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대의원회, 부당이득 징수 시한 규정 건보법 개정 촉구
차등수가제·당연지정제 폐지-건보 수가현실화 노력도 주문
심사조정 이의신청과 마찬가지로, 심평원의 재심사에도 소멸시효를 부여하는 방안이 추진될 전망이다.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는 28일 보험분야 현안을 다루는 제2토의안건 심의분과위원회를 열어 이 같이 의견을 모으고, 세부방안 수립과 계획 추진에 관한 사항을 의협 집행부에 위임했다.
해당 안건은 서울시의사회에서 올라온 건의사항 중 하나로 박홍준 서울시대의원은 이날 제안설명을 통해 "심사조정 이의신청 기한은 90일로 정해져 있지만, 심평원의 재심사와 이를 통한 부당이득 환수는 무기한으로 이뤄진다"면서 "이는 형평성에 어긋나는 조치로, 법 개정작업 등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산심사 소급적용 등이 대표적인 예. 박 대의원은 "이미 심사를 통해 의료기관에 급여비를 지급해 놓고, 심평원이 뒤늦게 심사기준이 바뀌었다던지 전산심사 대상에 포함됐다는 등의 이유로 이를 소급해 재심사를 해 환수하는 조치가 반복되고 있다"면서 "이 같은 부당삭감으로 인해 회원들의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심평원의 재심사나 공단의 부당이득 환수에 대해서도 심사조정 이의신청과 마찬가지로 시한을 두어야 한다"면서 "필요하다면 국민건강보험법 등 관련 법률을 개정해 회원들의 피해를 줄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의원들은 부당삭감·환수조치에 대한 또 다른 대책으로 심평원이 고시내용을 개별회원에게 직접 고지하도록 제도를 개선하고 전산심사 및 융합심사와 관련된 문제점을 해소하며, 동일사항에 대한 삭감이 2회이상 반복될 경우에도 심평원이 해당 요양기관에 그 내용을 고지해 동일한 삭감이 반복되지 않도록 보호조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대의원들은 ▲건강보험 법·제도·규제 개선 ▲건강보험 재정확대 및 보장성 강화 대응방안 마련 ▲건강보험 수가현실화 ▲급여기준 개선 ▲보험약제 관련 대책 마련 등도 요구하면서, 세부안건들에 대한 계획을 마련 적극적으로 추진해 줄 것을 집행부에 주문했다.
또 보장성 강화 대응방안으로는 △선심성·정략적 보장성 확대 방지를 위해 의료계가 참여하는 특별심의기구 설치 △비급여 항목의 무분별한 급여화 반대 △보편적 의료(필수의료)와 양질의 의료(선택의료)가 양립할 수 있는 의료시스템 촉구 등을, 건강보험 수가 현실화 방안으로는 △물가인상률 이상의 수가인상 법제화 △의료수가 원가보전 △처방료 및 의원관리료·의학상담료 등 수가항목 신설이 세부과제로 제안됐다.
이 밖에 대의원회는 각종 보험약제 관련 사항으로 △원외처방 약제비 환수대책 마련 △DUR 수가 산정 △3차 의료기관 3개월 이상 장기처방 지양 및 1차 의료기관 재의뢰 △상급의료기관 처방약 동네의원 재처방시 심사불이익 개선 등을 주문하면서, 제도 개선을 위한 의협 집행부의 노력을 당부했다.
한편 의협은 이날 회의에서 지난해 수임사항 처리현황을 대의원회에 보고하고, 불합리한 보험제도 개선을 위해 앞으로도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유승모 의협 보험이사는 "지난 1년간의 노력으로 건정심의 구성을 현재 가입자와 공급자·정부가 각각 8인 동수로 참여하는 구조에서 공급자와 가입자 위원을 각 5인씩 동수로 하고 공익위원을 3인으로 하는 구조로 개편하는 내용의 국민건강보험법이 국회에 제출됐으며, 수가협상 결렬시 건정심 의결전 추가논의를 할 수 있는 주쟁기구 설치 등을 골자로 하는 법 개정안이 조만간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 보험이사는 "이 밖에 건강보험 무자격자 관리를 의료기관에 떠넘기려는 정부의 시도를 저지했고, 논란 끝에 최대 1년으로 규정되어 있던 골다공증치료제 급여기한 제한을 없애는 등의 성과들도 있었다"면서 "대국회와 대정부 정책협의를 강화해 중요법안들이 최종적으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한편 각종 불합리한 제도와 규제를 개선, 회원들의 권익을 높일 수 있도록 앞으로도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