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감사 들여다보니 마약류 관리 심각

서울대병원 감사 들여다보니 마약류 관리 심각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4.06.03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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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서울대병원 2013년 자체감사결과 보고서' 입수...72건 처분 받아
마약류 저장시설 CCTV 미설치 및 마약류 출납대장 관리 미흡 드러나

서울대병원이 2013년 자체감사를 실시한 결과 마약류 관리가 상당히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마약류 저장시설에 대한 열쇠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저장시설 주변에 CCTV도 설치되지 않았다.

또 연구용 MRI 검사장비에 대한 관리가 부실하고, 의대 교수가 해외 학회 참석을 위해 출장을 갈 때 항공료가 부적절하게 지급된 것은 물론 법인카드 관리지침에 사용할 수 없는 금지업종이 포함된 것도 감사에서 확인됐다.

본지가 입수한 2013년 서울대병원(본원·분당서울대병원·보라매병원) 자체감사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감사 결과 총 72건이 처분을 받았으며, 이 가운데 행정조치가 63건, 재정상 조치가 9건(8193만 4000원) 이었다.

총 10회(종합감사 4회·재무감사 3회·특정감사 2회·특별감사 1회) 걸쳐 진행된 2013년 감사결과 문제가 된 72건 가운데 시정조치가 33건으로 가장 많았고, 주의 19건·개선 7건·권고 3건·환수 9건·통보 1건을 기록했다.

72건에 대한 감사결과를 보면 마약류 관리 미흡이 가장 많았고, 위탁검사·검사장비·법인카드 등의 관리에 있어 일부 문제가 있는 것이 발견됐다.

구 분

실시횟수

실 시

연인원

조치내용(건수)

비 고

권고

종합감사

4

338

14

14

2

3

8

 

41

재정상조치(환수)

: 9건 81,934천원

재무감사

3

240

13

2

 

 

1

 

16

특정감사

2

112

5

3

5

 

 

 

13

특별감사

1

40

1

 

 

 

 

1

2

10

730

33

19

7

3

9

1

72

 

▶서울대병원·분당서울대병원·보라매병원 모두 마약관리 미흡
먼저 마약류 관리와 관련 △투여 보류된 마약 미반납(분당서울대병원) △마약류 저장시설 CCTV 미설치(서울대병원) △마약류 저장시설 열쇠관리 미흡(서울대병원) △비품 마약류 관리 미흡(분당서울대병원) △마약류 출납대장 기록 관리 미흡(분당서울대병원) △잔여마약 및 비품마약류 관리 부적절(보라매병원) △사고 마약류(파손) 발생방지를 위한 조치 미흡(보라매병원) 등이 감사결과에서 확인됐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분당서울대병원은 펜타닐 주사액(마약류)은 개봉 후 즉시 환자에게 투여해야 하며, 당일 투여하지 못한 경우 약제부에 반납해야 함에도 오랫동안 주사기에 주입된채로 약제부에 반납이 되지 않았다.

또 서울대병원은 병동 등의 비품마약류를 보관하는 장소에 CCTV가 설치돼야(마약류 관리지침 제13조) 함에도 내과계 중환자실, 외과계 중환자실, 소화기내시경센터, 마취준비실, 마취회복실 등에는 CCTV가 설치되지 않았으며, 통합물류실 내의 마약류 저장시설에 설치된 CCTV는 철제금고가 위치한 창고 입구만을 비추도록 설치해 마약류의 도난·분실 발생 시 명확하게 마약류저장시설에 누가 접근했는지 등을 직접 확인할 수 없었다.

특히 소화기내시경센터에서는(서울대병원 본원)는 마약류 저장시설이 2중 잠금장치가 돼 있어야 하는데, 열쇠 하나만 있으면 저장시설(철제금고)를 열 수 있어 문제가 됐다.

이밖에 분당서울대병원은 마약류의 입고 시에는 약제부로부터 마약류를 직접 수령한 사람이 본인의 아이디로 로그인해 입고 기록을 하고 있었으나, 마약류의 투여시에는 실제 마약류를 투여한 자가 아닌 다른 사람의 아이디로 로그인해 마약류 투여량이 기록되는 등 출납대장이 제대로 관리되고 있지 않았다.

