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의사 투쟁 동참 호소..."더 기다릴 수 없어"
노 회장은 12일 단식에 돌입하기 직전 기자회견을 열어 "무기력하게 잠들어 있는 의료계가 깨어나, 의사들의 간절한 염원이 큰 파도를 일으킬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노 회장은 의료제도의 뒷걸음이 지속되고 정부의 통제일변도 관치의료가 계속되면서 의사와 국민은 최선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권리와 제공받을 권리를 잃고 있다며 "모든 것을 제대로 바로 세우기 위한 투쟁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의료제도의 근본 문제를 '저수가'로 규정하고 "공산주의와 다름 없는 정부의 일방적인 수가결정구조로 인해 국민의 건강과 생명에 피해가 돌아가는데도, 이를 외면하고 저항하지 않는다면 의사로서의 양심을 포기한 것과 다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 앞이 아닌 의협회관에서 단식을 시작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우리가 먼저 바뀌어야 제도와 정부를 바꿀 수 있기 때문"이라고 잘라 말했다. 의사 스스로 용기를 내어 현 제도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의지를 보여주어야만 제도가 바뀔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어 "학문적으로 검증된 의학지식과 의사의 양심에 따라 진료하고, 그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받는 의료환경을 위해 대한민국 모든 의사들이 깨어나 용기를 갖고 일어서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최근 의협의 투쟁 로드맵이 공개되자 의료계 지도자들을 중심으로 '시기 상조' 등 우려의 시각이 제기된데 대해 노 회장은 "어떤 지도자분은 정부가 성분명처방을 발표하는 시점 정도는 되어야 투쟁이 가능하다는 말을 하는데, 이는 매우 무책임한 발언"이라고 지적하고, "'하면 된다'와 '되면 하겠다'의 차이다. 더 기다릴 수 없다. 여기서 더 후퇴할 수록 전진은 더욱 어렵다"고 강조했다.
교수와 전공의들에게도 투쟁에 동참해 줄 것을 당부했다. 노 회장은 "의료의 왜곡은 남의 일이라고 생각하십니까?"라며 묻고 "'어쩔 수 없다', '이대로 괜찮다'는 생각을 거두어야 한다"고 말했다.
노 회장은 이날부터 일주일간 단식투쟁을 진행한 뒤 회원들의 동참 의지에 따라 단식 일정의 연기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노 회장은 현재 의협회관 7층 사석홀에 마련된 임시 거처에서 단식투쟁을 진행 중이며, 단식투쟁을 지지하기 위해 찾아 온 회원들의 방문을 받고 있다.
개원의·전공의 '주 40시간' 투쟁 본격화
회원들의 동참 의지는 투쟁 로드맵에 대한 자발적 참여도에 따라 판단될 것으로 보인다. 의협이 지난 7일 발표한 로드맵을 일부 수정, 이날 새로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개원의는 주 40시간 근무와 토요일 휴무를 원칙으로 한다. 첫 참여일은 17일부터이며 전국 회원들이 단계적으로 참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공의 역시 주 40시간 근무와 토요일 휴무를 원칙으로 하되, 적극적인 참여를 위한 제반 준비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약 2주간 홍보 강화를 통해 단계적으로 참여율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같은 1단계 투쟁에도 불구하고 대정부 협상에 진전이 없을 경우, 26일부터 '평일 휴진'에 들어간다. 개원의·전공의는 주 40시간 및 토요일 휴무와 함께 주중 1일 휴무에 돌입하며, 백내장수술·자궁및부속기적출술·탈장수술·치질수술·편도선제거술 등 포괄수가제 해당 질환 중 비응급수술에 대한 무기한 수술 연기를 실시한다.
2단계 투쟁 역시 진전이 없는 경우 12월 10일부터 개원의 주중 휴무를 2일로 늘리고, 1주일 뒤부터는 개원의와 전공의 전면 파업으로 맞설 계획이다. 마지막 단계 투쟁에는 교수와 봉직의까지 모두 동참해 전 의료계의 동맹 파업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송형곤 총무이사 겸 공보이사·대변인은 "이번 투쟁의 기조는 민초 회원들로부터 각성해 단체행동의 필요성을 느끼고 투쟁의 현장에 동참토록 하는 것"이라며 "회원들의 참여도를 다양한 채널을 통해 종합적인 검토 과정을 거쳐 확인한 뒤 로드맵을 유동적으로 재설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투쟁의 동력은 일선 회원들의 공감대 형성과 참여"라고 강조하고 "여러가지 방식으로 여론을 수렴해서 최선의 결과가 도출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