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회서 공제조합설립준비TF 구성 결의 "공제회 살려내야"
의협 대의원총회는 28일 공제조합 설립 규정을 명시한 의협 정관개정안을 부결시키고, 대신 빠른 시일내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조합 설립 준비에 만전을 기하기로 결의했다. 태스크포스는 대의원회 운영위원회를 중심으로 운영하되, 관련 전문가들이 참여해 폭넓은 의견 수렴을 거치기로 했다.
이날 대의원들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제기됐던 공제조합 설립을 둘러싼 정부와 의협의 갈등을 놓고 격론을 벌였다.
양재수 대의원(경기도)은 보건복지부가 공제조합의 지배권을 의협으로부터 분리시켜 추후 모든 보건의료관련 전문직종으로 확대시키려는 속내가 있다며, 이익잉여금 40억여원을 포함한 90억여원에 달하는 공제회 자산을 공제조합으로 모두 이관하라는 요구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유영구 대의원(대구)은 현행 의료분쟁조정법은 공제조합의 설립·운영 주체를 대한의사협회로 명시하고 있고, 조합의 임원 및 대의원 등 운영 주체를 의협 중심으로 구성하는데 대해 보건복지부가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있는 만큼 지배권 상실에 대한 우려는 기우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또 공제회 자산 이관 문제 역시 복지부는 특정 금액을 명시하지 않고 있어 의협이 정산 과정을 통해 얼마든지 이익 잉여금 등을 이관하지 않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무엇보다 공제사업은 정치적 이해 관계를 떠나 의사 회원에게 반드시 필요한 것인 만큼 어떤 형태로든 존속시켜야 한다는 주장에 무게가 실렸다.
장현재 대의원(서울)은 "법인 전환 시한을 경과함에 따라 현재 의협 공제회는 신규 회원 가입, 기존회원 갱신 등 사업을 하지 못해 막대한 손실을 입고 있다"며 "이는 모두 회원들의 피해로 이어지고 있어 빠른 시일내에 공제조합이 설립·운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배상공제 시장에서 보험요율을 정할 때 의협 공제회가 기준이 되고 있다"면서 "우리가 공제조합을 운영하지 않을 경우 요율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사라지게 돼 보험료가 급등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결국 대의원들은 의협의 지배권 상실, 자산 이관 등 우려에 따라 의협 정관에 공제조합 설립 관련 규정을 신설하는 방안은 일단 부결시켰으나, 회원들의 권익보호를 위해 공제조합 설립·운영의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이를 위한 후속 조치를 논의하는 태스크포스 구성에 중지를 모았다.
장현재 대의원이 제안한 태스크포스 구성안은 총회 본회의에서 표결에 부쳐져 찬성 144명, 반대 4명, 기권 2명으로 96%의 압도적인 지지 속에 가결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