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비급여 대책 졸속 논란...국회서 '난타전'

3대 비급여 대책 졸속 논란...국회서 '난타전'

  • 고신정 기자 ksj8855@doctorsnews.co.kr
  • 승인 2014.02.14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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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쏠림-재원마련 대책미비" "민간보험 배불리기"
보건복지부, 국회 복지위에 새해 첫 업무보고 '진땀'

▲의원들의 지적이 이어지자, 문형표 장관이 곤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의협신문 김선경
"대안이 너무 엉성하다. 복지부가 계속 부실한 정책을 발표해 쓸데 없는 사회적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새해 첫 국회 업무보고 자리에서 진땀을 뺐다. 원격의료와 의료서비스투자활성화 대책에 이어, 최근 발표된 3대 비급여 대책에 이르기까지 설익은 정책으로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는 의원들의 호된 질책이 이어졌다.

포문을 연 것은 민주당 이언주 의원.

이 의원은 국민들의 부담이 큰 3대 비급여를 건강보험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이려는 정부의 노력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제도의 실효성에 대해서는 의문을 표했다.

이 의원은 "국민의 부담을 생각한다면 선택진료제도를 당장 폐지하는 것이 좋겠지만 병원의 비급여 의존도가 높아 제도의 폐지가 병원 수 감소, 환자의 불편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단계적 전환이 불가피할 것이라는데는 동의한다"면서도 "그럼에도 (단계적 축소의 종착역인) 2017년에도 사실상 선택진료의사 개념인 전문진료의사를 두는 이유는 무엇이냐.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것 아니냐"고 따져물었다.

그는 상급병원 일반병상 기준을 현행 6인실과 4인실로 확대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6인실 대기환자가 많아 4인실에 입원했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 있느냐"며 "대부분이 1~2인실에서 다인실로 이동한다. 방향 자체에 대해 틀렸다는 것은 아니나 체감도가 극히 낮을 것으로 본다. 결국 1~2인실로 환자를 유지하는 풍선이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선택진료제도에도 순기능이 있는 만큼 폐지할 필요는 없지 않느냐고 판단, 전문진료의사제도를 두기로 했다. 전문진료의사에게 진료를 볼 경우에도 건강보험이 절반을 커버한다는 것이 선택진료제도와의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설명했다. 상급병실 축소에 따른 풍선효과 우려에 대해서는 "일반병상 비율 확대로 관리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 ⓒ의협신문 김선경
수도권·상급병원으로의 환자쏠림, 재원대책 미비로 인한 제도 지속가능성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민주당 이목희 의원은 "모든 질환을 대상으로 정책을 수립해 환자 부담을 경감하고자 하는 노력은 바람직하다"면서도 "다만 이에 투입되는 비용이 크고, 추가적 수요발생시 현재 추계보다 재정 늘어날 수도 있다는 점에서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정부는 국민들이 추가부담 없이 제도의 효과를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건보재정 내에서 해결하겠다는 얘기다.

문형표 장관은 "올해 5600억원, 앞으로 3년간 매년 3600억원 등 2017년까지 4조 6000억원의 건강보험 재정이 추가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행히 보험료 인상으로 올해 5600억원 확보한 만큼 추가적 부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부터 보험료 1% 정도 추가인상분이 발생하는데 최대한 보험료 인상으로 연결시키지않고 자체적인 재정지출 효율화와 부과기반 확대를 통해 최대한 인상없이 하려고 한다"고 답했다.

문형표 장관은 "의료시장의 가격이 비탄력적인 만큼, 상급병원으로 환자쏠림 우려가 있지 않느냐"는 이목희 의원의 지적에 대해서도 "병실 숫자 제한과 수가 등을 통해 쏠림현상을 막도록 노력하겠다"고 원론적인 답변을 했다.

▲질의 중인 김용익 의원. ⓒ의협신문 김선경
건강보험 보장분이 민간보험의 이득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용익 의원은 "1조 5000억원의 건강보험이 더 들어간다면 민간보험사에서 그 만큼 이득을 보는 것"이라며 "반드시 민간의료보험 개선과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고, 문 장관은 "조정이 필요해 보인다. 고민해서 답을 내놓겠다"고 답했다.

원론적인 답변들이 이어지자 쓴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이언주 의원은 "대안이 너무 엉성하다. 좀 더 깊이 있게 고민해서 충실하게 발표해달라. 복지부가 부실한 정책을 계속해서 발표해 쓸데 없는 사회적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고 꼬집었다.

원격의료와 의료서비스 투자활성화 대책과 관련해서도 문제제기가 이어졌다.

통합진보당 김미희 의원은 "국민들도 의료민영화를 반대하고 의료공급자들도 반대한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규제개혁안인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최동익 의원은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진행한 원격의료·투자활성화 방안 '광고'를 문제삼아, 복지부가 도를 넘어선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 의원은 "영리자회사와 건강보험이랑 무슨 상관인가"라며 "2억원이 넘는 건강보험 예산을 들여 아직 확정되지도 않은 정책을 홍보하는 일이 옳은 일이냐. 복지부가 압력 가한 것 아니냐. 정부가 긁어 부스럼을 만들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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