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거창출임상사업단, '임상연구사업 발전 방향 토론회' 개최
2015년 3월 연구사업 종료…'결과물 활용 위해 지속지원" 목소리 높아
11일 오후 3시 서울대병원 암연구소 이건희홀에서 근거창출임상연구국가사업단(단장 양훈식·NSCR)이 개최한 '임상연구사업 발전방향 토론회'에서는 정부가 공익적 목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임상연구사업에 재정 규모를 더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임상연구사업은 2010년부터 시작해 2015년 3월에 마무리 되는데, 앞으로 연구비 지원이 중단되지 말고 계속 유지돼야 한다는 것. 하지만 임상연구사업이 계속 유지되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그동안의 성과에 대한 제대로된 평가와 사업단이 개발한 임상진료지침이 실제로 임상진료현장에서 널리 활용되도록 하는 방안 마련이 전제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주제발표를 한 허대석 서울의대 교수(서울대병원 내과)는 '국내 공익적 임상연구 실태와 발전전'을 발표하면서 "우리나라는 지난 10여 년간 신약개발을 전제로 한 '임상시험'에 대한 발전은 컸으나, '임상연구' 부문의 발전은 다소 미흡했다"고 진단했다. 국가 보건의료R&D 예산의 10% 이상을 공익적 임상연구에 투자하는 미국과 비교하면, 우리나라는 정부의 지원이 저조했다는 것.
허 교수는 "임상시험의 경우 제약회사의 투자를 받을 수 있지만, 임상연구는 그게 불가능하다"며 "정부가 공익적 임상연구에 대한 연구비 지원을 확대하고, 이를 통해 생성된 근거자료를 건강보험이나 의료체계 등 의료정책에 적극 반영함으로써 국민 건강 향상을 도모할 수 있다"고 말했다.
허 교수는 "임상진료지침이 56건, SCI급 논문이 1338건이나 나왔는데, 이러한 결과물이 제대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확산·보급에 대한 고민도 함께 해야한다"며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라고 밝혔다.
이후 박병주 서울의대 교수(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장)가 좌장을 맡아 진행된 토론에서도 정부의 임상연구사업 지원이 지속적으로 유지되고 확대돼야 한다는 의견들이 쏟아졌다.
먼저, 김영설 센터장(경희의료원 제2형단뇨병임상연구센터)은 임상연구에 대한 장기적 관심을 강조했다. 김 센터장은 "인간 자체를 연구대상으로 하는 임상연구의 특성상 기존 문헌으로만 근거를 생성하는데 한계가 있으므로 환자에 대한 장기 추적조사가 필요하다"며 "센터중심의 과제를 포기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또 "그간의 연구에서 얻은 수확은 임상연구에 대한 통찰이라고 할 수 있으며, 학계에 임상연구 분위기를 전달해 다른 병원의 연구자에게도 임상연구의 중요성을 인식시켰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또 다른 연구 기회가 주어진다면 철저한 계획을 수립해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영학 울산의대 교수(서울아산병원)은 "올해 초까지 허혈성심질환 임상연구센터에 참여한데 이어 얼마 전부터 임상연구네트워크구축과제를 수행하고 있는데, 역시 장기적 투자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기초 연구 성과가 실제 피부로 와 닿기까지는 매우 긴 여정을 거쳐야 하고, 성공률도 매우 낮다는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더 많은 연구비가 임상연구에 투자돼야 한다는 것.
김 교수는 "좋은 임상연구는 학문적인 부분에서는 진료지침에 바로 활용이 가능하다"며 "적극적인 대국민 홍보나 다양한 의료 부분에 대한 교육자료로도 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공적인 연구비의 지원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희숙 대한의학회 정책이사는 사업단(NSCR)과 대한의학회의 공조를 강조했다. 조 이사는 "의료전문가 집단과의 협의를 통해 선정한 공익적 임상연구 주제가 임상 현장에서 더욱 유용하게 활용될 것"이라며 앞으로 대한의학회와의 협력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현재 국내 공익적 임상연구사업 발전 방안 마련을 위한 기획연구를 수행중인 (주)테크노베이션파트너스의 김효정 부사장은 국내 공익적 임상연구사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제도적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점에 주목했다.
김 부사장은 "실제로 미국이나 영국은 공공조직을 통해 안정적이고 체계적인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다"며 미국의 PCORI(Patient-Centered Outcomes Research Institute), 영국의 NIHR(National Institute for Health Research)을 소개했다.
또 "미국과 영국과는 달리 우리나라의 경우 NSCR이 임상연구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일몰형 연구사업 형태라는 한계점이 있다"며 "우리나라도 국가 수준의 임상연구 마스터 플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양훈식 사업단장은 "질병 부담이 증가하는 질환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사업방식에 대한 개선점을 마련하기 위해 힘을 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