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단체, '넥시아' 비판을 '양심선언'으로 둔갑시켜
한정호 교수 "항암치료 의사 매도...법적 대응해야"
"말기암을 완치한 항암제는 없다"는 내용의 일간지 광고가 의료계의 반발을 사고 있다.
대한암환우협회·암환우보호자회·백혈병어린이보호자회는 지난 3일 조선일보와 한겨레 광고를 통해 '지난 2년간 항암제 투약으로 말기암(4기암) 환자를 완치시킨 항암제는 없다'고 주장했다.
대한암환우협회등은 한정호 충북의대 교수와 유용상 대한의사협회 한방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의 실명을 거론하며 "두 분 의사 선생님(한정호, 유용상) 양심선언 덕분에 2014년 3월 16일 말기암(4기암)에 대한 치료의 실상이 공개된다"며 "두 분 의사 선생님의 양심선언을 환영한다"는 광고를 싣기도 했다.
광고 내용에는 한정호 교수가 지난 2011년 5월 자신의 블로그에 게재한 "그냥 두어도 10년 간 무탈하게 사는 말기암 환자들도 종종 있다. 내 환자 중 9년째 아무 치료도 안 하고 잘 사는 환자 분도 있다"는 내용을 인용한 뒤 "옳습니다. 암환자들의 모임인 3개 단체가 2년간 조사한 결과 말기암을 완치한 항암제는 단 1건도 접수되지 않았습니다"는 내용을 게재했다.
한 교수의 발언 내용과는 무관하게 암을 완치한 항암제가 없다는 식의 양심선언을 한 것인양 인식하도록 왜곡해 광고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2011년 당시 한 교수는 "많은 환자들이 치료효과를 보장한다"는 식의 주장에 대해 "그냥 두어도 10년간 무탈하게 사는 말기암 환자들도 종종 있다. 암이라고 똑같은 암이 아니고, 같은 장기에 생기는 위암도 천차만별이다. 어떤 암은 급격히 진행해 몇주일 만에도 사망하며, 어떤 세포종류는 몇년 동안 아주 천천히 자란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의학계에서 통계적으로 '저절로 낫는 환자'의 비율을 갖고, 저런 주장을 하면 매장당한다"고 지적했다. 당시 한 교수는 "연구윤리의 측면에서 이같은 주장은 파렴치한 사기꾼으로 매장된다"면서 "기본적인 도덕관념은 갖고 저런 주장을 하는지 이해가 안된다"고 비판했다.
검증받지 않은 치료법에 대해 비판해 온 유용상 한방특위 위원장의 실명도 이번 광고에 등장했다. 암환우협회는 지난 2월 27일자 <의협신문>을 통해 유용상 위원장이 밝힌 "검증되지도 않고 투명성도 없는 치료법에 매달려 더 이상 환자가 고통받는 일이 있어선 안된다"는 내용을 실은 뒤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단 1명도 완치시키기 못한 의약품이 환자에게 투여되어서는 절대 안됩니다. 지난 2년간 항암제 투약으로 말기암 환자를 완치시킨 항암제는 없었습니다"는 내용을 게재했다.
이 역시 유 위원장이 발언한 본래의 뜻과는 다른 내용으로 오인하게 끔 광고내용을 짜집기 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유용상 위원장은 단국대 넥시아나노암연구소와 융합의료센터 개원과 관련, 2월 27일자 인터넷 의협신문을 통해 "국민의 건강에 책임이 있는 정부당국은 과연 넥시아가 환자에게 써도 안전한지, 예상되는 부작용은 어느 정도인지, 효과는 있는지를 증명해야 한다"며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검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과학적인 검증 과정을 거치지 않은 치료법으로 인한 피해는 결국 환자들이 감당해야 한다"고 밝힌 유 위원장은 "검증되지도 않고, 투명성도 없는 치료법에 매달려 더이상 환자가 고통받는 일이 있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유 위원장은 "과거에도 장청소 치료법이라든지, 피를 빼서 심장질환을 치료한다는 등 과학적 검증을 받지 않은 수많은 사기성 치료법들이 반짝했다가 허망하게 사라졌다"며 "환자의 생명이 걸린 치료법을 놓고 검증을 받지 않은 채 치료행위를 하겠다는 것은 의료윤리를 위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렇듯 임상시험을 비롯해 과학적 검증절차를 거치지 않은 넥시아를 환자 치료에 사용하는 데 대해 문제점을 지적한 유 위원장의 발언은 암환우협회의 광고를 통해 '완치없는 치료법은 퇴출시켜야 한다'는 양심선언으로 둔갑했다.
암환우협회 등은 광고에서 "두 분 의사의 양심적 선언이 있은 이상 그동안 허가받은 치료라며 검증을 거부하던, 두 거대단체인 성역과도 같았던 양방의사와 한의사에 대한 말기암(4기암) 치료결과 검증은 이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두 분 의사의 양심선언처럼 완치없는 치료법은 반드시 퇴출시켜야 국민이 사기피해를 당하지 않게 된다"며 "한정호 의사님이 문제 삼은 폐암(타장기 전이), 신장암(타장기 전이), 항암 실패·치료지속불가 백혈병 등 3개 질환 암 완치자를 찾는 말기암 완치 치료법 찾기 국민 대 캠페인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말기암 항암치료를 받지 않아도 무탈한 환자가 있다며 의학적 치료가 필요없다는 식으로 본래의 뜻과는 달리 광고를 편집해 국민에게 광고한 데 대해 한정호 교수는 "암치료를 위해 매진하고 있는 의사들과 의학계 전체를 매도한 것"이라며 "명백한 명예훼손"라고 지적했다.
한 교수는 "환우회라는 이름으로 지금까지 수 차례 일간지 광고를 통해 의료계를 폄훼해 왔는데 이번에는 더 두고 볼 수 없다"며 "항암 치료를 받고 있는 수 많은 암환자들이 이러한 광고로 인해 제대로 된 치료를 중단하거나 포기하는 불상사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법적인 대응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정호 교수는 최원철 한의사(현 단국대 특임부총장)가 임상시험을 비롯한 객관적인 검증을 거치지 않은 특정 약을 이용해 암환자들을 치료한다는 소식을 접하자 최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항암제는 엄밀한 과학적 검증을 거쳐 인간에게 사용해야 한다"며 "저절로 말기암이 소실되는 사례 몇 개를 가지고 과학적으로 입증받지 못한 약을 항암 효과가 있다고 투여하는 것은 환자의 안전과 의료윤리에 어긋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한 교수는 최 특임부총장으로부터 4차례에 걸쳐 명예훼손·모욕·업무 방해 혐의로 고발당한 상태다.
이들 단체는 2012년에도 일간지 광고를 통해 ▲치료되지 않는 약을 국가에서 사 줄 필요가 없다 ▲4기암 만큼은 치료비 공탁은행을 설립해 후불제·환불제를 시행해야 한다 ▲암환자들의 절박한 심리를 이용한 상행위를 엄벌해야 한다 ▲국가와 국민이 참여하는 4기암 최소재현성(5년 생존) 조사를 촉구한다 등의 성명서를 발표하며 의학적인 암치료 효과에 의문을 제기하며, 치료 효과가 없는 항암제를 건강보험에서 제외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