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어려운 환자 선별해 편의 제공” 벌금 낮춰준 원심 유지
환자들에게 교통편의와 식사를 제공해 의료법 위반으로 기소된 병원이 유죄를 인정받고도 벌금을 대폭 감면 받는 이례적인 판결을 받아냈다.
대법원 제1부는 최근 청주시 소재 모 병원 사단법인과 행정부원장이 환자유인 행위로 기소된 사건에서 이들의 상고를 기각해 30만원 벌금형을 유지했다.
이 병원은 2010년부터 1년여간 차량 3대를 이용해 신장투석환자 약 40명에게 무상으로 집과 병원까지 왕복으로 태워다 주는 등 교통편의와 식사를 제공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에서 청주지법은 "영리를 목적으로 환자를 의료기관에 유인하는 행위를 했다"며 각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지만, 항소심에서의 판단은 달랐다.
불특정 다수가 아닌, 교통이 취약한 곳에 거주하면서 중증 장애가 있는 만성신부전환자들을 엄격히 선정해 교통편의를 제공했다는 병원측 주장을 일부 받아들인 것이다.
당시 재판부는 "현 규정에 따라 교통편의제공에 대한 사전승인을 받지 않았고, 이 병원에서 무료로 차량을 태워준다는 주변 사람들의 말을 듣고 찾아갔다는 환자 증언들에 미뤄 환자를 유인하는 행위에 해당한다"면서도 "위법의 정도가 크지 않다"고 판시했다.
"병원이 오로지 영리를 목적으로 이 같은 행위를 한 것으로 볼 수는 없고, 신장 투석으로 거동이 불편한 환자를 위한다는 차원에서 차량편의를 제공한 측면도 있다고 보인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원심의 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며 벌금을 각 100만원에서 30만원으로 낮춰준 항소심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원심에서 해당 행위를 유죄로 인정한 것은 정당하다. 사실을 잘못 인정하거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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