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빠진 의료인력 토론회 "의사 늘려야 " 한목소리

의사 빠진 의료인력 토론회 "의사 늘려야 " 한목소리

  • 고신정 기자 ksj8855@doctorsnews.co.kr
  • 승인 2012.09.13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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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노동단체, 공단 주최 정책토론회서 목소리 높여
의료인 패널 배제...김종대 이사장도 "안타깝다" 문제제기

국민건강보험공단은 13일 의료인력 적정화 방안을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에는 시민사회노동단체들만이 토론자로 초청받아 의견을 나눴다.

시민·사회·노동단체들이 의사인력 확충을 요구하며 한 목소리를 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13일 공단 대강당에서 '의료인력 적정화 방안'을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발제자로 참여한 정형선 연세대학교 교수는 "우리나라 의사 수는 한의사를 포함하더라도 2009년 현재 인구 1000명당 1.9명에 불과해 수요에 비해 크게 부족하며, 향후에는 더욱 부족할 것"이라고 기존의 연구내용을 재확인하면서 "의대 정원을 현재 3000명 수준에서 3600명 수준으로 20% 가량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토론자들의 의견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신현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보건의료위원장(법무법인 해울)은 "기피과는 의사 부족에 시달리지만 인기과는 재수·3수를 감수하기도 하고, 지방병원은 환자가 없지만 대도시는 환자가 진료를 수개월간 기다려야 하며, 공보의는 부족하지만 민간병원은 입사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현재 우리나라 의사 수가 부족하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의대정원 20% 증원이 제안됐지만, 보건복지부가 시뮬레이션을 한 결과에 따르면 그 정도 숫자로는 미래를 보장할 수 없다"면서 "OECD를 쫓아가려면 의대정원을 지금의 2배 정도로 늘려야 하며, 특히 취약계층보호와 공공의료강화를 목표로 정부가 전략적으로 공중보건의사를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과거 장기복무 군인이 부족했을 때 군복무관 제도를 시행했던 것처럼 일반의과대에 정원외 입학생을 추가하거나, 국방의학전문대학원 제도 등을 도입해 국가가 전액장학금과 생활비를 지급해 공공의료인력을 육성하고, 그대신 지방공사의료원 등에서 일정기간 의무복무토록 하는 등의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제안이다.

그는 "로스쿨이 생기면서 법학과 정원에서 올해 1500명 수준까지 증가, 대국민 변호사 접근권이 높아지고 있는 것처럼 단순히 의대정원을 수치적으로 늘리기보다는, 사회적인 측면에서 시각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환자단체도 의견을 같이 했다.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병원에서 의사가 제공해야 할 서비스를 간호사나 기사가 제공하는 말도 안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고 있으며, 연합회 설문조사 결과 중증입원환자의 83%가 하루에 의사를 보는 시간이 2분에 불과하다고 밝혔다"면서 "환자 입장에서 보자면 우리나라 의사 수는 절대적으로 부족한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또 안 대표는 "절대적 숫자도 부족하지만, 현재 의사인력 수급의 가장 큰 문제는 편중현상"이라고 지적하면서 "의사 수를 늘려서, 의사들이 먹고 살기 위해서라도 지방에서 일 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노동단체를 대표해 참석한 김선희 한국노총 사회정책국장도 "우리나라의 의료접근성이 높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진료시간은 매우 짧다"면서 "이는 접근성이 높지만, 환자의 만족도는 낮다는 의미로 의사인력 확충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그는 "의료계가 인력확충에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수입"이라면서 "대형병원과 도서지역의 수가를 똑같이 줄 필요가 있느냐. 지역별·과목별로 상대가치점수와 수가를 달리해, 지역 의사들이 적정한 보상을 가져갈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는 것도 방법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날 토론회는 '의료인력의 적정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였지만, 당사자인 의료계 인사들은 단 한명도 초청받지 못해 '반쪽짜리' 토론회라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김종대 공단 이사장 조차 "안타까운 일"이라고 언급했을 정도.

김 이사장은 "다양한 보건의료직종이 있지만 국민의료에 대한 책임과 기능·역할의 70% 이상은 의사가 해야 한다고 생각할 정도로, 의사가 보건의료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라면서 "오늘 토론에서는 수요자들이 중심이 되어 의사 수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의사협회는 그 반대의 주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의료계의 의견을 함께 듣지 못해 대단히 안타깝다"고 밝혔다.

김 이사장은 "의사증원에 반대하는 의견들을 비공식적으로라도 듣겠다"면서 "찬성과 반대측 논리를 모두 듣고 보험자의 입장을 정리해 추후 보건복지부에 의견을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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