보라매병원에서도 내시경실에서는 의사가 일부만 처방하고 사용 후 남은 잔여마약류를 포함해 모든 마약류는 그 종류에 상관없이 마약류 저장시설에 보관해야 함에도 잔여마약을 2중 잠금장치가 된 철제금고가 아닌 일반 보관장에 보관하고 있어 문제가 됐다.

▶법인카드 관리지침에 사용 금지업종도 명시돼 있어
다음으로 법인카드 사용과 관련, 서울대병원의 경우 마취통증의학과에서는 차량유지 및 유류비 등에 법인카드를 사용해 문제가 됐고, 보라매병원은 법인카드는 골프연습장·주류판매점·칵테일 바 등에 사용할 수 없음에도 내부 관리지침에 금지업종(주류판매점 및 칵테일바 업종)이 명시돼 시정조치를 받았다.

▶진료분야에서도 장비 관리 허술 등 지적 사항 수두룩
진료가 이뤄지고 있는 분야에서도 감사 지적사항이 나왔는데, 서울대병원의 병리과는 2004년 8월 검사실 및 인력·의료장비 등의 미비로 자체 검사시행이 어려운 '현미부수체 불안전성 검사'를 위해 서울대암연구소와 협약을 체결해 검사료의 수입은 서울대암연구소 85%, 본원 15%로 배분하고 있었으나, 2009년도에 상기 목적의 검사가 가능한 의료장비인 'DNA Sequencing Analyzer'(3억 3000만원)를 도입했음에도 자체검사가 진행되지 않아 권고를 받았다.

또 영상의학과는 2010년 4월 6일 환자진료 및 진료 각 과에서 의뢰하는 연구용 검사를 수행할 목적으로 MRI 장비를 도입했으나, 당초 장부상 예약된 사용시간대에 사용자가 중복돼 있고, 장비 사용료산정이 실제 사용시간에 따라 산정하지 않고 연구자로부터 통보받은 사용시간을 근거로 산정하는 등 연구자들의 장비 이용에 대한 합리적인 관리, 사용료 징수세부기준 및 제반 특성을 고려한 검사업무 처리절차도 별도로 정하지 않았다.

또 서울대병원은 의료소모품을 이지메디컴(위탁구매자)을 통해 구입하고 있으나, 공급업체가 정해진 날짜에 계약된 물품을 납품하지 않았으며, 교육연구부에서는 해외학회 참석을 위해 교수가 비행기를 타고 출장을 갈 때 규정보다 더 비싼 항공료가 지급된 것도 지적을 받았다.

▶분당서울대병원, 기계실에서 담배꽁초 등 위험물질 방치
이밖에 분당서울대병원은 기계실(파워플랜트실) 화재를 예방하고 시설물은 언제나 완전한 상태로 보존 유지하기 위해 모든 예방조치를 취해야 함에도 기계실 내부에 쓰레기·다량의 담배꽁초가 들어있는 페트병 및 위험물질(인화성물질이 들어있는 통) 등이 방치돼 있었다.

또 의료정보실 비상장애 프로그램 운영·관리가 안됐고, 분당서울대병원 증축공사 검수도 제대로 안된 것이 감사에서 지적을 받았다.

선택진료경비 중 부서별 인센티브제도 운영도 문제가 됐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본원 및 주요 대형병원(삼성서울병원·서울아산병원·세브란스병원)의 경우 각 진료과별 실적을 평가해 인센티브를 차등 지급하고 있음에도 분당서울대병원은 동일한 인센티브 금액을 지급해 문제가 됐다. 또 연구결과 보고서도 제때에 제출되지 않아 지적을 받았다.

보라매병원은 연구주체의 장은 연구활동 종사자의 상해·사망에 대비해 연구활동 종사자를 피보험자 및 수익자로 하는 보험에 가입해야 함에도 중앙연구실 등에서 근무하고 있는 연구원 중 연구비재원 연구원(비정규 연구원)외 13명에 대해 어떠한 보험도 가입하지 않았다.

감사보고서는 2013년 실지감사와 관련 "감사 지적사항에 대한 보완이 이뤄졌으나, 앞으로 투명하고 깨끗한 병원을 만들기 위해 공공감사에 관한 법률에 의거 효과적인 자체감사를 지속적으로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제도 및 사업의 효율성·효과성을 제고하는 성과감사가 미흡했다"며 "병원의 경영효율화를 지원하는 감사, 불합리한 제도를 적극적으로 개선하는 감사가 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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