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인력 부족" 연구 낸 정형선 교수 발제자로
토론자 인력증원 찬성측 편향...의료계 몫 없어
향후 의사인력의 공급부족 현상이 우려된다는 정부 연구용역보고서가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관련 세미나를 개최키로 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공단은 통상적인 이슈 점검차원이라고 배경을 설명했지만, 발제자와 토론자 구성이 의사인력을 찬성하는 측으로 편향돼 의사인력 증원을 위해 여론몰이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오늘(13일) 오후 공단 대강당에서 '건강보장 미래발전을 위한 의료인력 적정화 방안'이라는 주제로 정책세미나를 개최한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정부 용역을 받아 '적정 의사인력 및 전문 분야별 전공의 수급추계 연구'를 수행했던 정형선 연세대학교 교수가 직접 발제자로 참여할 예정이다.
앞서 정 교수는 해당 연구보고서를 통해 '2020년이 되면 국내 의사 수가 적정수준 보다 최소 3만4000명, 최대 16만1114명이 부족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고, 의사인력 적정화 논란에 불을 붙였다.
정형선 교수는 이날 토론회에서도 의사인력 증원의 필요성을 강조할 것으로 전해졌다.
정 교수는 토론회에 앞서 공개한 발표자료를 통해 "의료비 변수만을 고려한 경우 인구 천명당 필요 임상의사수는 2010년 2.3명, 2020년에는 3.8명이며 의료비 외에 경제사회적 및 의료제도적 변수를 추가 투입한 경우 2010년 인구 천명당 3.5명, 2030년에는 3.2명"이라고 밝히면서 "우리나라 의사 수는 한의사를 포함하더라도 2009년 현재 1.9명에 불과해 수요에 비해 20%부족하며, 향후에는 더욱 부족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또 "한국의 의사 수 및 의대 정원은 OECD 평균보다 낮은 수준이며, 특히 산부인과 및 정신과와 같은 특정분야에 있어서는 더욱 낮다"고 밝히면서 "의료인력 부족은 의사의 업무를 과다하게 하고 환자의 만족도는 낮추어 의료서비스의 질을 저하시킨다"고 우려를 표했다.
정 교수는 의사인력을 무분별하게 늘려서는 안된다는 의료계의 주장도 반박했다.
그는 "그간 의대정원축소 주장의 근거로 내세워졌던 의사유인수요론과 목표소득가설은 설득력이 낮다"면서 "의사로서의 양심을 저버리는 유인수요는 도덕적으로 비난받을 행위이지 의사수 증가 반대의 이유로는 적합지 않다"고 밝혔다.
토론자들의 의견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전망이다.
이날 세미나 토론자로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의 신현호 변호사와 한국노총의 김선희 국장,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안기종 대표,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인수범 연구위원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의료단체 인사들은 단 1명도 초청받지 못했다.
공단 관계자는 "보험자의 입장에서 각종 보험 및 의료관련 이슈를 점검하고 생각을 공유하자는 취지로 정책세미나를 개최해 오고 있다"면서 "이번 세미나도 같은 맥락에서 기획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의료계 인사들이 토론에서 배제된 데 대해서는 "의료계에 워낙 예민하고 민감한 사안이어서 토론자로 초청하지 않았다"면서 "다른 초청인사들 모두 그간 의료인력정책에 관심을 가져왔던 전문가들인 만큼 발전적인 논의가 이뤄질 것을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