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포괄수가제 핑크빛 평가 '제 논에 물대기'

신포괄수가제 핑크빛 평가 '제 논에 물대기'

  • 고신정 기자 ksj8855@doctorsnews.co.kr
  • 승인 2012.04.10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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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영건 교수, 시범사업 확대 앞두고 효과론 정면 반박
"신포괄수가제 비용절감 효과?...병원 입장은 외면"

정부가 7월 신포괄수가제 시범사업 확대를 예고하고 나선 가운데, 신포괄수가제의 효과성을 강조한 정부의 입장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주장이 나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영건 차의과학대학교 교수.

지영건 차의과학대학교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10일 의견서를 통해, 비용예측가능성이 높고 환자의 만족도가 높다는 정부의 신포괄수가제 시범사업 자체평가는 '아전인수'식 해석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지 교수는 먼저 "지불정확성이 높다고 하는데 그 근거를 들여다보면 행위별로 청구했을 때의 진료비 평균값이 100인데 신포괄수가로 청구했을 때 진료비 평균값이 99~101에 이른다는 것"이라면서 "이는 순환 논리의 모순으로 신포괄수가를 행위별 진료비의 평균값으로 정해놓았다면 신포괄로 청구했을 때 진료비 평균값은 당연히 100에 근접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지불정확성 비교 대상 또한 이전의 DRG로, 신포괄수가제의 불정확성이 높다는 것은 결국 신포괄수가 진료비와 행위별 진료비의 편차가 DRG 진료비와 행위별 진료비의 편차보다 작다는 의미"라면서 "DRG와 비교해 신포괄수가가 행위별과의 편차가 적은 당연한 결과"라고 평가절하했다.

아울러 지 교수는 환자의 만족도가 높다는 정부 측 평가결과에 대해서도 정면 반박했다.

그는 "시범사업을 진행했던 일산병원에서 환자들을 대상으로 만족도 설문을 실시했는데 문항 자체가 '신포괄수가제도는 퇴원시 진료비가 예측가능한 제도입니다.  만족하십니까' 등이었다"면서 "만약 문항을 '행위별수가제도는 환자가 받는 검사와 치료에 대해서만 돈을 내는 것이고 신포괄수가제도는 검사나 치료를 많이 한 환자나 적게 한 환자나 돈을 똑같이 내는 것이다. 어떤 것을 선택하겠느냐'고 물었으면 답은 달라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 교수는 신포괄수가제도에 대한 정부의 이 같은 평가가 제도를 바라보는 시각을 반영한 결과라고 봤다. 지불자적 시각에 치우쳐 있다는 얘기다.

지 교수는 "공단의 입장에서는 행위별 수가로 지불할 때와 신포괄수가로 지불할 때, 얼마나 지급액이 감소했느냐를 예측하는 것이 중요했을 것"이라면서 "그렇다보니 병원 비용 변화에는 별다른 관심이 없이 행위별 수가와의 비교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병원 입장에서 신포괄수가제도의 이점을 행위별 수가와 비교하기 위해서는 고장 비용과 직접비용의 비율이 어떻게 정해졌는지가 관건"이라면서 "신포괄수가제도가 '비용절감이 되므로 좋다'는 주장을 하려거든 병원의 입장에서도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점을 입증하는 것이 시범사업을 통해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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