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기 업체들 "전시회 이중부담" 우려
KIMES 전시회와 경쟁 불가피...병협 학술대회와도 중복
오는 9월에 대한병원협회가 주최하는 국제병원의료산업 박람회가 열리면서, 3월에 진행된 국제의료기기·병원설비전시회(KIMES)와 경쟁이 불가피하게 됐다. 그러다보니 의료기기업체들의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다.
병협은 'K-Hospitar Fair'라는 이름으로 9월 25~28일 일산 킨텍스에서 제1회 국제병원의료산업 박람회를 개최한다고 지난 2월 밝혔다.
병협에 따르면, 이번 박람회는 공급자 중심의 전시회가 아니라 국내 병원을 대표하는 병원장 및 의료진·구매담당자 등이 모두 참여하는 전시회로서 국내외 최신 의료산업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박람회에는 ▲해외환자유치 및 병원수출 전시관 ▲미래창조의료전시관 ▲기관 전시관 등을 마련하고, 영상·진단 분야별 신제품 런칭존과 병원컨설팅을 제공하는 전시관을 운영할 예정이다.
박람회가 제약·의료기기·병원설비·병원 컨설팅 등 병원의료산업 전 분야로 확대되고, 병협이 주최하다 보니 의료인들이 많이 참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면서도 의료기기 업체들은 고민이 많다. KIMES 전시회에 이어 병협 박람회까지 참가하자니 비용 등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A업체 관계자는 "2월말에 박람회에 대한 통보를 받았다. 이미 참가할 수 있는 전시회에 대한 예산을 배정한 만큼, 2월말에 또 다른 전시회 참가를 결정하는 것은 어렵다"면서 "갑작스런 일정에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하다"고 토로했다.
국내 전시회는 물론, 학술대회에 참가하거나 해외 전시회까지 참여일정을 미리 정해놓은 만큼 올해 행사에 참가를 결정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특히 참가 계획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행사를 주관하는 병원 관계자들이 박람회 참여를 권유하고 있어 거절할 수만은 없다는 의견이다.
관계자는 "이미 KIMES 전시회에 나왔기 때문에 9월 박람회에 참가할 수 있는 여건이 안되지만, 병원 관계자들의 참석 요구로 쉽게 거절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B업체 관계자는 병협에서 주최하는 학술대회와의 중복을 우려했다.
관계자는 "11월에 열리는 병협 주최 학술대회인 ' KHC(Korea Healthcare Congress)'에서도 참여하게 되는데, 9월에 박람회까지 참여한다면 중복으로 참여하는 거 아니냐"며 "수익창출을 위해 박람회를 개최하는 건 결국 이중으로 업체들의 부담만 주고 있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관계자는 또 "서울도 아닌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모이게 될지 걱정이다. 병협주최라 무조건 박람회에 참석하는것은 위험부담이 있다"고 말했다.
업체들과 함께 KIMES를 주최하는 한국이앤엑스 측도 고민이 많다.
한국이앤엑스 관계자는 "이미 KIMES가 30회를 맞이한 만큼, 국내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KIMES가 아닌 병원 의사들과 구매 담당자들이 참여하는 박람회를 새롭게 만든다면, 실제 업체들은 그쪽으로 더 많이 몰리지 않겠냐"며 "KIMES와 경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다"고 토로했다.
병협 "무리한 추진 알지만...올해 개최할 수밖에"
박람회를 주최하는 병협은 박람회 일정이 무리하게 결정됐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강행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병협 관계자는 "이번 박람회가 업체들의 예산배분이나 여러 가지 시기적으로 무리하게 추진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계획할 때부터 업체들의 상황이 걱정되는 부분이었지만, 올해 추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박람회는 병원과 업체들이 참여하면서 국내외 병원의료산업 발전은 물론 의료관광과 해외산업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며 "박람회를 위해 업체들의 참가를 최대한 독려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