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A씨 업무정지 취소소송에 "제출 거부는 위법" 패소 결정
진료에 관한 전산기록 제출 명령을 거부한 의사에게 내려진 업무정지 처분이 적법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 의사는 보건복지부의 서류 제출 명령에 전산기록은 '서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면서 소송으로 맞섰지만, 법원은 서류의 개념에 전산기록이 포함된다고 해석하면서 보건복지부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 제2부는 최근 의사 A씨가 보건복지부를 상대로 낸 요양기관 업무정지 처분취소 소송에서 전산기록 제출 거부가 관계서류 제출명령을 위반한 것에 해당한다는 원심 판결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우선 컴퓨터 등 전산기록장치에 의해 저장·보존된 전산기록이 서류의 통상적인 의미를 벗어나는지 여부를 고찰하면서 현행법상 전자문서가 일반적으로 문서의 효력을 가진다는 점을 언급했다.
이 같은 입법추세에 따라 의료 관련 영역에서도 의료법, 의료급여법 시행규칙 등에서 진료기록부, 간호기록부 등을 전자서명이 기재된 전자문서로 작성·보관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재판부는 "사회적 변화 및 관계 법령의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전산기록이 서류라는 문언의 의미에서 벗어난다고 볼 수 없다"면서 A씨에 대한 행정처분 근거가 된 건강보험법상 '서류'에서도 전산기록이 포함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구 건강보험법 등에 의하면 보건복지부는 요양급여 비용의 심사청구를 대행하는 단체에 대해 필요한 자료 제출을 명할 수 있는데, 여기에 전산기록도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되는 점을 보더라도 '서류'에는 전산기록까지 포함된다고 해석하는 게 타당하다"고 밝혔다.
제출명령 위반으로 업무정지 처분을 내린 것은 과도하다는 의사측 주장에 대해서도 "A씨가 이전에도 요양급여를 부당청구해 환수당한 점이 있는 점 등에 비춰보면 처분에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