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의총, 25일 부산 학술대회장에서 '피켓시위'
의협 집행부도 참여...연수평점 취소 등 조치
의학 학술대회에 한의사가 나와 강연하는 것에 반대하는 항의시위가 행사장 현장에서 벌어질 예정이다.
대한의사협회와 전국의사총연합(전의총)은 오는 25일 부산 아르피나 유스호스텔 2층 그랜드볼룸에서 열리는 부산경남중독연구회·한국중독정신의학회 공동 주최 심포지엄 행사장 앞에서 한의사 출강에 반대하는 항의방문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24일 밝혔다.
이날 항의방문에는 대한의사협회 추무진·김지완 정책이사와 강대식 전의총 공동대표가 나설 예정이다.
알코올·인터넷 중독 등을 다루는 이날 심포지엄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부분은 ▲한의학적 임상접근 ▲신경생물학적 측면과 침술이란 제목의 두 강연. 이들 강연의 연자는 현직 한의대 교수인 양 모씨와 조 모씨가 맡는다.
의료계는 한방약침 등 의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시술로 인한 국민건강의 폐해가 잇따르고 있는 상황에서 의학 학술대회에 한의사가 연자로 나와 한방 시술 관련 강의를 한다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분위기다.
의협은 이미 이날 심포지엄에 부여하는 연수평점을 5점에서 4점으로 1점 취소한다고 주최측에 통보했다. 심포지엄 주최측에 한의사 강연 코너를 취소할 것을 수차례 공식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평점 취소라는 특단의 조치를 취하게 된 것이다.
이날 항의방문에 참여하는 추무진 의협 정책이사는 "의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무분별한 한방시술로 인해 피해를 겪는 국민들이 늘어가고 있다"며 "철저한 과학중심의 현대의학을 논의하는 자리에 한의사가 강의시간을 갖는다는 것은 적절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강대식 전의총 공동대표도 "최근 한의계는 천연신약물 독점권 주장, 한의약 단독법 입법발의 등 움직임을 보이며 현대의학 입장에서 근거가 미약하고 혹세무민하는 주장을 매스컴을 통해 홍보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정통의학을 다루는 학술행사에 한의사를 강사로 부른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날 심포지엄에는 의사 뿐만 아니라 간호사·상담심리사 등도 참석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구체적으로 어떤 강의 내용인지는 모르겠으나 한방에 대한 곡해가 생길 우려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강 대표는 한의사 강의 시간에 맞춰 낮 12시 부터 행사장 입구에서 피켓시위를 벌일 예정이며, 심포지엄 주최측 대표를 만나 재발방지 약속을 받아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4월 개최된 제65차 정기대의원총회에서는 의과대학 교수의 한의대 출강금지와 한의사 대상 연수강좌 금지를 의결했다. 의협은 이후 전국 41개 의과대학 및 전문학회에 공문을 발송해 직역별 의료행위에 맞는 의학 및 한의학 교육과정이 정립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협조를 요청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