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헌 한양대구리병원장 "구리·남양주 아우르는 지역 지킴이 될 것"
"병원 이름에 '구리'가 들어가 있어서 오해들을 하시는데, 구리는 좁아요. 서울 동북부와 구리시, 남양주시를 아우르는 대학병원으로서 역할을 다할 겁니다."
시원시원한 직설화법이 인상적인 김경헌 한양대학교 구리병원장은 한양대의료원이 올해부터 도입한 '책임경영제'의 첫 대상자다.
통상 2~3년 단위로 정해지는 병원장 임기를 과감히 없앤 이 제도는 임원이 바뀔 때마다 추진 사업의 지속성이 떨어지는 점을 보완한 강점을 지니지만, 지도자로서는 그만큼의 책임감을 안고 부담을 감수해야 하는 측면이 있다.
이달 취임 5개월차를 맞은 김 병원장은 최근 <의협신문>과 만난 자리에서 "한마디로 일을 못하면 나가라는 소리"라고 스트레스를 호소하면서도 "장점은 분명히 있는 것 같다"면서 병원 발전에 무한애정을 드러냈다.
"원래는 연임이 거의 없다보니 반년 정도의 적응기간이 끝나고 뭐 좀 해보려고 하면 레임덕이 오기 일쑤였죠. 주차문제도 그렇고, 외래공간도 협소하고… 할 일이 산적해있으니 차근차근 해결해보려 합니다. 진료환경이 엄청나게 좋아질 거예요."
모교 출신 마취통증의학과 의사인 그는 한양대병원 본원에서 14년간 재직해오다 2001년 구리병원으로 둥지를 옮겼다. 과 전공의가 없어 초기 2년 동안은 직접 당직을 서면서 온갖 역할을 도맡았다고.
"마취과장, 교육연구부장, 부원장 등의 보직을 맡으면서 안 해본 일이 없다"고 회고한 그는 "마취과에 있다 보면 다른 과의 사정을 곁에서 보고 평가를 좀 더 객관적으로 내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마취과 출신 병원장으로서의 자부심을 나타냈다.
현재 신축을 추진하고 있는 병원 신관은 8월말께 공사에 돌입할 예정이다. 지하 5층, 지상 5층 높이의 건물로 각종 연구시설과 건강검진센터를 들인다는 계획. 여기에 '어지럼증센터'를 개소해 이비인후과를 키우겠다는 복안도 세워두고 있다.
김 병원장은 "주민들에게 다가가기 위해서는 안과와 이비인후과를 좀 더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어지럼증과 코 같은 분야는 조금만 투자해도 이미지가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열심히 일하는 의료진을 격려하기 위한 업무평가제도 김 병원장의 적극적인 건의로 내년 3월부터 시행된다. 의대 소관으로 돼 있는 교수별 봉사점수 등의 평가항목을 병원으로 가져와서 밀착형으로 교수들의 성과를 독려한다는 방침이다.
끝으로 그는 "한양대병원의 존재감을 널리 알리고 싶다"며 지역사회 이미지 개선에 주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일하는 의료진을 독려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 겁니다. 열심히 일하는 의사가 가장 보기 좋으니까. 많은 돈을 벌어오라고 하는 건 절대 아닙니다. '돈돈돈' 하다 보면 환자가 돈으로 보이잖아요. 서울 동북부와 구리시, 남양주시의 건강 지킴이로 존재감을 널리 알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