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부터 '안전침' 사용하는 전남대병원

7월부터 '안전침' 사용하는 전남대병원

  • 조명덕 기자 mdcho@doctorsnews.co.kr
  • 승인 2011.08.19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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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종사자 보호 우선
상당한 금액 부담 예상 환경 개선 계기됐으면…

해마다 병의원의 의사·간호사 등 의료진이 진료 과정에서 주사기 바늘에 찔리는 사고가 1000건 이상 발생하고 있는 실정에서, 전남대병원이 올해 7월 1일부터 모든 부서에서 환자와 의료인을 보호할 수 있는 '안정정맥 내 유지 침(안전침)'<사진>을 사용토록해 눈길을 끌고 있다.

 
안전 침은 주사기를 사용한 후 주사바늘이 노출되지 않고 자동으로 주사기 안으로 들어가게 돼 주사기 바늘에 의한 자상을 줄일 수 있다. 또 끝이 날카로워 혈관내 삽입이 용이할 뿐만 아니라 바늘의 길이가 기존의 주사기 보다 짧아서 불필요하게 정맥을 뚫지 않게 돼 환자들이 느끼는 불편감도 줄일 수 있다.

이같은 장점을 지닌 안전침을 사용하면 간염 바이러스·HIV 바이러스 등 각종 감염으로부터 의료인을 보호할 수 있다. 그러나 급여 적용대상이 아니어서 그동안 사용이 활성화되지 않았다. 급여외 차액에 대한 부담을 고스란히 병원이 떠맡게 되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경영난에 시달리는 중소병원에게는 적지않은 금전적 부담이 따른다.

전남대병원은 이 차액을 부담하면서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모든 부서에서 안전침 사용을 실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의료인과 환자 모두 주사기 바늘에 의한 감염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지난해 전남대병원의 주사기 바늘 사용량은 30만 2000개다. 급여 청구액은 개당 350원, 안전침 공급업체와의 계약금액은 개당 550원으로 차액은 개당 200원이다. 이를 감안할 때 전남대병원이 안전침 사용으로 한해에 부담할 금액은 6040만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전남대병원 감염관리실장인 박경화 전남의대 교수(감염내과)는 "병원에 근무하는 의료인은 환자를 진료하는 과정에서 감염성이 있는 혈액이나 체액이 점막에 튈 수 있고, 주사바늘이나 날카로운 의료기구 등에 손상을 입어 혈액으로 전파되는 등 여러 감염병에 걸릴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밝혔다.

감염병이 있는 환자의 혈액이나 체액에 노출될 경우 B형간염 바이러스는 3~30%, C형간염 바이러스는 1~10%, HIV는 0.3% 빈도로 감염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한병원감염관리지침서(2011)에 따르면 병원직원의 51.2~98.9% 정도가 혈액이나 체액에 노출되고 있으며 주사바늘 찔림이 가장 흔한 경로로 나타난 바 있다.

전남대병원의 자체 조사에서도 주사바늘 자상사고의 원인을 분석한 결과 '주사 과정'에서 노출된 경우와 역시 주사기를 사용하는 '혈액 채취 과정'에서 노출된 경우가 각각 26%로 두 경우를 합치면 절반이 넘는다.

박 교수는 "의료진 및 환자가 주사기 바늘에 의한 손상으로 B형간염·C형간염 및 HIV와 매독 등 4대 혈액매개 감염질환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도록 안전침을 모든 부서에서 시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병원측 부담이 만만치 않지만, 혈액매개질환 감염에 대한 의료진의 업무스트레스가 되풀이되면 환자 진료에도 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의사와 환자가 모두 안전한 진료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 도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이처럼 안전한 진료환경 구축을 위한 비용부담을 병원측이 질 수 밖에 없는 실정과 관련, "주사침 등에 의한 자상 사고를 막기 위한 정책이나 교육 등 병원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불가피한 경우에까지 모든 부담을 병원에 떠넘기는 것은 부당하다"며 정부 차원의 법적·제도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송은규 전남대병원장도 "안전침이 급여에 적용되지 않아 상당한 비용 부담이 예상되지만, 의료종사자를 혈액 매개성 질환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병원에서 차액을 부담키로 했다"며 "병원감염 관리 부문에서 선진국에 뒤떨어진 국내 의료환경을 개선하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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