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방약 겨냥 출시 제품 한약으로 치부되는 것 우려
의사의 처방 기피 일어나는 것도 걱정...시장은 냉각
한의사가 천연물신약을 처방할 수 없도록 규정한 식품의약품안전처 고시가 무효라는 판결이 9일 나와 파장이 예상되는 가운데 천연물신약을 생산하는 제약사들도 곤혹스러운 상황에 빠졌다. 기껏 처방약 시장을 겨냥하고 안전성 시험 등에 적지않은 돈을 투자했는데 천연물신약이 한약으로 판명나면서 의사가 처방을 꺼릴 것이라는 우려다.
천연물신약을 생산하는 제약사들이 일단 판결 이후 상황을 좀더 지켜보겠다는 공통된 입장이다. 행정법원 판결이 1심 판결인데다 판결의 의미가 한의사에게 천연물신약 처방권을 준다는 것은 아닌 것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식약처의 후속 조치를 두고 보겠다는 조심스러운 태도다.
조심스러운 반응에 비해 제약사들의 속내는 복잡하다.
천연물신약 가운데 지난해 600억원대의 매출을 올린 '스티렌'을 생산하는 동아ST측은 "개발당시부터 처방약 시장을 겨냥한 것이기 때문에 이번 판결이 곤혹스럽다"며 "식약처의 입장을 보면서 후속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관절염 천연물신약 '신바로'를 생산하는 녹십자측 역시 출시 이후 본격적인 시장확대 전략을 짜는 마당에 터진 판결로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보고 있다. 녹십자측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의사들이 천연물신약을 한약으로 인식해 처방을 하지 않을까하는 점이다.
관절염 치료를 위한 천연물신약 '조인스'를 생산하는 SK케미칼이나 기관지염 치료를 위한 천연물신약 '시네츄라'시럽을 생산하는 안국약품도 향후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하지만 이번 판결로 커진 시장의 불확실성에 당혹스러운 속내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번 판결이 막 커지려는 천연물신약 시장에 찬물을 끼얹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어두운 전망이 천연물신약 시장에 깊은 그림자를 드리우는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