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중증질환 보장강화에 건보 흑자분 '올인'

4대 중증질환 보장강화에 건보 흑자분 '올인'

  • 최승원 기자 choisw@doctorsnews.co.kr
  • 승인 2013.06.26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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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별도 재원없는 보장성 강화 '사상누각' 우려
경기불황탓 건보 누적흑자 6조원 중증강화에 그대로...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이 4대 중증질환 보장강화안을 발표하고 있다. ⓒ의협신문 김선경
박근혜 대통령의 보건의료 핵심공약인 4대 중증질환 100% 보장안이 모습을 드러냈다. 보건복지부는 4대 중증질환의 비급여 진료비나 약제비를 필수의료로 선정해 급여화율을 100%에 가까운 99.3%까지 점차 끌어 올린다는 계획을 26일 발표했다. 발표대로 라면 4대 중증질환에 대한 박 대통령의 100% 보장공약은 현실화가 된 것이다.

그런데 이상한 것인지, 신통한 일인지 박 대통령의 공약을 실현하는데 돈이 추가로 들지 않을 것으로 발표됐다. 초기에는 4대 중증질환 공약을 현실화하기 위해 담배값을 올려야한다거나 보험료율을 평상시보다 더 올려야 한다는 말이 있었지만 쏙 들어갔다.

보험료를 올리지 않거나 담배값을 올리지 않았는데 4대 중증질환 보장률을 올릴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답은 불황이다.

경기가 불황을 겪으면서 환자들의 수진량이 줄었다. 건강보험재정 흑자규모가 지난해 3조원, 올해도 최소 3조원이 예상돼 올해 말에 6조원의 누적흑자분이 생기고 흑자기조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여 5년간 추가재정이 필요없을 것이라는 것이 보건복지부의 전망이다.

결국 박 대통령의 대표적인 보건의료 대선공약은 보건의료 관련 재원을 늘려 전체 보장성 재원을 키우는 방향이 아닌 어차피 흑자가 나 이런저런 보장성 강화에 넣을 돈을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에 투입하도록 만드는 '이전' 효과만 발생시킨 결과가 됐다.

대통령이 4대 중증질환 보장성 대선공약을 하지 않았더라도 흑자분 6조원은 보장성 강화를 비롯해 다양한 필요성에 따라 쓰였을 가능성이 높다.

여러가지 필요성을 검토해 결정할 흑자분 투입범위를 안그래도 비교적 보장률이 높은 4대 중증으로 제한했다는 점에서는 오히려 마이너스라는 비판적인 시각이 있는 이유다. 2011년 4대 중증질환의 건보 급여율은 89.8%로 다른 질환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의료계 일부에서는 흑자분을 4대 중증질환의 보장성 강화뿐 아니라 저수가를 개선하는 용도 등으로도 써야 하는데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에 올인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대한의사협회는 "추가재원 확보없이 보장성을 확대한다는 것은 사상누각에 불과"하다면서 "별도의 재원 확보를 위해 국고 지원을 확대하거나 건강세 신설 등을 반드시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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