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號 새 선장 '추무진' 당선…해결할 현안 산적

의협號 새 선장 '추무진' 당선…해결할 현안 산적

  • 이승우 기자 potato73@doctorsnews.co.kr
  • 승인 2014.06.19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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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갈등 수습·원격의료 시범사업 등 의정합의 대응 등 핵심 과제
"원격의료 원천 반대"…정부와 관계설정에 이목 쏠려

▲ 18일 저녁 의협회관에서 진행된 의협회장 보궐선거 개표 직후 회장으로 당선된 추무진 후보가 선거운동원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의협신문 김선경
제38대 대한의사협회장 선거결과 기호 2번 추무진 후보가 당선돼, 추 신임회장이 극심한 의료계 내부 갈등과 원격의료 시범사업 등 의정합의 이행 여부, 그리고 회원들의 의협 회무에 대한 무관심 등 내외에 산적한 과제들에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 향후 행보에 의료계 안팎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18일 대한의사협회 회관 3층 대회의실에서 진행된 38대 의사협회장 선거 개표 결과, 추무진 회장은 총 유효투표 10449표 중 5106표(득표율 49.4%)를 획득해 2위를 기록한 박종훈 후보 3653표(35.3%)를 1400여 표 차로 따돌리고 당선됐다. 3위를 기록한 유태욱 후보는 1577표(15.3%)를 획득했다.

우편투표와 인터넷투표를 병행해 치러진 이번 선거에서 우편투표 결과 추 회장은 총 5,939표 가운데 2,408표(40.6%)를, 박 후보는 2,380표(40.1%)를 얻어 28표차 초박빙 승부가 펼쳐지면서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그러나 당락은 인터넷 투표에서 명확하게 갈렸다. 우편투표 결과 개표에 이어 진행된 인터넷 투표 결과 개표에선, 추 회장이 2698표(59.8%)를 얻어 박 보(1273표/21.4%)를 1400여 표 이상 크게 앞서면서 승부를 결정지었다.

추 회장은 개표가 마무리된 회의장에서 가진 짧은 기자회견을 통해, "회원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인사말로 당선의 변을 대신했다.

'소통과 화합' 강조한 추 회장, 향후 행보는?

 ⓒ의협신문 김선경
선거결과에서도 나타났듯이 현재 의료계는 노 전 회장에 대한 불신임을 지지하는 세력과 반대하는 세력간의 갈등이 극심한 상태이며, 게다가 의협이 지나치게 개원의들만의 이익을 대변하고 있다는 불만을 가진 평교수협의회가 회부 납부 거부 입장을 밝히는 등 직역간 갈등도 첨예한 상황이다.

때문에 추무진 회장의 최우선 선결과제는 의료계 대통합이다. 의료계가 하나된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잘못된 의료제도 개선을 위한 원동력이 생길 수 있고, 향후 대정부 협상 및 투쟁에도 힘이 실리기 때문이다.

추무진 회장은 선거운동 기간 내내 의료계 내 모든 직역과 지역 회원들의 소통과 화합을 강조했다.

특히 노환규 전 의협회장과 갈등을 빚은 대의원회와 의협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 그리고 16개 시도의사회장들과의 발전적 협의를 통해 현안을 헤쳐 나가겠다고 역설했다.

1986년 서울의대 졸업한 추 회장은 1992년부터 2001년까지 약 9년간 충북의대 부교수, 2001년부터 2002년까지 순천향의대 부교수를 지냈다.

이후 경기도 용인시에서 메디서울이비인후과의원을 운영해 오고 있으며, 경기도 용인시의사회 회장, 경기도의사회 대의원회 부의장 등을 지냈고, 37대 의협 집행부에서 자문위원·정책이사 등을 맡아 활동했다.

추 회장은 전공의는 물론 봉직의 및 대학교수 그리고 개원의 등 의료계 내 모든 직역을 직접 체험해 각 직역들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다면서 이러한 경험을 의료계 직역 통합의 밑거름으로 삼을 것이라며 의료계 대통합의 적입자임을 자임했다.

