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잘못된 보험급여기준 비판…21명 환자들 어쩌나
바이엘코리아가 혈우병 환자들에게 무상으로 공급하던 '코지네이트FS'를 중단하자 환자들이 강력 비판하고 나섰다.
혈우병 환자들은 현행 보험급여기준에 의해 건강보험 혜택을 받고 있는데, 급여기준 중 나이 제한(83년 이전 출생자는 혜택이 없음)에 걸려 혜택을 받지 못하는 21명의 환자들은 바이엘코리아의 유전자재조합제제(코지네이트FS)의 '무상공급 프로그램'에 따라 치료를 받고 있었다.
그런데 바이엘코리아가 "현행 보험급여기준에서 유전자재조합치료제에 연령 제한을 두었고, 정부와 지속적인 논의를 했지만 상황이 바뀌지 않았다"며 '무상공급 프로그램'을 중단해 버렸다.
이와 관련 혈우병환자들 단체인 한국코헴회는 "보건당국과 제약사간 진흙탕 싸움 속에서 혈우병환자들만 희생양이 되고 있다"며 "평생을 치료받아야 하는 희귀질환 혈우병환자들은 정부와 제약사간 싸움에서 총알받이가 되어 무차별하게 찢기고 있다"고 맹렬히 비난했다.
한국코헴회는 그동안 안전한 치료제 확보를 위해 민원활동을 펼쳐왔고 동시에 제약사들에게는 '혈우병 치료제의 가격인하'를 촉구하면서 년간 171억원에 달하는 보험재정을 절감시켰다. 또 제약사에게 '무상공급 프로그램' 도입을 촉구해 약 50억원의 보험재정을 추가로 절감시킨 바 있다.
한국코헴회는 "환자들의 요구로 인해 보험재정이 절감됐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기존 치료제(녹십자 등)의 추가투여(10회에서 12회로 늘림)를 인정하겠다'는 고시를 발표했는데, 환자들의 요구로 절감된 보험재정을 제대로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즉 혈우병 환자들은 '유전자재조합제제'와 같은 '안전한 치료제'를 요구했으나 복지부는 '기존 치료제의 사용 횟수만 늘려주면서 복지증진을 시켰다'며 환자들을 기만한 것.
이와 관련 한국코헴회 관계자는 "'기존 치료제'를 공급하는 제약사와 복지부간의 유착을 주장할 수밖에 없고, 이를 면밀히 검토해 달라고 감사원에 청원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 "환자보호에 앞장 서야할 복지부가 오히려 사회 혼란과 환자들의 간의 갈등을 부추기고 혼탁한 진흙탕 싸움으로 환자들을 내몰아 버린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국가위상이 추락되는 등 국내 상황이 혼탁해 지자, '무상공급 프로그램'을 시행하던 제약사(바이엘코리아)마저도 '프로그램 종료' 선언을 하게 됐고, 혈우병환자들은 보건당국의 '갈팡질팡 정책' 속에서 '혈액제제'와 '유전자재조합제제'를 번갈아가며 사용해야하는 어처구니없는 사태에 봉착했다"고 강조했다.
한국코헴회는 ▲정부는'유전자재조합제제'로 치료를 받다가 다시 '혈액제제'로 돌아가야 할 상황에 봉착한 21명의 혈우병환자들을 위해 즉각 구제방안을 마련하고 ▲제약사는 일방적인 '약품공급중단'에 대해 환자들에게 '석고대죄'하고 혈우병환자들과의 약속된 '무상공급프로그램'을 즉각 재개할 것을 주장했다.
한국코헴회는 21명의 혈우병환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잔여약품'은 고작 1주일 치에 불과하다며, 즉각 대책안을 세우지 않으면 향후 혈우병환자들과 그 가족들의 행동에 대한 모든 책임은 정부와 바이엘코리아가 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바이엘코리아는 코지네이트FS 무상공급 프로그램 중단과 관련 "중단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을 안타깝게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바이엘코리아는 "국내 시장에 있는 유전자재조합치료제 중에서 가장 낮은 보험 가격으로 코지네이트FS를 출시했고, 보험급여기준에서 연령제한으로 혜택을 받지 못하는 환자들에게 무상공급 프로그램을 시행해 왔다"며 "혈우병환자들이 제한 없이 치료제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고 밝혔다.
바이엘코리아는 "정부가 연령제한에 대한 결정을 재고할 여지가 있다고 보고 논의를 지속해 왔으나 결국 상황은 전혀 바뀌지 않았고, 무상공급 프로그램 중단에 대한 의견 및 조언을 구하는 공식적 요청을 정부측에 전달했으나 현재까지 아무런 답변도 받지 못해 결국 프로그램을 중단하게 됐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코헴회는 28일 오후 1시 안국동 보건복지부 앞에서 복지부의 잘못된 정책에 대한 규탄대회를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