을 반박하고 반대의사를 밝히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토론자들의 이같은 반발에도 임재현 과장은 "이미 법제처 심사 과정에서 조세평등주의와 정부조직법 위배 여부를 검토한 결과, 문제가 없다는 쪽으로 결론이 났다"며 세무검증제도를 강행할 뜻을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