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성 54.6%에도 3분의 2 확보 실패...24일 임총
일동제약의 지주사 전환 안건이 부결됐다.
일동제약은 24일 임총을 개최해 지주사 전환 안건을 올렸지만 주주의 54.6%만이 찬성표를 던져 부결됐다. 일동제약 정관상 지주회사 전환 안건은 참석주주의 3분의 2가 찬성을 해야 통과가 가능하다. 반대표는 45.4%가 나왔다.
이날 열린 일동제약 임총에는 전체 의결주식수 2343만주 가운데 2186만주(93.3%)가 참석해 높은 출석율을 보였다.
지주사 전환안 부결은 지주사 전환의 키를 쥐고 있던 2대 주주 녹십자가 예상대로 반대표를 던졌기 때문.
녹십자는 최근 일동제약 주식 315만주를 대량매수하면서 지분율을 29.36% 끌어올린 후 지주사 전환에 대해 반대의사를 밝혀 일동제약의 반발을 샀다. 지주사 전환이 주주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이 반대이유다.
일동제약이 지주사 전환에 실패하면서 녹십자가 일동제약에 대해 적대적 M&A를 시도할 것이라는 전망도 더욱 커지고 있다.
녹십자는 전통적으로 백신제제와 혈액제제 분야에서 강자로 군림하고 있지만 전문·일반의약품 시장에서는 제약사 규모에 비해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녹십자가 일동제약을 M&A할 경우 비교적 손쉽게 전문·일반의약품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번 지주사 전환안 부결도 일동제약과 M&A 가능성을 염두하고 있는 녹십자가 일동제약의 경영권을 탄탄하게 만들 지주사 전환을 반대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사실상의 M&A 전초전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임총 이후 녹십자와 일동제약간의 주식확보 싸움이 본격적으로 뜨거워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지주사 전환안 부결에 따라 일동제약은 이제 지주사 전환 정도가 아닌, 적대적 M&A를 방어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을 맞고 있다.
지주사 전환 부결 소식에 현재 일동제약 주가가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