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뜻 대로 간다"...의·정 극한 대립 예고

기재부 "뜻 대로 간다"...의·정 극한 대립 예고

  • 고신정 기자 ksj8855@doctorsnews.co.kr
  • 승인 2013.11.13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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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보건의료5단체·시민단체, 서비스발전법 반대
"산업계 발전 위해 반드시 필요"...기재부 '마이웨이'

 1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서비스산업발전 기본법' 정책토론회에서 토론자로 참석한 송형곤 부회장(왼쪽에서 세번째)이 의협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의협신문 김선경
보건의료단체들과 정치권·시민단체들이 한자리에 모여, 정부의 서비스산업발전 기본법 제정 움직임을 한목소리로 규탄했다.

기재부는 산업 및 경제발전을 위해 의료를 포함한 서비스산업 전반에 육성·지원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재확인, 향후 법 제정을 둘러싼 치열한 갈등을 예고했다.

민주당 김용익·김현미 의원은 의협 등 보건의료 5단체과 함께 '보건의료 관점에서 본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의 문제점'이라는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열고, 뜻을 함께 했다.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산업계 이익 늘리려는 정부 독재법"

보건의료단체와 정치권·시민단체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제정 움직임을 산업측면에서의 이익창출을 늘리기 위한 '의료 산업화' 시도로 규정하면서, 국민의 건강권 측면에서 결코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발제를 맡은 우석균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실장은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은 사회공공성을 산업발전의 장애로 보며 모든 것을 산업과 이윤의 창출로만 평가하려는 기재부 독재법"이라고 규탄했다.

▲ ⓒ의협신문 김선경
그는 "의료 등 공공사회정책의 영역을 산업으로 취급한다는 점, 의료의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를 제쳐두고 기재부가 직접 관련부처의 관련 사안이나 법령을 개폐할 수 있다는 점 등에서 문제가 크다"면서 "서비스산업발전법은 정부가 그간 추진해왔던 의료상업화와 민영화를 보다 강력하게 추진하겠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서비스산업발전법이 도입되면 원격의료, 영리병원 허용, 의료기관의 상업화를 위한 규제완화, 대기업 의료분야진출 허용 등으로 국민 의료비 상승, 1차 의료 및 개원약국의 몰락이 초래될 것"이라며 "법안은 폐기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형곤 대한의사협회 상근부회장 겸 대변인은 의료에 대한 이해 부족을 꼬집으면서, 정부의 태도변화를 촉구했다.

송 부회장은 "유헬스라는 환상을 꿈꾸면서 기획재정부가 단 한번이라고 의료에 대한 개념정리를 해보았는지, 한번이라도 진료현장을 제대로 보았는지 묻고 싶다"면서 "매우 드물게도 이 문제에 대해서는 정치권과 시민단체·보건의료단체들이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정부가 매우 잘못 생각하고 있다는 얘기"라고 꼬집었다.

기재부, 법 제정 의지 재확인..."민영화는 무슨" 태평

기재부는 각계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산업 및 경제발전을 위해 법 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의료서비스를 육성대상에서 제외시킬 생각이 없다는 점도 못박았다.

강종석 기획재정부 서비스경제과장은 "서비스산업이 그간 산업의 발전을 이끌어왔으나 생산성이 낮아 부가가치를 창출하지 못하고 있다. 서비스산업의 발전 없이는 우리 경제의 발전을 담보할 수 없다는 문제인식에서 작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반드시 법 제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라고 강조했다.

의료산업화, 민영화 우려에 대해서는 '걱정할 것 없다'는 입장을 냈다.

그는 "법안 속에 균형을 유지하고 가야 한다는 규정이 명시되어 있으며, 서비스산업선진화위원회에도 보건산업관계자들을 참여시킬 생각을 갖고 있다"면서 "오히려 선진화위원회가 민간의 다양한 의견을 집약해 정부에 전하는 통로가 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원격진료·영리병원 등 정부가 의료를 영리화, 산업화하려는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는 문제제기에 대해서도 "영리병원은 제주도 등 한정된 지역에서 하면 공공성이 침해되는 문제가 없지 않겠느냐"면서 "원격의료는 보건복지부 주도로 의료접근권 향상과 국민불편 해소, 동네병원 위주로 제도를 설계했다. 지켜봐야겠지만 대면진료를 대체할 정도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강종석 과장은 법 제정을 둘러싼 논란을  "용을 그리려는 등에 있는 비늘을 무슨 요양으로 그려야 하느냐는 작은 문제로 아예 용을 그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하면서, 의료서비스를 포함해 정부 입법안대로 법 제정작업을 추진해 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 ⓒ의협신문 김선경
김용익 의원 "기재부, 쓸 데 없는 짓 하고 있다" 일갈

한편, 토론회를 주최한 김용익 의원은 기재부를 향해 번지수를 잘못 잡은 일이라고 쓴소리를 던졌다.

김 의원은 "원격진료와 영리병원으로 생산을 늘리면 GDP가 늘어나긴 하겠지만, 그에 상당하는 액수가 국민의료비로 전가된다"면서 "세계 여러나라들이 국민의료비 부담을 줄이려고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마당에, 기재부가 따라가지는 못할 망정 거꾸로 정책을 펴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의료산업에 투자한데도 서비스가 급한지, 원자재나 장비쪽이 먼저인지 한번 짚어봐야 한다"면서 "병원에 가보면 다 고가의 외국장비인데도, 삼성 같은 세계적인 회사가 원격의료장비나 만들고 있다. 정부가 이런 사업들을 지원하고 발전시켜야지, 외국환자나 끌어들이자니 얼마나 쪼잔한 일인가"라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의료서비스에 투자하려면 의사나 간호사 등 고용확대에 투자할 생각을 해야 의료품질이 좋아지고 선진화가 될 것 아니냐"면서 "이런식으로 그냥 있는 구매력을 빼먹는겠다는 것은 전혀 기재부가 할 전략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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