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방사선사 초음파·고주파 시술행위도 의료법 위반"
보건복지부 "방사선사 치료행위는 면허범위 밖 행위" 유권해석
대한의사협회가 '대한비전리방사선치료기술학회'에 대해 "방사선치료기기를 이용한 시술행위는 의료법과 보건범죄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위반으로 중한 처벌을 받을 수 있다"며 불법행위를 중단해 줄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의협은 17일 대한비전리방사선치료기술학회장 앞으로 보낸 공문을 통해 "의료법령등에 존재하지 않는 '레이저전문치료사'를 표방하고 있는 대한비전리방사선치료기술학회 수료생들이 마치 레이저등 방사선 치료를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것처럼 오인하고, 실제 시술을 하는 것은 국민건강에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건복지부는 방사선사의 비전리방사선 치료기기를 이용한 시술행위는 면허범위 밖의 행위라고 판단하고 있다. 복지부는 2009년 12월 11일 '의료기사(방사선사)의 업무범위에 대한 유권해석'을 통해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항 제2호는 방사선사의 업무범위를 '전리 및 비전리방사선의 취급과 방사성동위원소를 이용한 핵의학적 검사 및 의료영상진단기·초음파진단기의 취급, 방사선기기 및 부속기자재의 선택 및 관리업무에 종사한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따라서 방사선사가 레이저 치료기, 초음파 치료기, 고주파·저주파 치료기 등 비전리방사선 치료기기를 이용한 시술행위를 하는 것은 방사선사의 면허범위 밖의 행위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레이저치료기 등을 이용한 치료행위는 화상이나 색소침착 등의 부작용과 침습성이 수반되는 의료행위"라며 "의료기사제도는 의료인만이 수행할 수 있는 의료행위 중 사람의 생명이나 신체에 위해를 발생시킬 우려가 적은 특정부분에 대하여 의사의 지도하에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복지부는 "물리치료사·작업치료사의 업무범위 규정과 달리, 방사선사의 경우 치료행위를 명시하고 있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의협은 "방사선사는 의료기사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취급과 검사의 범위 외에 직접 시술등 치료행위를 할 수 없다"며 "방사선사가 레이저치료기기등을 이용해 시술(치료)행위에 종사하는 것은 의료법 제27조 제1항과 보건범죄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제5조 위반으로 중한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의협은 "의사의 지도감독이 있다고 하더라도 직접 방사선치료기기를 이용한 시술행위를 하면 의료법·의료기사등에 관한 법률 위반"이라며 "방사선사에 대한 형사처벌과 함께 자격정지등 행정처분을 받을 수 있으므로 회원들이 선의의 피해를 보지 않도록 적극 홍보해 달라"고 주문했다.
의협 관계자는 "대한비전리방사선치료기술학회의 잘못된 정보에 속아 마치 방사선사가 치료행위에 종사할 수 있는 것으로 오인해 방사선사로 하여금 치료행위를 하도록 하면 의사회원들도 의료법 위반으로 처벌과 행정처분을 받을 수 있다"며 "의사 회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대한비전리방사선치료기술학회는 2009년 5월 일부 방사선사들을 중심으로 결성됐다. 이 학회는 의료기사인 방사선사들에게 '비전리치료전문방사선사'·'레이저치료 전문방사선사' 교육을 실시하고, 시험을 치르게 한 뒤 민간자격을 수여하고 있어 '자격기본법'을 위반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현행 자격기본법은 민간자격을 신설·관리·운영하기 전에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 등록해야 한다. 특히 자격기본법 제17조는 국민의 생명·건강·안전 및 국방에 직결되는 분야의 민간자격 신설·관리·운영을 금지하고 있다. 이를 위반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돼 있다. 비전리방사선 분야의 경우 국민의 생명·건강·안전과 직결되므로 자격기본법을 정면으로 위반하고 있다.
하지만 등록의무 위반에 대한 제재 규정이 미비하다보니 등록을 하지 않은 민간자격증 유통으로 인한 폐해가 적지 않은 실정이다.
국민권익위원회는 무분별한 민간자격증 유통으로 인한 국민의 피해를 막기 위해 지난해 10월 민간자격관리자가 자격증을 등록하지 않은 채 유통할 경우 벌금제재는 물론 자격증 개설업체에 영업제재(폐쇄) 등을 하도록 관련 부처에 권고했다. 허위·과다 광고업체에 대해서는 벌금제재·과태료 제도를 도입하고, 해당 자격증의 폐쇄와 함께 영업정지 규정을 신설토록 했다.
이와 관련, 한나라당 임해규 의원은 지난해 12월 민간자격을 신설한 날부터 3개월 이내에 등록토록 하되 등록하지 않고 민간자격을 관리·운영한 자에 대해 1년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자격기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