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동의없이 영리병원 강행땐 '즉시 파업' 불사"

"의료계 동의없이 영리병원 강행땐 '즉시 파업' 불사"

  • 이석영 기자 lsy@doctorsnews.co.kr
  • 승인 2013.12.03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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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12월내 국회 통과 가능성
노환규 위원장, 4일 의료제도 바로세우기 의사행진

11월19일 열린 의료제도 바로세우기 비상대책위원회 1차 회의 모습. 비대위는 3일 3차 회의를 열어 원격의료, 영리병원을 의료계 동의없이 일방 강행할 경우 즉각 파업투쟁에 나설 것을 의결했다.  

 

정부가 원격의료·영리병원 허용을 강행할 경우 의협은 전회원의 뜻을 물어 즉각적인 파업으로 맞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제도 바로세우기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3일 오전 제 3차 회의를 열어 이 같이 결정했다.

의사-환자간 원격진료를 허용하는 내용의 원격의료법(의료법 개정안)이 지난달 29일 입법예고기간을 마치고 정부 입법절차에 들어갔다. 영리병원 허용의 법적 근거가 될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제정안 이미 정부 입법절차를 마치고 지난해 9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상정돼 소위원회 심의 단계에 접어든 상태다.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은 정부가 보건·의료 등 서비스산업에 대한 발전계획을 수립하고 기획재정부 산하에 위원회를 구성해 서비스산업 연구개발 투자 활성화, 서비스산업 분야의 정보통신 관련 기술 및 서비스 활용 촉진, 서비스산업 발전에 필요한 지원제도 등 주요 정책을 심의토록 규정하고 있다.

법률안은 매우 포괄적인 규정들만 담고 있어 구체적인 서비스업별 관련 세부조항은 찾아볼 수 없다. 그러나 지난 18대 국회에서 폐기된 법안의 재추진임을 감안할 때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이 국회를 통과·시행되면 △의료법인 병원경영지원 사업 허용 △비영리법인 의료채권 발행 허용 △투자개방형 의료법인 허용 등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이미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7일 한국개발연구원(KDI) 주관으로 열린 '서비스산업 선진화 국제포럼'에서 투자개방형 의료법인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의료계는 그러나 영리의료법인이 허용되고 의료기관의 주식·채권 발행을 통한 자본조달이 가능해지면, 해당 의료기관들은 의료서비스의 질 향상이 아닌 이윤 추구만에 몰입해 진료형태의 왜곡과 시장의 과잉경쟁, 그로 인한 의료비 폭등과 의료전달체계 붕괴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무엇보다 공공의료가 취약한 우리나라에 섣불리 영리병원을 허용할 경우 저소득 계층에 대한 진료기피 현상으로 의료 사각지대가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의협은 영리병원과 원격의료가 의료 산업화라는 공통의 맥락을 함께 하고 있어, 올해 서비스발전기본법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현재 의료계가 결사 반대하고 있는 원격의료법 역시 내년 상반기내 국회 통과·시행을 막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국회가 여야 대치 국면으로 파행중에 있으나, 정상화될 경우 오는 19일로 예정된 본회의에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이 상정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판단이다.

이날 의협 비대위는 의료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영리병원 허용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전국 의사들의 전면적인 파업으로 저항할 것을 의결했다.

비대위는 또한 정부의 원격의료와 영리병원 추진을 저지하기 위해 의사회원과 국민들에 대한 홍보가 절실하다는 판단 아래 국민과 의사 회원 대상의 서명운동을 진행하는 한편 필요하다면 뜻을 같아하는 시민단체와도 연계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빠른 시일 내에 의사회원과 국민들이 이해하기 쉬운 포스터를 제작, 배포해 병의원에 게시할 수 있도록 하고, 전체 의사회원들의 절반을 차지하는 수도권 의사회원이나 의대교수, 전공의의 투쟁 참여를 독려할 수 있도록 지역의사회 뿐만 아니라 학회나 개원의협의회 및 동문회 등 다양한 홍보 통로를 동원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는 '의료제도 바로 세우기를 위한 의사들의 행진 계획'도 잠정 확정됐다. 노환규 비대위원장(의협 회장)은 4일 부산을 시작으로 전국 16개 시도를 순회, 회원들의 투쟁 참여를 독려하는 일정에 들어간다.

강청희 비대위 간사는 "이번 투쟁준비의 효율성을 위해 비대위 산하에 실행위원회를 구성 운영키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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