추 회장이 약 10개월이라는 짧은 임기동안 자신의 공언대로 의료계 내 모든 직역과 지역회원들의 대통합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최대 난제 '원격의료 시범사업·영리자법인' 해법은?

▲ 지난해 12월 여의도에서 열린 의사 궐기대회에서 삭발을 한 추무진 당선자가(사진 오른쪽 첫번째)가 가두행진을 하고 있다. ⓒ의협신문 김선경
노 전 회장 불신임의 도화선이 된 원격의료 시범사업 등 2차 의정합의에 대한 수용 여부와 영리자법인 저지는 추 회장에게도 풀기 쉽지 않은 난제다.

현재 원격의료와 영리자법인에 대한 추 회장의 입장은 '원천적 반대'다.

그러나 선거운동 초기에 추 회장은 원격의료 시범사업 등 2차 의정합의에 대해 계승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한 바 있다.

선거운동 초기 추 회장은, 원격의료 시범사업에 합의한 것은 원격의료의 안정성, 유효성을 의협 주도로 검증해 그 효과가 없음을 증명하고 그것을 근거로 국회에서 원격의료 관련 법안을 저지하겠다는 노 전 회장의 전략에 공감한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선거운동 중 보건복지부과 의협 집행부와 합의 하에 6월중 원격의료 시범사업을 시행하겠다고 발표하자, 입장을 바꿨다.

추 회장은 "정부가 발표한 원격의료 시범사업안이 대상에 당초 없었던 초진환자 환자가 포함되는 등 기존 의정합의와 다르게 변질됐다. 때문에 원격의료 시범사업에 원천적으로 반대한다"면서 "향후 대응방안은 대의원회와 비대위와 협의를 통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때문에 추 회장이 현재 입장을 고수할 경우 원격의료 시범사업 시행과 의정합의 이행에 난항이 예상된다.

다만 추 회장이 의정합의 수준의 원격의료 시범사업에는 공감했었다는 점에서, 보건복지부가 원격의료 시범사업안을 의정합의 수준으로 되돌릴 경우 의정간 협의가 재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영리자법인 저지는 현실적으로 국회에서 입법을 저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의료계의 대국회 라인을 총동원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짧은 임기동안 의미 있는 성과 가능할까

▲ 의협회장 당선증을 받은 추무진 신임 회장. ⓒ의협신문 김선경
원격의료와 영리자법인 저지 외에도 추 회장은 주요 정책 공약으로 △인턴·레지던트·펠로우 등에 대한 적정급여, 적정 노동시간 준수 △보건소 진료 금지와 기능 재편 △배출 의사 수 조절 △수련환경평가기구 독립 △대의원회 개혁 지원 △불법 사무장병원 관리감독 강화 △불법의료, 유사의료행위에 대한 의협의 상시적인 단속·고발체계 마련 △노인정액제 상향조정 △적정수가 기준 마련과 의료인 주 5일 주 40시간 근무 확립 △초·재진료 단일화 및 종별 외래, 입원진료비 재책정 등을 내세웠다.

추 회장의 임기는 약 10개월 정도여서, 짧은 임기동안 내건 공약들을 실천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노 전 회장이 두 차례의 의정협의를 통해 39개 항목에 걸친 합의안을 만들어 둔 상황이어서 원격의료 시범사업, 의료영리화 등 주요 현안에 대한 보건복지부-의협간 의견접근만 가능하다면 추 회장이 짧은 임기에도 불구하고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추 회장의 의협회장 당선 소식에 안도하는 분위기다.

노 전 회장의 지지를 받아 선거에 나선 추 회장이 당선돼 향후 의정협의에서 노 전 회장의 기조를 따를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노 전 회장이 지지하는 후보였던 만큼, 기존 의정합의 사항에 대한 논의와 추진에 큰 무리는 없지 않겠냐"며 추 회장의 당선을 내심 반겼다.

또 다른 보건복지부 관계자도 "노 전 회장 재임 당시 의협에 이사로 활동한 추 회장이기 때문에, 의정합의에 대한 이해도가 높을 것"이라며 "향후 추 회장과의 협의가 원활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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