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가업체·관람객 지난해보다 증가..."전문성 강화에 주력해야"
"의료인·일반인 구분할 수 있는 전시회 만들어야"
올해로 30회를 맞는 '제30회 국제의료기기·병원설비전시회(KIMES 2014)'가 13~16일 4일간의 일정을 마지고 막을 내렸다.
전시회 주최측인 한국이앤엑스에 따르면, 이번 전시회는 510개사의 국내 제조업체를 비롯해 대만 47개사·독일 77개사·미국 99개사 등 총 38개국 1095개사가 참가했다. 이는 지난해 37개국 1015개사보다 80개 업체가 증가한 수치다.
올해 전시회는 지난해보다 관람객수도 증가했다. 올해는 내국인 6만 8228명, 해외바이어 3013명 총 7만 1241명이 참관했다. 이중 의료관련 대학과 의료정보고등학교 등에서 4085명이 방문했다. 지난해 내국인 6만 5399명, 해외바이어 2804명으로 총 6만 8000여명에 비하면 관람객수도 늘어난 것이다.
일반인들, 이벤트나 체험제품에만 몰려...의사들은 '무관심'
A업체 관계자는 "이번 전시회에서 신제품을 선보이며, 관람객들에게 떡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기획했지만, 오히려 일반인들이 이벤트 소식에 몰려들기만 했다"며 "신제품 관련한 데모룸도 마련했으나, 의사들의 방문이 거의 없었다"고 토로했다.
의사들의 참여가 떨어지다 보니 전시에 투입되는 비용 대비 효과를 보기 어렵다는 의견이 나왔다.
A업체 관계자는 "전시회 규모는 커졌지만, 의사들이나 해외 바이어들의 방문보다 일반인 단체 관람객들이 늘고 있다"며 "차라리 학회나 세미나에 참여해 제품을 홍보하고 기업의 이미지를 높이는 게 훨씬 이익"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안마의자 또는 승마의 느낌을 살린 운동기구·마사지 기구 등을 전시하고 직접 체험하도록 하는 업체들이 늘면서 일반인 단체 관람객들의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B업체 관계자는 "일반인을 위한 운동기구나 가정용 의료기기와 의료인들을 위한 제품들이 다 섞여 있다 보니 전문 분야별로 구매상담이 이뤄지는데 어려움이 있다"며 "일반인들은 단순히 제품을 체험해보기 위해 전시장을 찾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러다보니 단순히 일반인을 대상으로 회사 홍보하는 현상만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런 문제점들이 매년 지적됐음에도 개선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지만, 전시회에 참가할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나왔다.
C업체 관계자는 "전시회를 보면 업체들이 매년 같은 자리에 나오려고 경쟁한다. 그래야 홍보효과가 높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라며 "특히 전시부스 규모도 회사의 규모나 경영상태와도 맞물리게 판단되므로 부스 규모를 함부로 줄일 수도 없을뿐더러, 전시회에 갑자기 불참할 수도 없는 눈치보기 작전이 이뤄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관계자는 또 "세계적인 전시회로 외형적인 성장은 이뤘지만, 전문성 강화와 참여 업체들의 만족도 향상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며 "의료분야와 일반인 대상 기업들을 구분해 전시일정을 조정하거나 전시관 구성 자체를 바꿀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글로벌 의료기기업체 전시회 불참..."비용대비 효과 없어"
이런 문제점이 제기되면서 올해는 매년 전시에 참여해오던 대표업체들이 불참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전자의무기록(EMR) 시스템 전문업체 유비케어와 의료영상저장전송시스템(PAC) 전문업체 인피니트헬스케어가 참가하지 않았다. 올해는 글로벌 의료기기 메이저 업체인 GE·필립스·지멘스 중 GE만 참가하고 나머지 두 업체는 불참했다. 또 클라우드 병원정보시스템(HIS)을 전시한 LG유플러스도 올해는 참가하지 않았다.
올해 불참한 글로벌 업체 관계자는 "전시회에 의사들이 많이 오지 않고 일반 관람객이 주를 이루면서 효과를 보지 못한 경우가 많아 불참을 결정했다"며 "비용대비 마케팅이나 광고효과가 없는 경우가 많아, 앞으로의 참가 여부 또한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이어 "(전시회에 불참한다고 해서)재정적으로 어렵다거나 한국시장에 관심이 적어진 것은 절대 아니다. 전시회가 아닌 관련 전문가들을 만날 수 있는 학회에 대한 교류는 꾸준히 이어갈 예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