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의사의 자양분 '인문학'..의사국시에 넣자

좋은 의사의 자양분 '인문학'..의사국시에 넣자

  • 이은빈 기자 cucici@doctorsnews.co.kr
  • 승인 2011.04.26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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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현 국시위원장 "의료인문학 교육 표준화" 필요성 언급

#1. 의학과 문학의 관계를 설명해 보라. 영화, 종교와의 연관성은?
#2. 환자에게 나쁜 소식을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겠는가. 전문직 종사자가 가져야 하는 직업윤리와 관련시켜 견해를 밝히시오.

의사로서의 자질을 함양하기 위한 인성 교육이 점차 강화되는 가운데 향후 의사 국가시험에서 이 같은 문항을 접할 수 있게 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의료인문학이 현대사회에서 의사가 되는 데 필수적인 지식과 행동능력임을 인정한다면 의사국가시험 문항개발기준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의협신문 이은빈

정명현 의사국가시험위원장(연세의대 이비인후과)은 26일 서울대병원 암연구동 이건희홀에서 열린 심포지엄에서 “의사들에 대한 국민의 기대치와 국제적 추세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의료인문학 교육을 확대시킬 필요가 있다”며 의학교육 패러다임 변화를 예고했다.

정 위원장은 “최근 전국의 의과대학들이 우후죽순으로 관련 교육을 도입했지만 강좌 개설 시기나 시간 비중이 판이하게 다르고, 교육 내용도 다양해 아직 표준화가 돼 있지 못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어 “의대 학생들에게 필요한 의료인문학 강좌를 책임 있게 맡아줄 검증된 교수진을 확보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라면서 “부족한 교수진은 각 대학이 이-러닝(e-learning)을 공동 활용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현재 한국의과대학장협의회 개발로 전국 41개 의대에 배포된 학습목표는 ▲인간과 고통에 대한 이해 ▲윤리와 의료윤리의 이해 ▲자신에 대한 분석과 계발 ▲의료와 사회의 관계에 대한 이해 ▲다른 사람과의 관계 유지 ▲의사의 직업전문성 등 6개 영역 98개 세부항목으로 구성돼 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이상의 의료인문학 교육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156시간이 필요하다. 의대 총교육시간이 4600시간 정도인 것을 고려하면 전체 교육의 3.4%에 해당하는 시간이다.

도대체 의료인문학이 무엇이기에 빡빡한 의대교육과정에서의 비중을 이렇게 늘려야 한다는 것일까.

양은배 연세의대 교수(의학교육학과)는 “의사들이 자신을 스스로 성찰하고, 스스로 규칙을 세우고 지키며 사회의 모든 구성원과 함께 호흡하도록 만드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이날 ‘의료인문학 교육과정 표준화와 전망’을 주제로 발표한 그는 “학생들과 면담을 해보면 어려운 의학지식을 묻는 질문에는 술술 대답하면서도 정작 어떤 의사가 되어 무슨 일을 하며 살아갈지를 물으면 쉽게 대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의료인문학은 의료가 가진 독특하고도 어려운 문제에 대한 윤리적 고민과 지적인 이해, 행동에 들어갈 수 있는 실천을 강조하는 학문이라는 설명이다.

의료인문학 문항을 의사국시에 포함시키기 위해서는 의료계, 의학교육계, 의료소비자의 합의를 전제로 의대 필수교과목으로 지정한 후, 문항개발 및 선행조사를 거쳐 배점을 조정해야 한다.

양은배 교수는 “학생들이 이를 열심히 배우고자 해도 의사면허국가시험에 포함되지 않는다면 교육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며 “의대 졸업생들이 어느 정도 의료인문학적 소양을 함양하고 있는지를 평가하는 것은 의사국시의 내용적 타당성을 확보하는 방법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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